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 신흥지

물 맑고 경치 좋고
에어컨 낚시터가 여기구나

이영규 기자

충북 괴산군 불정면 신흥리에 있는 신흥낚시터는 충북 지역 유료터 중 경치 좋고 물 맑기로 소문난 곳이다. 지대가 높아 해만 지면 여름에도 써늘한 바람이 불어 두터운 점퍼를 필수로 준비해야 된다.
낚시인 중에는 신흥지를 인근 신항지와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신항지는 소수면소재지에서 불정면소재지 방면 508번 지방도 우측에 있는 곳이고, 소개하는 신흥지는 신항지를 지나 5km 정도는 더 들어가야 도착할 수 있다. 10년 전에는 산천초목낚시터로도 불렸다.
신흥낚시터 경치가 좋다는 얘기는 익히 들었으나 실제로 촬영을 가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곳을 매주 찾고 있는 윤창석(낚시사랑 닉네임 나그네) 씨는 “신흥낚시터는 공기가 너무 좋아 밤을 새도 피곤한 줄 모
른다. 물 맑고 수심 깊은 계곡지지만 관리인이 토종붕어를 풍부하게 방류해 어렵지 않게 손맛을 볼 수 있다. 4짜도 자주 출몰하는 곳이라 대물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출조해도 좋을 곳이다”라며 이달의 유료터 취재지로 강력 추천했다.

▲ 신흥지 최상류 새물유입구 주변에 배치한 수상좌대들. 관리 상태가 깨끗해 가족과 피서낚시를 즐기기에 최적이다. 수위가 2m 정도 내려갔을 때의 모습이다.

▲ 취재에 동행한 성제현 씨가 초저녁에 올라온 9치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깔끔하고 쾌적하게 관리 중인 수상좌대
지난 6월 2일, 군계일학 성제현 대표, 윤창석 씨와 함께 신항지를 찾았다. 마침 성제현 씨도 피서철에 어울릴만한 유료터 동영상 촬영지를 물색 중이라 동행하기로 했다. 성제현 씨는 지난 2000년 무렵부터 10년간 신흥지를 자주 찾았다고 한다. 이번이 10년 만의 출조였다. 성제현 씨는 당시의 기억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2010년 무렵이었을 겁니다. 동호회 고문님들과 상류에 앉아 밤낚시를 했는데 5월 말인데도 밤에 어찌나 추운지 12시경 대를 걷어 도망치듯 철수했습니다. 한창 초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라 깜짝 놀랐습니다. 그때의 기억 때문에 언젠가 다시 찾아 여름 피서낚시터로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오후 3시경 신흥낚시터에 도착해 제방에서 저수지를 바라보니 소문대로 경치가 빼어났다. 좌안과 우안에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수상좌대가놓여있었고 그 사이 사이에 시멘트 접지좌대가 배치돼 있었다. 접지좌대가 놓인 연안에는 나무들이 울창해 그늘을 만들고 있었는데 키가 커서 종일 햇볕이 들지 않는 곳이 많았다.
관리소에 주차 후 연안 소로를 따라 상류로 이동하니 소문대로 낮인데도 시원한 골바람이 목덜미를 훑으며 지나간다. 그늘 덕분에 덥지도 않고 얼굴도 안 타고… 이 정도면 굳이 비싼 수상좌대를 탈 필요가 있을까도 싶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접지좌대였다. 보통의 유료터 접지좌대는 1명이 올라서면 딱 맞는 소형이다. 그에 반해 신흥낚시터 접지좌대는 좌우 폭이 2m가 넘을 정도로 넓었다. 게다가 바닥이 나무가 아닌 시멘트로 다
져놓아 평평하고 공간에 여유가 많았다.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캐노피까지 설치해 파라솔은 필요 없었다.
수상좌대는 더욱 쾌적했다. 보통의 수상좌대는 좌우로는 길어도 앞뒤로는 공간이 좁다. 반면 신흥낚시터 수상좌대는 앞뒤 공간이 엄청 넓어 찌맞춤을 위해 낚싯대를 뒤로 주욱 빼도 불편함이 없었다.
수상좌대 내부 시설은 여느 좌대와 비슷했지만 깔끔함은 국내 최고 수준이었다. 윤창석 씨는 “관리인 부부가 결벽증 수준으로 낚시터를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소문이 자자합니다. 냉장고의 경우, 손님이 퇴실
하면 내부 청소 후 말끔하게 건조시킬 정도입니다. 그래서 위생에 민감한 가족 단위 출조객들이 자주 찾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 밤낚시를 마친 후 월척 조과를 보여주는 윤창석(왼쪽) 씨와 성제현 씨. 살림망 하나만 털었는데도 이 정도 마릿수를 거둘 수 있었다. 촬영 후 모두 방류.

