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 우목낚시터

피서낚시터로 추천
계곡지 떡붕어 손맛 서늘

김병조 ㈜천류 민물스탭, 유료터닷컴 고문, 유튜브 춤추는찌불의 일조삼락

연일 30도에 육박하는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이럴 때는 시원한 계곡지가 생각이 나게 마련이다. 이번 낚시여행은 조과보다는 조우와 함께 시원한 계곡지에서 풍경이나 낚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충남 공주 우목낚시터로 낚시여행을 떠났다.

▲ 관리소 맞은편 연안 포인트에서 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 2m 정도의 수심이 나왔다.

바닥, 중층, 내림낚시 모두 가능
공주시 우성면에 있는 우목낚시터는 내가 사는 대전에서 가까운 거리인데도 10여 년 전에 딱 한 번 출조한 이후로 오늘이 두 번째 출조다. 그때는 직장 선후배들과 노지에서 텐트를 치고 캠낚을 했다. 낚시보다는 단합대회 성격의 출조를 하며 추억을 만들었었다.
우목낚시터는 12만평의 계곡지로 특성상 저수지 전역의 수심이 깊다. 바닥낚시는 물론 잔교시설이 잘 되어 있어 중층 및 내림 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이 즐겨 찾는다. 6치부터 대물 붕어까지 어자원이 풍부하고 짬낚에도 충분히 손맛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예전에 우목낚시터는 거의 방치된 수준으로 관리가 잘 되지 않아 낚시인들의 발길이 뜸했었다. 그러다가 6년 전 전유일 대표가 낚시터를 인수하면서 시설을 보강해 지금의 모습으로 탈바꿈 하게 되었다.
우목낚시터는 캐치 앤 릴리즈의 손맛터로 운영되고 있는데 입어료는 1만5천원이며 수상 좌대는 총 4개가 있다. 수상좌대는 관리소 앞 잔교 끝에 3개가 있다. 수심이 깊어서 바닥낚시는 어렵고 주로 중층이나 내림낚시를 하는 곳이다.
중류에 또 한 개의 수상좌대가 있는데 수상좌대 바로 뒤에 주차하고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그곳에서는 주로 바닥낚시를 하며 토종붕어가 잘 낚여 배수기에도 좌대를 옮겨본 적이 없다고 한다. 수상좌대 이용료는 3인 기준 평일은 10만원, 주말은 12만원이며 입어료를 포함한 가격이다. 인원이 한 명 추가될 때마다 2만원의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중층 및 내림낚시는 주로 관리소 앞 잔교와 건너편 잔교에서 이루어진다. 관리소 앞 잔교는 길이가 70m나 되는 대형 잔교가 3개 설치되어 있다. 수심은 평소에는 8m권이지만 지금은 배수가 되어서 5~6m권이다. 이곳에서는 대형 떡붕어를 종종 만날 수가 있는데 오짜 떡붕어도 가끔씩 출현해 낚시인들을 흥분케 한다는 게 단골 조사들의 얘기다.
잔교 끝에는 수상좌대 3개가 설치되어 있어 잔교를 통해 걸어서 진입이 가능하다. 현재 수심은 10m권으로 상당히 깊은 편. 이곳에서도 주로 중층 및 내림낚시를 하며 요즘 마릿수 조황이 좋다고 한다.
바닥낚시는 주로 관리소 맞은편과 중상류 쪽에서 이루어지며 수심은 1~3m권이다. 지금은 물이 빠져서 상류 포인트가 드러나 있지만 장마철 오름수위 때는 상류 모덕사 다리 위쪽에서 4짜급 토종붕어가 마릿수로 낚이는 호조황이 이어지기도 한다.
관리소 앞에는 수세식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으며 낚시터 곳곳에 이동식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어서 불편함이 없다. 우목낚시터는 뷔페식 식당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닭볶음탕이나 백숙 그리고 제육볶음 등은 따로 주문할 수 있다.

▲ 우목지에서 낚이는 씨알 굵은 떡붕어들.


▲ 서산에서 출조한 김기우 씨는 대물 잉어를 만났다.

