[경북 문경 영강]

영강생활체육공원 앞은

불황 모르는 붕어 화수분

신동현 객원기자, 강원산업·파라다이스좌대·한조크리에티브 필드스탭

▲신영강교에서 바라본 문강 영강 영강생활체육공원 포인트. 좌측 연안에 영강생활체육공원이 있고 필자 일행은 우측 연 안에서 낚시했다.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8월 3일, 나는 경북 문경시 흥덕동을 흐르는 영강을 찾았다. 경북 상주시 화북면 장암리에서 발원 한 영강은 용유천과 궁기천, 영신천과 이안천이 합류하여 33km 하류에서 낙동강으로 흘러든다. 영강은 내가 낚시춘추에 연재하고 있는 ‘낙동강 순례’에서 작년11월호에 한 번 소개한 적 있다. 이번에 찾은 곳은 영강 영순유원지 상류에 있는 영강생활체육공원 앞으로 이 포인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수원으로 이용했다가 해제된 구간이다. 지난해에 찾았을 때는 좌측 도로변은 오폐수관로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공사가 마무리되었다. 이번에 다시 영강을 찾은 이유는 며칠 전 구미 낚시인 노만우 씨가 영강 생활체육공원 포인트에서 다수의 준척과 월척을 낚았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노만우, 류해용 씨와 함께 다시 영강을 찾은 것이다.

▲필자 일행의 낚시자리. 보 상류 70m 지점으로 마름이 자라고 있어 붕어가 은신 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영강의 월척 붕어

▲필자가 문경 영강에서 거둔 조과. 월척 3 수와 준척 7수를 낚았다.

폭염 속 수초작업하고 10대 펴니 기진맥진

지난주 노만우 씨가 낚시할 때는 수위가 낮아 보로 물이 넘지 않았다고 했는데 출조일엔 보에 물이 넘치고 있었다. 이틀 전에 내린 국지성 소나기로 경북북부에도 제법 비가 왔나 보다. 좌안은 지난해 오폐수관로 공사를 해서 경사가 제법 심했지만 발판만 있으면 낚시는 할 수 있을 정도는 됐다. 길에 주차하고 가드레일을 넘어 이동하는 불편함이 있긴 하다. 초저녁에 씨알 굵은 붕어가 자주 낚이는데 주로 물수세미와 붕어마름 사이를 옥수수 미끼로 공략하면 조황이 좋은 곳이다. 수초를 끼고 낚시할 자리는 4자리 정도 나온다. 하지만 아침낚시에서 해가 정면에서 떠서 찌를 보기가 불편한 단점이 있었다. 우리는 건너편에서 낚시하기로 했다. 건너편 연안은 제방 길에 플라타너스나무와 오동나무가 있어 차를 나무 아래에 주차하면 온종일 햇볕을 피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제방 밑으로 내려가면 바로 포인트가 나왔다. 낚시자리가 5곳 정도 나왔는데 상류 쪽은 전날 내린 비로 유속이 있어 포기하고 하류 쪽에 자리를 잡았다. 보에서 70m 상류다. 무더운 날씨 탓에 땀이 비 오듯 했다. 땀을 닦아 가며 낚싯대를 폈다. 하류에는 류해용 씨가 자리를 잡고 중앙에는 내가 자리 잡았다. 상류에는 노만우 씨를 대를 폈다. 수심은 대부분 1m 전후가 나왔는데 내 자리의 마름수초 너머에는 1m 이상 나왔다. 나는 마름수초 세 곳을 작업하여 찌를 세웠다. 좌측에는 수심이 50cm 정도 나왔고 유속을 감안해 2.4칸 대부터 3.6칸 대까지 짧은 대 위주로 10대를 폈다. 폭염 속에서 낚싯대 편성을 마친 뒤엔 기진맥진. 보 아래로 내려가 물을 뒤집어쓰며 잠시나마 더위를 식힌 뒤 오후 4시경부터 밤낚시 준비를 했다.

▲필자 일행이 영강 생활체육공원 포인트에서 거둔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좌측부터 필자, 류해용, 노만우 씨.

