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지 세곡교 아래로 형성된 물골에서 프리리그로 입질을 받아 배스와 파이팅을 벌이고 있는 신정훈(바이아트 대표이사) 씨.

2000년대 중반 배스가 확인된 보령 청라지는 79만5천평의 대형 저수지다. 면적이 큰 만큼 유난히 터가 센 곳이기도 하다. 8월호 취재지를 청라지로 선정하고 두 번에 걸쳐 사전답사를 진행했다. 이 곳을 취재지로 선정한 이유는 최근 ‘역대급’ 배수를 진행해서 물골이 다 드러났기 때문이다.
6월 26일 토요일, 파이널캐스팅 회원들과 함께 청라지를 찾았다. 청라지로 흘러드는 물줄기는 크게 좌측 상류의 정동교와 우측 상류의 세곡교로 구분된다. 워낙 넓은 저수지라서 취재를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우리는 위성지도로 볼 때 수심이 더 나올 법한 물골 포인트를 정했고 낚시 방법도 택했다. 워킹낚시로 세곡교 쪽 물골을 노리고 장산리 직벽 구간은 카약을 타고 공략하기로 했다.

해가 뜬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각에 세곡교 물골을 따라 내려가며 낚시를 시작했다. 물색은 적당히 탁했지만 수심이 얕은 관계로 연안에 가까이 서는 것을 경계했다. 제일 먼저 내가 펜슬베이트를 캐스팅하고 두 번 워킹더독 액션을 주는데 “퍽!”하면서 수면을 강타했다. 아쉽게도 입걸림엔 실패. 그 자리로 다시 펜슬베이트를 캐스팅하고 액션을 주니, 또 다시 퍽! 하면서 반응했다. 이번엔 입걸림에 성공. 배스였다. 첫 캐스팅에 배스가 반응했고 두 번째 캐스팅에 마수걸이를 했다. 예감이 좋았다.

▲호그웜으로 파워 피네스피싱을 구사한 신정훈 씨가 청라지 출조 첫 배스를 낚자 아내 손현아 씨가 환한 미소를 띠며 즐거워하고 있다.

아쉬운 씨알과 지나가버린 피딩타임
첫 캐스팅부터 입질을 받다 보니 기대감으로 굉장했다. 그런데 갈수록 낚시는 어려워졌다. 피딩타임이 지나가버린 것이다. 게다가 나오는 배스들도 40cm를 넘기는 것이 거의 없었다. 점점 입질은 뜸해졌다. 게다가 물을 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진흙 구간이 많았다.
아무래도 이동에 제약이 생겼다.
물골을 따라 내려가며 간간이 배스를 만나고는 있지만 입질은 점차 뜸해졌다. 그러던 중 살치가 무언가에 쫒기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 주변으로 펜슬베이트를 캐스팅했는데 배스가 수면을 박차고 올라서 루어를 공격했다. 처음으로 40cm를 넘기는 배스였다. 시원시원한 공격과 포식음, 이런 것이 바로 톱워터게임을 하는 이유일 것이다.
입질이 뜸해졌어도 아직 기대감은 충분했다.
이 무렵 정용범 회원은 버즈베이트로, 신정훈 회원은 호그웜을 이용한 프리리그로, 손현아 회원은 블레이드리그로 배스를 만나고 있었다. 톱워터 루어와 블레이드리그에 입질이 뜸해지자 일행 모두는 프리리그, 아니면 다운샷리그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또 다시 배스들이 반응하기 시작했지만 역시 씨알은 작았다. 이제는 카약을 통해 보다 깊은 구간으로 이동을 꾀했다.

▲필자의 태클. 루어는 6Th Sense 도그마100(펜슬베이트), 게리야마모토 하트테일 섀드웜. 로드는 바낙스 에스파다 C691MH,릴은 아이오닉tm 107 HSL이다.

▲“배스야 안녕?!” 손현아 회원이 블레이드리그로 낚은 배스.