면암 최익현 선생 위패 모신 모덕사가 지척에
오늘 필자는 동출하기로 한 전인식(닉네임 붕파워) 씨와 중류권 수상좌대에 올랐다. 3.2칸 두 대를 편성하고 집어제와 글루텐으로 낚시를 시작했다. 수심은 3m였으며 배수가 된 상태이지만 여전히 깊은 편이다. 가구 대리점을 하는 전인식 씨는 그동안 바빠서 낚시를 거의 못 다녔다고 하는데 필자와의 동출도 실로 오랜만이다.
집어한 지 30분 만에 첫 입질이 왔다. 예신도 없이 바로 빠르게 밀어 올리는 입질에 챔질하였더니 붕어가 아닌 살치가 얼굴을 내밀며 인사한다. 낮이라 그런지 계속된 잡어 입질에 조금은 피곤한 낚시가 될 것 같다는 염려가 되었다. 하지만 이전과는 좀 다른, 차분한 찌올림에 챔질하였더니 이번에는 6치 토종붕어다. 계곡지 붕어답게 체형이 날씬한데 채색은 황금색을 띠고 있다. 잡어의 성화 속에서도 붕어의 입질을 받아내는 것도 낚시의 재미가 아닌가 생각하게 되니 잡어가 마냥 싫은 것만은 아니었다.
마주하는 풍경 바로 맞은편 우측에 모덕사가 보인다. 모덕사는 애국지사 면암 최익현 선생의 위패를 모신 사당으로 선생의 높은 뜻을 기리기 위해 지역 유림과 후손들이 뜻을 모아 1914년에 건립하였다. 사당의 명칭은 고종황제가 면암 선생에게 내린 밀지에 면암의 덕을 흠모한다는 구절에서 모(慕)자와 덕(德)자를 따서 지었다고 한다. 낚시터 바로 옆에 애국지사의 사당이 있는 게 생소하기는 하지만 출조 시 애국지사의 사당을 한 번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서산의 해가 기우면서 바람이 차게 느껴진다. 한낮의 더위는 온 데 간 데 없고 계곡지의 서늘함이 느껴져서 점퍼를 입고 밤낚시를 시작했다. 밤이 되면서 낮에 설쳤던 잡어들의 성화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잠잠해졌고 본격적인 붕어의 입질이 시작되었다. 토종붕어 특유의 몸통까지 밀어 올리는 멋진 찌 올림은 황홀하였으나 낚이는 붕어 씨알은 8치를 넘지 않았다. 그래도 수심 깊은 계곡지 붕어라서 그런지 당길 힘은 대단했다. 자정을 넘어서까지 심심치 않게 붕어가 나와 주었지만 씨알의 변화는 없었기에 휴식을 취하기로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 우목지에서는 연안과 부교, 수상좌대 등지에서 다양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 취재일 가장 많은 조과를 배출한 관리소 앞 좌대.


▲ 드론으로 촬영한 우목지. 우측에 넓은 공터 같은 곳에 있는 시설이 최익현 선생의 사당이다.


▲ 수상좌대의 내부 시설.


▲ 관리소 앞 수심 10m권에 배치돼 있는 수상좌대.

허리급 떡붕어 낮부터 밤까지 잘 낚여
전기 패널 보일러의 따스함에 숙면을 취하고 우목지에서의 아침을 맞이했다. 우목지는 손맛터이기에 살림망을 사용할 수 없지만 취재를 위해 허락을 득했기에 다른 낚시인들의 조과를 살펴보기 위해 나섰다.
관리소 맞은편 노지 포인트에서는 별다른 조과가 없었고 관리실 앞 수상 좌대에서 대박 조과를 거둔 낚시인을 만날 수 있었다. 서산에서 출조한 한덕수 씨에게 입질 시간대를 물었더니 “낮부터 새벽까지 꾸준하게 입질을 받았어요. 이곳은 수심이 10m권으로 깊어서인지 잡어의 성화는 별로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살림망 안을 들여다보니 대부분 씨알 좋은 떡붕어가 담겨 있었는데 허리급 떡붕어도 여러 마리가 보였다. 동행 출조한 김기우 씨는 1m에 가까운 잉어를 낚고서는 물 밖으로 끌어내느라 한참을 실랑이를 했다고 하는데 그 몸 맛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자리로 돌아와 필자의 살림망을 물 밖으로 꺼내어 보니 월척은 없지만 토종붕어로 마릿수 조황은 거둔 것 같아서 서운하지는 않았다. 장마철 오름수위 찬스 때는 사짜 토종붕어를 만날 수 있다고 하니 그때를 기약하기로 하고 낚싯대를 거둬들였다.

▲ 서산에서 온 한덕수 씨의 하룻밤 낚시 조과.


▲ 중층낚시인이 거둔 풍부한 떡붕어 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