날 뜨거워 철수하고 싶은데 입질은 계속 들어와

노만우 씨가 먼저 입질을 받았다. 낚은 붕어는 33cm 월척 붕어였다. 우리는 기대감을 갖고 일찍 낚시를 시작했는데 날이 어두워지기 전부터 옥수수 미끼에 여기저기에서 준척과 월척이 낚였다. 날이 어두워지니 건너편 가로등과 불빛이 비쳤지만 그래도 찌는 충분히 볼 수 있었다. 내 자리엔 입질다운 입질이 없었다. 가끔 피라미로 보이는 입질이 들어 왔다. 날이 어두워지고 초저녁 8시경 우측 두 번째 마름수초를 작업하여 세운 찌가 수초구멍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입질이 들어왔다. 챔질 하니 월척 붕어가 당찬 힘을 자랑하며 연안으로 끌려왔다. 수심이 얕은 좌측에도 입질이 들어왔는데 헛챔질이 되고 말았다. 밤 10시까지 월척 2수와 함께 준척을 마릿수로 낚았다. 밤 10시 이후에는 붕어의 입질이 뜸했다. 밤 11시 이후에는 휴식을 취하고 다음 날 아침 4시에 여명이 밝아오는 시간부터 다시 낚시를 시작했다. 새벽 시간에도 가끔 입질이 들어왔는지 찌가 다른 곳으로 움직인 흔적도 있고 미끼가 없는 채비도 있었다. 다시 살아난 입질은 해가 뜨면서까지 이어졌다. 입질은 수심과 상관없이 들어 왔는데 수심 깊은 곳보다 수초 가까이에 붙여둔 채비에서 자주 들어왔다. 씨알은 내 자리가 다른 포인트보다 굵게 낚였다. 수초 군락을 끼고 채비를 안착시켜서 그런지 낚이는 씨알은 27cm 이상이 많았다. 해가 떠도 등 뒤에서 뜨니 아침에도 낚시할 만했지만 오전 10시가 넘어서자 기온이 올라 파라솔 밑으로 열기가 내려왔다. 날이 뜨거워도 입질이 계속 들어와 오전 11시까지 낚시를 했다. 철수 전에 조과를 살펴보니 월척 5수에 준척 붕어 35수를 낚았다. 우리가 낚시한 영강생활체육공원 우측 상류에 가면 팔각정이 있는데 그 곳에도 포인트가 있다. 마릿수 조황은 떨어지지만 씨알이 굵게 낚인다 는 게 현지인의 얘기다. 그곳은 수심이 깊고 낚시자리가 몇 곳 나오지 않아 우리 일행은 찾지 않았다. 주위에 나무그늘이 있어 낚시하기는 편하다고 한다.

▲영강의 야경. 가로등이 있지만 찌를 보는 데 불편하지 않았다.

▲필자가 문경 영강에서 밤 9시경 옥수수 미끼로 낚은 월척 붕어.

▲류해용씨가 수초제거기를 이용하여 수초작업을 하고 있다.

▲잘 가라~! 당찬 손맛을 안겨준 붕어를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물속 줄기까지 제거해야

요즘 낚시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초가 부엽수초인 마름이다. 마름은 잎자루 (일명 부레, 공기주머니)가 있어 그 힘으로 물에 뜬다. 많은 낚시인은 마름 수초작업을 하면서 잎과 입자루를 잘라내고 채비를 안착시키려 한다. 하지만 물 속의 마름 줄기까지 제거하지 않으면 애써서 한 수초작업이 헛수고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물속엔 마름 줄기가 그대로 있기 때문이다. 채비가 바닥까지 내려가지도 않고 마름 줄기에 채비가 걸려 수초구멍이 막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마름 수초작업을 할 때는 낫이나 톱 등을 이용하여 줄기의 아랫부분까지 제거해야 한다. 그래야 붕어를 걸어도 마름 줄기에 걸리지 않고 끌어낼 수 있다. 마름은 되도록 구멍을 크게 파야 바람이나 물결로 인해 채비가 걸려 수초구멍이 막히는 일을 줄일 수가 있다.

내비 주소 영순면 포내리 26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