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배낚시]

인기만점 한치 배낚시
‘오모리리그’가 대세다!

이영규 기자

남해와 더불어 올해 제주도 한치 이카메탈게임이 호황을 맞고 있다. 초반에는 남해안에 다소 밀렸으나 6월 중순 들어 본격적인 마릿수 조과가 시작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서울에서 온 박승규 씨가 3단 이카메탈 채비로 올린 한치(위)와 살오징어를 보여주고 있다.

작년 부진을 만회라도 하려는 듯 올해 제주도 한치낚시는 말 그대로 호황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서울을 비롯, 공항과 가까운 지역에 사는 육지 낚시인들의 출조가 줄을 잇고 있다.
수도권에서 제주도는 거리상으론 남해안보다 멀지만 비행기를 타고 가기 때문에 이동 시간은 오히려 짧다. 한 시간 남짓 비행 후 출항지인 북제주의 각 포구까지는 택시로 고작 20분 거리다.
여기에 주중에, 탑승객이 덜 몰리는 시간대를 골라 비행기 티켓을 이용할 경우 고작 1~2만원대에 항공원을 끊을 수도 있다 보니 최근에는 평일에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다.
취재일에 서울에서 출조한 김경일 씨는 “오후 2시 무렵 제주도 출발하는 항공권을 검색하다보니 1만원대 항공권이 뜨더군요. 낚시가 끝나는 다음 날은 첫 비행기를 예약했는데 2만원대에 아시아나 항공을 예약했습니다. 제주공항에 도착하면 승합차가 픽업을 나오는 곳도 많아 택시비도 들지 않아 경제적입니다”라고 말했다.
제주도 출조의 또 한 가지 장점은 포인트까지의 이동 거리가 짧다는 점이다. 보통 출항지에서 30~40분 거리의 근해로 출조하기 때문에 피로도도 현저히 적다.

▲살오징어에 잘 먹히는 오징어 스틱. 야마시타 제품으로, 살오징어만 있으면 어김없이 걸려들었다.

출조 인원 80%가 오모리리그 사용
지난 6월 23일에 승선한 피싱킹덤호는 양성욱 선장이 모는 낚싯배로 9.77톤짜리 대형 선박이다. 작년에는 7.93톤짜리로 영업했으나 올해는 배를 키워 좀 더 널찍한 공간에서 편안한 낚시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취재일에는 육지에서 넘어온 낚시인들이 90%에 달했다. 인천루어엔보트 대표이자 제이에스컴퍼니 바다 필드스탭 정상엽(보남) 씨는 무려 10명의 회원과 함께 단체출조 했다. 정상엽 씨는 한치 시즌에는 남해와 제주도를 두루 출조하지만 요즘처럼 제주도 조황이 뛰어날 때는 제주도의 메리트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대로 출조 시간, 비용에서 남해안보다 ‘가성비’가 높기 때문이다.
오후 5시30분에 도두항을 출발한 피싱킹덤호가 30분간의 항해 끝에 도착한 곳은 화북 앞바다. 이미 여러 척의 한치배가 출조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포인트 도착과 동시에 요즘 제주도에서는 어떤 채비를 주로 사용하는지를 살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요즘 핫한 오모리리그였다. 오모리리그란 원줄 끝에 봉돌을 달고 그 밑으로 긴 목줄을 연결해 에기를 하나만 다는 채비를 말한다.
오모리(おもり란 일본말로 봉돌을 의미하는데 봉돌 무게로 기본 수심을 확보한 뒤 긴 목줄에 달린 에기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한치를 유혹하는 방식이다.
목줄 끝에 다는 에기는 오모리리그 전용이 출시돼 있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에기가 두루 쓰이고 있다. 남해안에서는 작년부터 서서히 붐이 일다가 올해 크게 각광받는 중인데 제주도에서는 승선 인원의 80% 이상이 오모리리그를 사용할 정도로 대중화돼 있었다. 보남팀의 경우 출조 인원 전원이 원투낚시용 도다리 편대채비를 튜팅한 오모리리그를 쓰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 채비는 봉돌과 목줄 간격을 편대로 벌려놓은 것인데 채비 엉킴이 거의 없어 효과적이었다.

정상엽 씨는 “아무래도 채비에 대한 관심은 많은 비용을 들여 모처럼 출조하는 외지 낚시인들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회원들은 편대채비를 튜닝한 오모리리그를 사용하는데 봉돌과 목줄과의 엉킴이 현저히 적어 유리합니다. 게다가 오모리리그는 저킹과 캐스팅을 병행할 수 있어 한치의 유영층을 모를 때 매우 유리합니다”라고 말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제주도 한치 루어낚시를 상징하는 메인 루어는 ‘살삼봉’이었다. 살삼봉이란 에기의 등에 학공치나 쥐치 등의 생선 포를 얹어 고정해 쓰는 것으로, 루어+생미끼를 병용하는 하이브리드 채비로 볼 수 있다. 한치는 일반 에기에 경계심을 느끼면 이내 촉수를 놔버리지만 생미끼가 달려있으면 집요하게 달라붙어 뜯어먹기 때문에 좀처럼 떨어지는 경우가 없다. 워낙 효과가 뛰어나 살삼봉에는 별도의 액션을 줄 필요 없이 그냥 거치해 놓기만
해도 저절로 한치가 올라탄다.
사실 2년 전부터 제주도에서부터 유행한 살삼봉 채비는 일종의 오모리리그였다. 지금은 축광 기능을 강화한 전용 봉돌과 전용 에기가 출시됐지만 채비 구성은 ‘살삼봉 시스템’과 거의 비슷하다.
오모리리그의 활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한치낚시는 보통 두 벌의 장비를 쓰는데 한 벌은 2단이나 3단 채비를 갖춰 일정 수심에 거치해 두고, 나머지 한 벌은 다양한 수심층에서 저킹하며 입질층을 찾는 방식. 오모리리그는 저킹용에 달아 쓰는 게 보편적인데 멀리 던져 천천히 가라앉히거나, 배 밑으로 바로 내려 저킹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한치를 찾아낼 수 있다.

