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령지에서의 정출을 마치고 기념촬영한 호형호제 회원들과 동행한 부인들.

배수 중에도 끊이지 않는 입질
제방 좌안 상류에 한 자리가 비어 있었다. 짐을 짊어 메고 자리에 도착하니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대편성을 하며 수심 체크를 해보니 5칸 장대에도 수심이 1m 20cm나 나왔다. 적당히 깊은 수심에 희망을 갖고 옥수수를 미끼로 달아 던지자 18cm급 붕어들이 앞다퉈 달려들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서산으로 해가 조금씩 넘어 갈 즈음 회원들과 이른 저녁식사를 즐겼다. 이번 모임은 가족모임이라 그런지 화기애애한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저녁 7시경 저녁식사를 마친 후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케미를 밝혔다. 밤낚시 시작과 동시에 여기저기서 중치급 붕어가 솟구쳤다. 필자도 낚시 시작한 지 한 시간도 채 안 돼 중후한 찌올림을 목격했는데 챔질하자 턱! 하는 대물 붕어의 느낌이 낚싯대를 타고 전해졌다. 뜰채로 떠내니 월척은 훌쩍 넘는 씨알이었다. 여러 명의 회원이 물소리를 듣고 내 자리로 다가와 4짜라고 하기에 계측자에 올리니 정확히 40cm짜리가 나왔다. 더위가 싹 가실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오늘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보통 초저녁에 입질이 활발한 날은 새벽 입질이 뜸한 편인데 이날은 자정 무렵까지 중치급이 꾸준히 낚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악재 중 악재인 밝은 달과 배수까지 진행 중이었으니 참으로 희한한 경우였다.
새벽 1시에 야식을 즐긴 후 다시 밤낚시에 돌입했다. 배수는 계속 진행 중이었다. 수심은 갈수록 얕아졌지만 중치급 입질은 동틀 무렵까지 계속 이어졌다. 아침 6시 쯤 필자 옆자리에서 큰 물소리가 나기에 가 보니 이태구(파워붕어) 회원이 턱걸이급 월척을 낚았다. 물소리가 너무 커서 허리급은 될 줄 알았는데 아쉬웠다.

▲ 1박낚시로 올린 조과를 한자리에 모았다. 촬영 후 모두 방류.

▲ 초저녁에 올린 40cm 붕어를 자랑하는 필자.

대물 노리려면 2~3명만 출조하는 게 유리해
어령지는 만수 때보다 갈수기 때 대물이 잘나오는 곳인데 낚시 당일은 달의 영향과 많은 인원, 배수 등으로 인해 월척급 이상 붕어를 마릿수로 만나기는 어려웠다. 그나마 필자가 40cm 붕어를 낚아내 나름 체면 치례를 한 것 같았다. 만약 이 기사를 보고 대물을 노리고 어령지로 출조한다면 많은 인원보다는 2~3명이 출조하는 게 가장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령지의 주 어종은 원래 붕어, 메기, 가물치이나 두 번의 물 마름 탓에 메기와 가물치는 없어지고 현재는 붕어만 서식한다. 그 외에 새우, 참붕어, 고동도 서식한다. 특히 옥수수나 새우를 미끼로 쓰면 고동이 미끼를 갉아먹어 성가신 게 흠이다. 그러나 인내심을 갖고 낚시하면 좋은 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낚시를 마치고 회원들이 낚은 붕어를 집계하니 마릿수가 상당했다. 기념사진 촬영 후 낚은 붕어를 모두 방류한 뒤 정출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