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연최대어 1순위

보은 중곡지에서

56CM 낚았다

김우성 안산 낚시인, 음성 한라낚시 회원

▲보은 종곡지에서 올린 56cm 붕어를 보여주는 필자. 음성 한라낚시 김진우 대표가 낚시터까지 와서 사진을 찍어주었다.

작년에 토종붕어 연최대어를 배출한 보은 종곡지에서 2년 연속 연최대어가 탄생할 조짐이다. 지난 6월 4일에 출조한 경기 안산의 김우성 씨가 56cm 붕어를 낚았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보트낚시였지만 올해는 연안낚시로 올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김우성 씨의 조행기를 싣는다.

이번에 내가 56cm를 낚은 보은 종곡지는 3주 전인 5월 초순에 처음 가본 곳이다. 당시 인근 상궁지에서 45cm 한 마리를 낚고 보은에 사는 후배와 함께 구경삼아 들렀다.
종곡지는 저수지 전체가 산으로 둘러싸여 마음에 들었다. 후배에게 이 정도 경치는 2박3일 꽝을 쳐도 좋으니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하자 후배는 여기는 워낙 터가 센 곳이라며 말렸다.
그러나 그럴수록 나의 도전 욕구는 불타올랐고 지난 5월 29일, 주말을 맞아 밤낚시를 들어갔다. 우안 중류의 골짜기에 자리를 잡고 수심을 재니 2.5m 내외로 깊었다. 초저녁부터 열심히 쪼아봤지만 예상대로 입질은 없었다.
새벽 1시 쯤, 맞바람에 피곤함을 느껴 차로 들어가 쉬다가 새벽 5시경 다리 자리로 나왔다. 그때 가운데로 펴 놓은 4.8칸 대의 찌가 움직였다. 30분 뒤 다시 찌가 솟았다. 재빨리 챔질했으나 헛빵.
‘귀한 입질인데 놓치다니…’ 허탈했다. 아침 7시 쯤 건너편에 있던 낚시인이 커피 한 잔을 들고 오더니 본인도 3.2칸 대로 한 차례 입질을 받았다고 한다.

▲계측자에 올린 56cm 붕어.

정통 바닥채비에 옥수수 3알 꿰기로 낚았다
일주일 후인 6월 4일 재도전에 나섰다. 오후 4시경 도착해 대편성을 마친 후 함께 온 기선 형님과 저녁식사를 마치고 밤낚시에 돌입했다.
채비는 정통 바닥낚시 채비로 18cm 정도 되는 목줄에 벵에돔바늘 6호를 묶고 미끼는 옥수수를 사용했다. 첫 출조 때 옥수수 한 알 꿰기에는 입질이 지저분한 듯해 이번에는 방법을 바꿨다. 바늘로 큰 옥수수 두 알의 중간을 관통한 뒤 바늘 끝에는 작고 말랑한 옥수수 하나를 꿰어 바늘을 완전히 감췄다.
밤 11시 30분에 군포에 사는 후배 원찬이가 통닭을 사가지고 응원을 왔다. 통닭을 먹는 사이 기선 형님의 자리에서 붕어가 노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 밤도 한 번 올려 줄려나 보다…’ 라는 기대감을 품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 앉아 찌를 주시했다.
그리고 새벽 2시20분경, 좌측 4.4칸 대의 찌가 예신도 없이 솟기 시작했다. 손잡이에 손을 얹고 몸통까지 뽑혀 나올 때까지 기다리다 찌가 기울 때 챔질했다. 순간 나는 잉어인 줄 알았다. 수심 3m에서의 그 저항은 도무지 붕어의 저항이 아니었다.
손끝에 전해지는 묵직함이 예사롭지 않았다. 수면 가까이 끌려왔을 때만 해도 정체를 알 수 없었다. 나는 랜턴을 잘 쓰지 않는 터라 어렵게 녀석을 뜰채에 담았고 대물좌대 위에 올리고서야 녀석이 붕어임을 확인했다.

▲필자가 56cm 붕어를 올린 우안 중류 골짜기 포인트.

▲56cm 붕어를 낚아낼 때 사용한 장비와 채비. 강포 4.4칸 대에 소야찌 3호를 사용했다.

▲사진 촬영 후 56cm 붕어를 종곡지에 방류하고있는 필자.

선반에 적힌 55 글자가 보이지 않았다
순간 가슴이 뛰었다. 빵이 너무 좋다보니 도대체 씨알에 대한 감이 오지 않았다. 체고가 선반보다도 컸기 때문이다. 이 큰 덩치가 선반 위에서 날뛰자 받침틀 이곳저곳에 부딪치며 상처가 났다.
자칫 놓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바늘도 빼지 않은 상태로 선반에 올렸다. 그러자 꼬리에 가려 55까지 적혀있는 글씨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55cm 오버가 아닌가! 꿈인지 생신지 모를 상황이 어안이 벙벙했다.
3분 후 우측 2m 수심 둔덕에 세운 5.6칸 대의 찌가 두 번 정도 깜빡이며 잠겼다. 그러다가 다시 솟기 시작했다. 그러나 하필 그때 배스낚시인들의 차량 두 대가 큰 소리를 내며 지나가면서 찌가 떨어지고 말았다. 아쉬운 순간이었다.
날이 밝아 지인들을 통해 낚시춘추에 급히 연락하자 2021년 연간최대어 1순위 후보라는 말이 들려왔다. 이대로 기록이 굳어지면 좋겠는데 과연 남은 기간에 더 큰 녀석이 낚이는 건 아닐지 벌써부터 걱정(?)이 됐다.
사진 촬영 후 녀석을 다시 종곡지에 방생했다. 작년도 연간 최대어도 이곳 종곡지에서 보트낚시에 올라왔다고 한다. 2년 연속 같은 곳에서 연 최대어가 된다면 그 역시도 화제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보은 종곡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