▲합사가위. NS 제품으로 가볍고 날카로워 쉽게 합사를 자를 수 있다.

살오징어 스틱루어의 위력
취재일에 또 한 가지 눈길을 끈 것은 오징어 스틱의 놀라운 효과였다. 가늘고 길쭉한 형태인 오징어 스틱은 살오징어에 효과적인 루어다. 이날 오징어 스틱만 사용했던 김진호 씨는 밤새 꾸준히 살오징어 입질을 받아 쿨러를 채웠다. 한 번 입질이 오면 두 세 마리씩 걸리는 것도 다반사였는데, 한치 입질이 뜸한 상황 속에서 유독 살오징어가 잘 낚인다는 것은 두족류들이 에기를 확실하게 가린다는 뜻이다. 따라서 입질이 뜸할 때는 마냥 쉬고 있지 말고 살오징어 스틱을 한치 에기와 함께 달아 오징어를 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싶다.

낚시 후 첫 비행기로 귀가 가능
밤새 드문드문 한치 입질이 들어오다가 철수를 한 시간 앞둔 새벽 4시경에 피딩이 터졌다. 약 1시간 사이에 20~30마리의 한치가 올라와 쿨러를 채울 수 있었다. 조과를 종합해 보니 낚시인들의 실력에 따라 평균 50~100마리를 낚을 수 있었다. 새벽 늦게 피딩이 터지면 낚시 시간을 연장해주곤 하지만 제주도 출조는 첫 비행기를 예약한 손님이 많아 아쉽지만 ‘정시’에 낚시를 종료할때가 많다. 공항 인근에 직장이 있는 사람이라면 곧바로 출근도 할 수 있는 시간대다.
한편, 지난 7월 4일 킹덤호를 타고 출조한 서울의 박승규 씨는 밤새 폭우가 내리는 와중에도 90마리 가까운 한치를 낚았다고 알려왔다. 한치는 수온이 23도 이상으로 오르면 점차 입질이 뜸해지고 선상낚시는 시즌 막판으로 향하게 된다. 보통은 장마가 기점이 된다. 그러나 올해는 장마통에도 꾸준한 마릿수가 이어지고 있어 예년보다는 시즌이 길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피싱킹덤호의 선비는 12만원. 오후 5시30분에 출항해 이튿날 아침 5시30분경 도두항으로 귀항한다. 공항까지 승합차로 픽업을 해주기 때문에 편리하다.

▲삼봉에기 등에 학공치 포를 얹은 ‘살삼봉’. 이카메탈 채비와 오모리리그에 두루 쓰이며 특히 제주도에서 인기다.

▲오모리리그로 굵은 한치를 올린 킹덤호 양일람 사무장.

▲3호 무늬오징어 에기에 낚인 한치.

오모리리그용 에기의 선택
굳이 전용 아니어도 상관 없어
오모리리그에 다는 에기는 현재 전용 에기가 출시돼 있지만 사용자들은 반드시 전용을 쓸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봉돌의 경우 확실히 축광 기능을 갖춘 제품이 유리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에기만큼은 전용이 필수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취재일에는 살삼봉과 무늬오징어용 에기가 고루 쓰였고 조과도 전용 에기를 앞섰다. 특히 취재일 동행한 서울의 박승규 씨는 3.0호 무늬오징어용 에기로 10연타를 올려 눈길을 끌었는데 (품질 좋은)무늬오징어용 에기 특유의 폴링 액션이 한치에게 크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박승규 씨는 “잘 만들어진 고급 무늬오징어용 에기는 한치뿐 아니라 두족류 모두에게 잘 먹힌다. 돌문어, 피문어, 심지어 주꾸미에게도 특효다. 사용해본 결과 한치에게는 2~2.5호 사이의 작은 크기가 잘 먹혔다”고 말했다.

▲야식으로 나온 오징어라면.

▲쿨러 가득 찬 한치.

▲쯔리켄사의 케이무라 밤바 스테이 이카메탈.

▲도두항에서 출항하는 킹덤호.

▲비닐봉지 가득 한치를 올린 낚시인.

▲몸통 길이만 50cm에 달하는 한치도 올라왔다.

▲회맛이 달고 고급진 한치 회.

▲오징어스틱을 달아 살오징어를 올린 아산의 최창기 씨.

문의 킹덤호 양성욱 선장 010-7589-3114, 루어엔보트 정상엽 대표 010-5255-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