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양포방파제]

배낚시 이어 육지까지
한치가 터졌다!

최무석 다음카페 바다루어클럽 운영자·닉네임 유강

▲‘푸학~!’ 바다루어클럽 김경명(닉네임 표범) 회원이 한치를 들고 촬영하는 순간 한치가 물을 뿜으며 복수(?)를 하고 있다.

포항을 일대의 동해안 연안은 6월 중순부터 한치 열풍이 불고 있다. 시발점은 포항 남부 장기면의 양포항. 필자는 여름 호래기 시즌을 맞아 6월 10일부터 몇 차례에 걸쳐 양포항을 찾아 낚시를 하던 중 갑자기 마릿수 한치 조과를 거둘 수 있었다. 한치가 낚이고 있는 곳은 양포항 수협 위판장 옆에 있는 소형 방파제. 그리고 지금은 양포항의 요트계류장과 야외공연장이 설치되어 있는 양포항 작은방파제에서도 한치가 터지기 시작했다.
필자가 운영하는 다음카페 바다루어클럽 이혜성(닉네임 풍아무개) 회원은 지난 6월 21일 작은방파제로 출조하여 낮부터 심심찮게 한치를 올리다가 초저녁 피딩에는 마릿수 조황을 거두었다. 이튿날인 6월 22일 밤 10시에는 바다루어클럽 총무 김승권(닉네임 파티) 회원이 새벽 4시까지 낚시를 하여 무려 42마리를 낚는 기염을 토했다. 새벽에 긴 피딩이 와서 대부분 증층에서 입질이 왔고 그 이후로 한치가 계속 호황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피딩 걸리면 중층에서 쭉쭉
필자도 여러 회원들과 함께 6월 23일 해질 무렵 양포항 작은방파제를 찾았다. 막상 방파제에 도착하고 보니 40명 가량의 한치 마니아들이 작은방파제 외항 펜스 쪽을 점령하고 있어 비집고 들어설 자리가 없었다. 따라서 먼저 와서 낚시중인 회원들의 활동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상황을 살펴보다가 밤 10시가 되어서야 빈자리가 하나 생겨서 겨우 자리를 잡게 되었다.
이날 낚이는 씨알들이 평균 한 뼘이 조금 넘는 수준으로 한치가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고 평균 수심 5~6m임을 감안하여 라이트 액션의 볼락 로드에 에기는 케이무라 그린 2.5호(5초/m)을 체결해 캐스팅게임으로 낚시를 시작했다.
결과는 새벽 3시에 낚시를 종료할 때까지 약 5시간 동안 20마리 넘게 한치를 낚을 수 있었다. 아주 짧은 시간 피딩이 걸려 캐스팅 후 5~10초 카운트에 중층에서 당겨가는 입질로 몇 마리를 낚기도 하였으나 대부분 바닥층 1m 내외에서 반응했다. 바닥에서 반응을 보일 경우는 로드를 약간 당겨보면 대개 한치가 에기를 품고 있는 느낌이 왔다. 이때 손목 스냅을 이용한 가벼운 액션으로 후킹에 성공할 수 있었는데 필자는 한치가 폴링보다 스테이를 한 박자 길게 주는 액션에서 반응을 보였다.

▲포항 양포 작은방파제 외항. 현재 전역에서 한치가 낚여 낚시인들이 줄줄이 서서 낚시를 하고 있다.

▲바다루어클럽 회원들의 한치 조과 퍼레이드. 채비를 넣으면 올라올 정도로 피딩타임 때는 마릿수 호황을 보인다.