▲ 신흥지의 연안 접지좌대. 공간이 넓고 평평한데다가 나무 그늘까지 우거져 시원하다.

▲ 신흥지에서 사용한 신장떡밥. 굳이 글루텐 떡밥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반응이 좋아 미끼와 집어제를 겸할 수 있었다.

잔챙이는 낮부터 호황, 자정부터 씨알 굵어져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조황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해 평소 손맛에 굶주려있던 사람에게는 적극 추천이다. 물 맑은 계곡지라 낮에는 입질이 뜸할 줄 알았는데 떡밥을 던져 넣자마자 찌가 춤을 춘다.
낮에는 피라미와 5~7치급 붕어가 소나기 입질을 해대는 바람에 피곤했지만 날이 어두워지자 피라미는 사라지고 붕어 씨알도 7~9치로 굵어졌다. 새벽 1시 이후로는 9치급도 자주 올라왔고 새벽 3시 무렵에 드디어 32cm와 34cm 월척까지 올라왔다.
나는 너무 피곤해 새벽 2시 무렵 먼저 잠이 들었는데 아침 6시에 깨어보니 성제현, 윤창석 두 사람이 낚아 놓은 붕어만 70마리가 넘었다(내가 올린 20여 마리를 더하니 족히 100마리는 넘을 듯했다). 시원하고, 물 맑고, 경치 좋고, 찌맛 손맛 좋고, 씨알과 마릿수까지 대만족이다.
한 가지 옥의 티라면 방류한 토종붕어 중 자연에서의 적응에 실패했는지 일부 개체들은 비쩍 마른 놈들이 섞여 낚였다. 이런 고기들은 주로 새벽에 올라왔다. 여기에 종종 낚인다는 4짜붕어를 못 만난 게 다소 아쉬웠지만 지금 조과에서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은 과욕이라고 느껴졌다. 지난 7월 8일경 관리인 이동철 씨와 통화한 결과 이틀 간 100m 가까운 폭우가 내려 물색이 탁해졌다고 한다. 수위는 1m가량 더 올랐지만 여전히 배수가 진행 중이라 장맛비가 멈춘 뒤 조황이 어떻게 변할 지는 미지수라고 알려왔다. 그러나 지난 7월 9일 동영상 촬영 차 신흥지를 다시 찾은 성제현 씨가 허리급 포함 월척 2마리에 총 30마리 가까운 조과를 올렸다고 알려왔다. 워낙 방류량이 많은 곳이라 배수에도 기본 조과는 나오는 듯했다.
올 여름 피서를 편하고, 깨끗한 유료낚시터에서 보내고 싶은 낚시인들이라면 괴산 신흥낚시터를 1순위 후보에 올려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

▲ 관리소 앞 수상좌대에 오른 성제현 씨와 윤창석 씨가 낚시를 즐기고 있다. 3.2칸대 기준 4m에 달할정도로 수심이 깊어 손맛도 좋았다.

▲ 총 5대 중 2대(왼쪽)는 쌍포 집어낚시, 3개는 기다리는 낚시 형태로 대편성을 한 성제현 씨.

▲ 총 5대 중 2대(왼쪽)는 쌍포 집어낚시, 3개는 기다리는 낚시 형태로 대편성을 한 성제현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