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 중태도

1시간 만에 따오기 10마리

소발서와 고깔, 들어는 봤나요?

김종호 유튜브 기술자TV 진행자

▲ 고깔여 해상에서 가장 먼저 농어를 히트한 김민호 씨.

▲ 소발서.고깔여 위치도

본격 원도낚시 시즌을 맞아 신안 태도를 찾았다. 이번에 찾은 곳은 상태도와 하태도 사이에 있는 중태도로 요즘 낚시인들에게는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는 섬이다.
중태도에도 마을이 있고 낚시전문 민박집이 있다. 그러나 상태도나 하태도에 비해 포인트가 적어 15명 정도가 들어가면 포인트가 찬다. 그래서 낚시인들은 포인트 선정에 여유가 있는 상태도나 하태도를 찾는 편이다.
하지만 나는 지난겨울부터 중태도를 다시 파고 있다. 20년 전부터 중태도에서 낚시를 즐겨온 나는 중태도의 여름낚시가 얼마나 재밌는지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참돔도 참돔이지만 농어 자원이 어마어마하다. 이번에도 참돔은 부수적으로 노리고 농어를 주 대상어로 정하고 입성했다.
이번 출조에는 서울에서 온 김민호 회장님이 동행했다. 내가 진행 중인 유튜브 방송 ‘기술자TV’의 구독자이기도 한 김민호 회장님은 원도낚시 전문가다. 겨울이면 거의 가거도에 살다시피 하는데 마침 중태도도 경험해보고 싶다고 알려와 함께 출조에 나섰다.

예상 밖의 청물에 이틀 연속 고전
도착 첫날인 5월 22일은 3물. 태도권 낚시 물때로는 이상적이었다. 여름낚시 시즌으로 보기엔 약간 이른 감이 있었지만 주말임에도 붐비지 않는 점을 위안 삼으며 여객선에 올랐다.
낮 12시경 중태도 민박집에 도착해 점심식사를 한 후 배에 올랐다. 본섬을 돌며 농어 루어 포인트를 살피는데 예상보다 상황이 좋지 못했다. 청물이 밀려든 것이다. 냉수대까지 끼면서 본섬에서의 첫날 낚시는 꽝을 맞고 말았다.
둘째 날에는 간여로 가보기로 하고 가거도 방향으로 30분가량 갔으나 여건은 다르지 않았다. 어디까지 청물이 낀 건지 바닥이 훤히 보이는 악조건! 결국 둘째날도 꽝을 맞고 말았다.
결국 나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조대길 선장님과의 논의 끝에 소발서로 가기로 한 것이다. 소발서는 태도에서 홍도 방향 30분 거리에는 있는 간출여다. 물 위로 솟은 규모는 고작 2평 남짓. 그러나 주변이 거대한 여밭으로 여름고기의 천국으로 불리는 곳이다. 낚시 시간이 짧고 겨울에는 날씨가 나쁜 날은 거의 상륙이 불가능하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이람? 소발서 또한 물색이 맑다. 이러다간 원도낚시 꽝이라는 흑역사를 남기고 떠날 판이었다. 이대로 포기하기엔 너무나 아쉬운 순간, 한 번 더 선장님께 부탁을 드려봤다.
“선장님 고깔 안되겠습니까?”

던지면 물어대는 따오기들
고깔(고깔여)은 소발서에서 대흑산도 방향으로 30분 거리에 떨어진 여다. 규모는 거문도 제립여 만 한데 20년 전 농어 야간 찌낚시로 따오기급 농어로 쿨러를 채운 곳이다. 그때는 출조할 배가 마땅치 않아 흑산도에서 배를 대절해 낚시를 왔었다.
선장님도 오기가 생겼는지 두 말 안 하고 흔쾌히 승낙하신다. 다시 배를 몰로 이동하니 대흑산도와 가까워 물색이 적당히 탁했다.
첫 캐스팅에 김민호 회장님이 첫 입질을 받았다. 3일째 만에 받는 입질이라 내가 다 기뻤다. 이후 던질 때마다 농어가 무는데 전부 80cm에 육박하는 따오기급이다. 이제 막 중들물이 받칠 시간대라 서둘러 조과를 거두지 못하면 낚시가 힘든 상황. 그렇게 정신없이 루어를 던지다보니 1시간 여 만에 10마리의 따오기를 올릴 수 있었다.
씨알이 70~90cm에 달해 1마리 끌어내는데 최소 5분 이상이 걸려 더 많은 조과를 거두기도 힘들었지만 목포로 나가는 여객선이 오후 2시에 뜨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철수를 결정해야 했다.
사실 이번 출조는 조대길 선장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자칫 빈손으로 돌아갈 뻔한 출조였다. 이맘때 밀려드는 청물 앞에서는 그 누구도 손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6월로 접어들자 물빛이 적당히 탁해지고 수온도 올라 참돔과 농어 모두 양호한 조황을 보인다는 소식이다. 오는 6월 중순에 또 한 번 중태도를 찾기로 하고 목포로 돌아왔다.

▲ 90cm가 넘는 따오기를 올린 필자가 고깔여를 배경으로 기념촬영.

▲ 소발서에 상륙해 루어를 던져봤지만 청물 탓에 입질은 없었다.

▲ 필자가 농어를 걸자 김민호 씨가 뜰채 지원에 나섰다.

▲ 고깔여에서 루어낚시에 올라온 농어들. 죄다 80cm 이상의 대물이었다.

민박·낚싯배 문의 중태도 조대길 010-8201-5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