포항부터 영덕까지 전역으로 확대
이후 7월 2일까지 네 차례 더 양포항 작은방파제를 찾아 두 자리 수 조과를 거두기도 하고 조황이 나빠서 짧은 시간 서너 마리를 낚고 철수를 하기도 했는데 7월에 들어서도 작은방파제 출조객은 여전해 공연장 부근 내항 쪽까지 붐비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그런데 최근 특징이라면 필자가 작은방파제를 처음 찾은 6월 23일 전후보다 점차 피딩 타임이 짧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멀리 장타에서만 반응을 하면서 나날이 조황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필자가 그간 몇 차례에 걸쳐 양포항 작은방파제를 찾아 한치낚시를 하는 과정에서 꾸준하게 그곳을 찾고 있는 몇 분의 조사들을 조우하게 되었는데 그들의 말에 의하면 6월 초순부터 한치가 제법 낚이기 시작했으나 나날이 들쭉날쭉한 조황을 보이다가 6월 중순 무렵부터 두 자리 수 조황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때만 하더라도 그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작은방파제에서 5월부터 갑오징어와 여름 호래기 낚시를 즐기던 소수의 낚시인들로서 호래기낚시 도중에 한치가 걸려들어 한치낚시를 시도하게 되었는데 수년간 작은방파제를 찾고 있었지만 올해처럼 이렇게 한치가 큰 호황을 보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 했다.
다행인 사실은 6월 24일 이후 양포항의 한치 피크가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할 무렵부터 포항 남부권 대부분의 방파제에서도 한치가 붙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6월 25일에는 구룡포 병포리 소재의 방파제에서 바다루어클럽 회원 두 명이 하룻밤 낚시에 1인당 50마리 내외의 조과를 올리는가 하면 6월 말에 이르러서는 포항 북부권은 물론 멀리 영덕권에서도 한치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다. 기상이 좋은 날에는 특히 포항 남부권의 조류 소통이 원활한 방파제에서는 오후부터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한치 마니아들로 북적거린다.
그리고 6월 말부터 구룡포 연안의 수심 10m 내외인 곳에서 한치 선상낚시가 시작되었고 정보에 의하면 경주 연동방파제, 울산 방어진항 북방파제 내항에서도 한치낚시가 성행하며 울산 방어진과 온산권에서도 한치 선상낚시가 시도되고 있다고 하니 7월은 한치낚시 출조에 적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6월 27일 오후 4시40분 양포 작은방파제에서 몸통 길이 30cm가 넘는 야리이카(화살오징어)를 낚은 바다루어클럽 포항팀 총무 김영환 회원(닉네임 수초).

▲바다루어클럽 회원들이 양포 작은방파제에서 낚은 한치 조과.

▲필자도 양포항으로 출조해 큰 씨알의 한치로 손맛을 보았다.

▲2.5호 소형 에기로 낚은 화살오징어(야리이카).

▲양포 작은방파제에서 한치를 낚은 고재복(닉네임 복분자) 회원.

▲아프리카TV 낚시비제이로 활동하고 있는 렐라님도 한치를 낚았다.

▲문진욱(닉네임 보조개미남) 회원이 양포 작은방파제 외항에서 한치의 낚아 힘껏 ‘들어뽕’을 하고 있다.

취재협조 다음카페 바다루어클럽 cafe.daum.net/sealureclub

▲바다루어클럽 우재현(닉네임 쫌느리게) 회원이 양포항에서 낚은 호래기를 보여주고 있다.

[조황 패트롤]

하루 70~100마리 거뜬
호래기도 호황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에 있는 양포항은 영일만항북방파제와 더불어 동해남부권에서 바다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바다낚시 특급 명소다. 바다 루어낚시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두족류 천국으로 불린다. 봄부터 갑오징어, 화살촉오징어, 호래기가 낚이기 시작해 여름에 접어들면 한치가 가세하고 여름부터 늦가을까지 무늬오징어가 낚여 우리나라 해안에 서식하는 모든 오징어류를 낚을 수 있다.
필자는 매년 시즌이 가장 먼저 시작되는 울진의 후포항 조황을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5월 중순에 이르자 양포항에서 먼저 호래기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표층 가까이에서 새끼 오징어가 너무 설쳐서 호래기낚시에 어려움이 많다는 정보도 있고 해서 느긋하게 더 두 낚시터의 조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러다가 지난 6월 5일 바다루어클럽 이혜성(닉네임 풍아무개) 회원이 조황정보란을 통해 양포항의 호래기 호황 소식을 전해왔다. 예년에 비춰볼 때 놀라운 조황 소식이었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포항에서 산란 무늬오징어가 터져 대부분의 회원들이 온통 무늬오징어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터라, 필자는 회원들과 함께 열흘 후인 6월 15일에서야 비로소 양포항을 찾게 되었다.
오후 3시. 새롭게 핵심 포인트로 떠오른 양포항의 수협위판장 옆 신설 소형 방파제에 도착하니 대낮인데도 빈자리가 없었다. 그런데 먼저 도착해 방파제 좌측에 정박해 있는 선박에 올라 낚시를 하고 있던 김승권(닉네임 파티) 총무가 기꺼이 자리를 양보해주어 먼저 온 낚시인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어렵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김승권 씨의 말에 의하면 호래기는 5m 내외의 수심에서 손가락 크기의 씨알들이 바닥층에서 낚인다고 했다. 그래서 5cm 옵빠이스테를 체결한 다운샷리그로 낚시를 시작했다. 강한 맞바람에 조류마저 빨라 싱커는 도래추 3호를 사용했는데 오후 4시경에 바람이 진정되어 2호로 바꿨더니 첫 반응이 왔다.
그런데 그 이후로 조류 흐름이 약해진 탓인지 한 시간가량 입질이 없었다. 입질이 뜸해지자 자연스레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눌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울산에서 한 달 넘게 매일 양포항으로 출근을 하다시피 한 일행 두 분은 “오늘 같이 조황이 부진한 경우는 거의 없었고 낮에도 심심찮게 나오고 하루 출조에 1인당 70에서 100마리는 거뜬하다”라고 말했다.