▲돌이 무너져 내린 청라지 연안을 조심스레 이동하며 배스를 탐색 중인 파이널 캐스팅 회원들.

▲보령 청라지에서 오전낚시를 마무리하며 기념 촬영을 했다. 좌측부터 필자(유철무), 손현아, 신정훈, 정용범 회원.

▲청라지 장산리 직벽 구간에서 카약을 타고 이동 중이다. 첫 탐사에서 카약은 도보로 접근하기 힘든 포인트로 갈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장산리 직벽 아래에서 놓쳐버린 런커
장산2리 마을회관으로 자리를 옮겨 화암서원 사이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카약을 론칭했다. 카약커 필드스탭 손현아 회원이 1인용 페달 카약 ‘독도’를 띄웠다. 연안 수심이 깊지 않아서 카약 론칭엔 ‘딱’ 이었다. 나머지 일행은 신정훈 회원의 3인용 카약을 타고 장산리 방향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나와 정용범 회원은 산 아래를 조심스레 이동하며 워킹낚시를 했다. 2라운드의 시작인 셈이다.

이 무렵 손현아 회원의 외침이 직벽을 타고 전해졌다. 카약 위에서 프리리그를 캐스팅하고 내버려 두는데 입질을 받은 것이었다. 무심코 챔질을 했는데 강력한 힘으로 로드가 휘어졌다. 수면에서 확인한 녀석은 런커가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12lb의 카본 낚싯줄은 녀석의 힘 앞에 끊어지고 말았다. 아무래도 바닥에 돌이 많다 보니 낚싯줄이 쓸린 모양이었다. 너무 아쉬운 순간이었다. 그밖에 체면치레로 작은 배스가 전부였다. 카약을 타고 산 아래로 건너 왔으나 상황은 별반 차이가 없었다.

블레이드리그에 반응하는 배스들
날이 많이 더웠다. 물을 넉넉히 가져왔음에도 물이 모자랐다. 어느덧 저녁 피딩타임이 찾아왔다. 일행은 이제 카약을 정리하고 워킹낚시로 취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그래서 처음 낚시를 시작했던 세곡교 물골 포인트를 다시 찾았다. 아침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분명히 저녁엔 빅배스가 나와 줄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펜슬베이트에만 집중했고 다른 회원들은 갖가지 루어를 로테이션했다. 그리고 또 다시 펜슬베이트에 배스가 반응하기 시작했다. 난 43cm 배스까지 랜딩했으나 더 큰 씨알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회원들은 많이 지쳐 있었다. 비교적 체력이 남아 있던 내가 물골을 조심스레 따라가며 먼 곳까지 공략했다. 펜슬베이트에 반응이 뜸해져서 게리야마모토 하트테일(섀드웜)과 플래시 스위머 5/0를 체결해서 운용했다. 블레이드리그다. 그리고 두 번 모두 먼 곳에서 빅배스를 걸었으나 파이팅 중 모조리 바늘에서 빠져버리고 말았다. 두 마리 모두 굉장한 힘을 보여준 녀석들이라 아쉬움이 컸다.

초장타에서 입질을 받다 보니 훅셋이 제대로 되지 않은 듯했다. 이미 해는 기울고 모기들이 덤벼들고 있었다. 배수가 많이 이뤄진 덕분에 물골 포인트 등 평소에 진입할 수 없는 구간에서 낚시를 하는 행운도 얻었다. 톱워터 루어에 뜨거운 반응을 받았기에 큰 기쁨도 있었지만 런커 배스들을 모조리 놓치는 불운도 따랐다. 아쉬움을 가득 남긴 채 철수길에 올랐다. 함께 고생해주신 파이널 캐스팅 회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내비 입력 청라면 의평리 592-10(세곡교쪽 물골 워킹낚시 포인트), 청라면 장산리산 124-1(카약 론칭 장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