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강일호 작가의 도전

생활용품에 낚시를 새겨 넣다

이영규 기자

낚시하는 그래픽디자이너로 유명한 강일호 작가가 새로운 작품 세계를 열어가고 있다. 강일호 작가는 단국대학교 응용미술학과 졸업, 신세계백화점 마케팅실 그래픽디자인팀에서 14년 재직 후 그래픽디자인팀이 분사해 만든 ㈜리테일미디어솔루션에서만 16년 일한 그래픽디자인 전문가다. 2년 전, 낚시용품을 소재로 한 작품을 만드는 피스마스(FISMAS) 브랜드를 론칭해 피싱디자이너스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본지 2019년 11월호에 처음 강일호 작가를 소개할 때만 해도 작품의 주 테마는 의류, 가방, 신발 등이었으나 현재는 술잔과 그릇, 넥타이 등 일상과 밀접한 생활용품으로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도기에 물고기 그림을 직접 그려 넣은 접시와 술잔 등을 구입해본 낚시인들은 수준 높은 예술성과 참신함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모델이 되는 물고기들도 처음에는 돌돔, 참돔, 벵에돔, 감성돔, 무늬오징어 등의 바다어종이 주였으나 현재는 쏘가리, 송어, 배스 등의 민물어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한 상태다. 만 2년여 만에 그의 작업실을 찾아가 최근의 작품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도자기 그릇에 직접 그려 넣은 돌돔과 추자 절명여.

▲소 그릇에 여러 종의 바다어종을 그려 넣은 작품. 간장이나 각종 양념을 담을 때 유용하다.

▲술잔(위)과 찻잔에도 물고기 그림을 인쇄하거나 그려 넣었다.

낚시와 일상에 모두 어울리는 작품 추구
Q 최근 들어 도자기에 물고기를 그려 넣은 작품들이 호평을 얻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작품인지요.
A 작년 한국낚시박람회 때 전시한 작품들입니다. 낚시인 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식기에 물고기 그림을 직접 그려 넣은 것들이죠. 초기 제품들은 물고기를 캐릭터처럼 그려 넣어 친근감을 높였는데 이후 작품들은 실물 그대로 그려 넣어 사실감을 높였습니다. 그러자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특히 해당 어종의 낚시를 주로 하는 낚시인들이 반드시 소장하고 싶다는 의견을 많이 내비쳤습니다. 처음에는 돌돔, 벵에돔, 감성돔, 무늬오징어 같은 어종을 모델로 삼았는데 민물 어종으로까지 대상을 넓혀달라는 요청이 좀 있더군요.
Q 프린트가 아니라 도기에 직접 그린다면 적잖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A 그렇습니다. 보통 한 어종을 그려 넣는데 이틀 정도의 시간이 소요 됩니다. 그런 후 이천에 있는 도자기 공장에 보내 유약을 칠하고 가마에서 구워냅니다. 이 시간이 또 며칠이 걸립니다. 이래저래 오고가는 시간을 모두 합하면 작품 하나 나오는데 1주일은 족히 걸리는 셈이죠.
Q 작품 중에 어떤 제품들에 반응이 뜨거운가요?
A 낚시장르마다 다르더군요. 돌돔 낚시인들은 돌돔 그림을 좋아하고 갯바위 찌낚시인들은 감성돔과 긴꼬리벵에돔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무늬오징어 낚시인들의 문의도 많습니다. 아무래도 무늬오징어가 그림이 재밌고 젊은 낚시인들이 많이 즐기는 낚시라 그런지 호응이 높은 편입니다.
Q 완성한 작품은 판매를 하는 건가요?
A 아직은 판매하지 않고 있습니다. 작은 반찬그릇이나 접시, 세트로 제작한 술잔 등은 판매하지만 손으로 직접 작업한 도기들은 일단 전시용 작품으로 보존할 생각입니다. 손으로 작업하는 특성상 판매용으로는 물량을 맞출 수도 없기 때문에 일단 작품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둘 예정입니다. 차후 대량 생산 여건이 갖춰지면 그때 상업적인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강일호 작가가 원형 도자기 그릇에 돌돔과 벵에돔 그림을 직접 그려 구워낸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