▲양포항 수협공판장 옆 방파제 끝에 설치된 LED가로등. 이 불빛을 보고 호래기와 한치가 들어온다는 주장도 있다.

▲하룻밤 호래기 조과. 70마리가 넘는다.

길게 스테이 액션 후 챔질
오후 5시경 짧은 피딩타임 와서 3마리를 연타로 낚고 나니 또 잠잠해졌다. 그러다 해 질 무렵부터 드문드문 입질 빈도가 높아졌다. 싱커로 바닥을 찍고 짧은 다트저킹 후 10~20초 스테이를 주면 조류가 살아나 활성도가 높을 때는 스테를 쭉쭉 가져가는 입질이 들어오다가 조류가 약해지면 초리 끝을 슬며시 가져가는 약은 반응이 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은 길게 스테이를 준 후에 로드를 살짝 당겨보고 이질감이 느껴질 때 후킹해서 낚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새벽 피딩타임까지 볼 요량이었지만 자정이 살짝 넘어가는 시점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려 새벽 1시경에 철수하게 되었는데 조과가 70수는 넘은 듯했다. 이 정도면 후포항에서 철야 낚시로 거둘 수 있었던 평균 조과 수준이다.
필자는 6월 17일과 6월 18일에도 출조를 하여 매번 비슷한 성과를 냈다. 그런데 필자가 출조한 전날에는 150수 이상의 조과를 올린 회원들도 있었으니 하루하루 일기와 바다 상황에 따라 조황 기복은 있는 듯했다.
돌제방파제의 LED가로등이 집어등 역할
그 이후는 양포항에서 한치가 터지면서 거기에 집중하느라 더 이상 호래기 출조는 하지 못했다. 하지만 기사를 쓰고 있는 7월 초까지도 양포항의 호래기 조황은 여전히 좋다. 양포항에서 올해처럼 한치와 더불어 호래기가 대박 조황을 보인 배경에 대해서는 필자가 단정적으로 뭐라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작은 방파제 공연장 주위 내항과 내항 선착장에 정박된 선박 사이사이 공간으로 집어등을 밝히면 어디든 호래기가 낚이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현재 한치와 호래기가 호황을 보이고 있는 수협위판장 옆 소형 방파제는 양포항 항내 정온을 위해 조성된 방파제인데, 현지인들은 그 방파제를 돌제방파제라고 부른다. 돌제방파제 끝에는 LED가로등이 설치되어 있다. 그래서 그 주위가 새롭게 떠오른 호래기 대박 자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방파제 준공 후 작년 8월까지 외부인의 방파제 출입을 통제했기에 작년 여름 호래기 시즌에는 LED가로등의 위력을 경험하지 못하다가 올해 들어 그 위력이 확인된 것이다.
LED가로등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는 수협위판장 불빛이 밤새도록 대낮 같이 밝혀지고 돌제방파제 좌우로 이어진 내항 가로등과 정박된 여러 선박들의 불빛이 양포항 내항을 휘황찬란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호래기가 집어 될 수 있는 조건이 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올해는 8월이 되면 태풍피해 복구공사가 끝나는 양포항 큰 방파제의 내항쪽 가로등이전부 LED등으로 교체된다. 양포항 큰 방파제는 해상공원으로 조성되었기에 대형 방파제라도 누구든 출입이 허용될 것이고 그 가로등 아래서 야간낚시도 이뤄질 것이다. 거기에 큰 방파제 LED가로등까지 밝혀지면 양포항은 두족류 천국으로 거듭날 뿐 아니라 어쩌면 갈치까지 불러 모으는 낚시터로도 비약할 수 있지 아닐까 기대가된다.

다음카페 바다루어클럽 cafe.daum.net/sealureclub

▲옵빠이스테에 걸려 올라온 호래기.

▲싱커를 사용한 호래기2단채비. 바닥층을 노리기 좋다.

▲호래기낚시에 사용하는 옵빠이스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