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산란무늬오징어 호황

역대급이다!
최무석 다음카페 바다루어클럽 회장·닉네임 유강

▲ 지난 5월 31일 오전 9시30분, 포항에 거주하는 이현철 씨가 임곡방파제 갯바위 포인트에서 낚은 1.7kg 무늬오징어를 보여주고 있다.

해수온 상승의 영향인지 수년 전부터 필자가 거주하는 포항 연안에는 이른 봄부터 무늬오징어 치어들이 유영하고 해루질로 알을 품은 무늬오징어를 잡아 올리는 광경이 목격되고 있다. 그로 인해 무늬오징어 산란은 연중 이루어지는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마찬가지로 에깅에 낚이는 산란 무늬오징어 역시 낚이는 시기가 매년 일정하지 않은 듯하다. 무늬오징어 산란터는 감태, 다시마처럼 빨리 녹지 않는 해조류밭 또는 바다숲으로 불리는 잘피밭에 많다. 따라서 포항을 비롯한 동해안은 연안에 잘피군락이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본격적인 산란 무늬오징어 시즌이 빨라지기도 하고 늦어지기도 할 뿐 아니라 조황에도 큰 영향을 주기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 임곡방파제 갯바위 포인트. 올 시즌 초반에 가장 뜨거운 조과를 보여준 곳으로 매일 2kg이 넘는 큰 씨알의 무늬오징어를 배출해 화제가 되었다. 6월 중순인 현재도 조황은 진행 중에 있다.

포항 남구, 북구 전역에서 호황
최근 몇 년은 6월 중순이 되어야 산란 무늬오징어 시즌이 열렸다. 그런데 작년과 올해는 그 양상이 달라서 4월 하순부터 산란 무늬오징어가 낚이기 시작했다. 따라서 필자가 운영하는 바다루어클럽의 몇몇 열성적인 에깅 마니아들은 올해 4월 중순부터 포항 남부권을 중심으로 꾸준하게 탐사에 들어갔으나 날씨가 나쁜 날이 많아서 그런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다가 5월 18일 오후 3시경, 바다루어클럽 총무 김승권(닉네임 파티) 회원이 포항 남구 동해면에 있는 임곡방파제 앞 갯바위 잘피밭 언저리에서 1110g 무늬오징어를 낚아 이때부터 포항 지역에서 에깅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조황 소식은 순식간에 퍼졌고 포항 남부권의 무늬오징어 핵심 산란터로 알려진 동해면의 임곡방파제와 흥환방파제 그리고 장기면 대진방파제와 모포방파제 일대로 에깅 마니아들이 몰려들어 평일에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볐다.
그뿐 아니라 그 열기는 구룡포 용주리방파제와 제실방파제 등 전통적인 명포인트뿐 아니라 포항 북부권의 청하면 이가리, 송라면 조사리, 화진리 일대 방파제와 갯바위까지 확산되어 나갔다. 마치 2012년과 2016년의 ‘역대급’ 산란 무늬오징어 시즌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였다.

임곡방파제 일대가 가장 ‘핫플’
그런데 그 당시와는 다르게 기사를 쓰고 있는 6월 초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수온을 유지하는 2m 내외의 얕은 수심의 잘피밭 또는 해조류밭에서 상대적으로 무늬오징어가 활황을 보이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그 대표 포인트가 임곡 큰 방파제와 청룡회관방파제 사이의 갯바위다.
이 갯바위는 전방 30m에서 50m 사이에 듬성듬성 잘피밭과 해조류밭이 형성되어 있고 수심은 1~2m밖에 안 된다. 올해 산란 무늬오징어 시즌이 시작한 초반부터 이 포인트가 포항 지역 최고의 대박 포인트로 급부상하게 되어 멀리 울산, 대구에서도 에깅 마니아들이 몰려들어 아침저녁 피딩에는 포인트에 들어서기 위해 대기를 하여야 할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이런 소식을 듣고 필자는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사흘간 직접 임곡 갯바위 포인트 답사에 나서 현장 상황을 확인했다.
그 결과 거의 날마다 2kg급 무늬오징어를 비롯, 킬로급을 넘는 조과가 매일 나왔고 어떤 날에는 1인당 서너 마리의 큰 무늬오징어를 낚는 날도 이어졌다. 같은 시기, 임곡방파제와 흥환방파제에서도 얕은 곳에서 무늬오징어가 꾸준한 조황을 보였는데, 잘피군락이 잘 형성된 곳이라면 어디든 무늬오징어가 낚이는 것 같았다.

▲ 임곡큰방파제 외항. 전역이 산란 무늬오징어 포인트이며 시즌 초반은 수심이 얕은 초입이 좋고 점점 방파제 콧부리 쪽으로 포인트가 형성되는 특징이 있다.

▲ 임곡방파제 갯바위 포인트. 철망이 있는 곳을 지나서 진입해야 한다.

▲ 낚은 무늬오징어를 싱싱하게 보관하기 위해 ‘시메’를 하고 있다.

▲ 회원들이 사용한 에깅 장비와 채비. 에깅 전용대에 0.6호 합사, 3.5호나 3호 섈로우 에기를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7월까지 조과 기대
임곡방파제 일원의 산란 무늬오징어 포인트는 크게 4군데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갯바위 포인트 외에 방파제 두 곳과 테트라포드가 놓인 구간이다.
임곡리에는 3개의 방파제가 있다. 항 중앙에 위치한 방파제가 임곡 큰 방파제로 이곳 외항 전역이 포인트다. 수온이 17℃로 형성되는 시즌 초반에 수심이 얕은 방파제 초입이 주 포인트다. 수온이 20℃까지 오르면 수심 4~5m의 끝자리가 유망하다.
또 하나의 방파제는 임곡 큰 방파제에서 북쪽으로 바라보이는 청룡회관방파제다. 청룡회관방파제는 해병대 시설로서 선착장 형태이며 내항 슬로프 오른쪽 전방 50m 지점의 잘피밭이 핵심 포인트다. 이곳 수심은 4~5m이며 시즌 초반에는 거의 몰황 수준을 보였지만 현재 크게 주목을 받는 포인트가 되었다.
마지막 포인트는 큰 방파제 남쪽에 있는 작은 방파제로 포인트로서 구실을 거의 못하지만 작은 방파제에서 남쪽으로 바라보이는 긴 테트라포드 구간은 그 끝자락 전역이 포인트가 된다. 역시 수심이 얕아서 시즌 초반부터 꾸준한 조황을 보인 곳이지만 다른 곳에 비해 진입과 낚시자리가 불편한 것이 단점이다.
앞으로 조황을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지만 별다른 기상 변화가 없다면 조과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산란 무늬오징어는 장마가 시작되어도 강한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낚인다. 태풍이 불거나 강한 파도와 바람으로 잘피밭이 훼손되면 산란 시즌이 마무리되곤 했다.

▲ 5월 31일 오전 9시30분, 이현철 씨가 히트한 무늬오징어를 바다루어클럽 김승권(닉네임 파티) 총무가 뜰채로 올리고 있다. 마지막에 해초에 걸리지 않게 랜딩하는 것이 중요하다.

▲ 지난 5월 28일 오전에 임곡방파제 갯바위에서 1.4kg 무늬오징어를 낚은 임승권 총무.

▲ 5월 31일 오전에 씨알 좋은 무늬오징어를 낚은 낚시인.

취재협조 다음카페 바다루어클럽 cafe.daum.net/sealure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