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 방촌소류지

대물 소류지의 재발견

대낮에 40.4cm와 40.8cm

정국원 로즈피싱밴드 운영자

▲동출한 로즈피싱밴드 회원들이 취재일 올라온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왼쪽부터 박일상, 황출성, 천대욱 씨.

본격 배수기가 시작되는 시기인 5월. 이번달은 경남 의령으로 차를 몰았다. 평지지는 거의 마름이 덮인 상태라 마름 없는 계곡지를 우선적으로 둘러봤다. 그러나 마음에 찜해 놨던 곳들은 모두 배수가 진행 중인 상황. 다시 진주 방면으로 차를 돌렸다.
도착한 곳은 진주시 사봉면 방촌리에 있는 방촌소류지. 1천평 규모의 작은 소류지다. 다행히 배수는 하지 않고 마름도 듬성듬성 자라 피어난 상태였다. 원래는 로즈피싱밴드 회원 8명이 동출하기로 했으나 낚시터 규모가 작아 3명의 회원에게만 연락했다.
나는 제방 초입에 자리를 잡았다. 이미 약간의 배수가 된 상태로 수심은 2m 정도가 나왔다. 낚싯대 편성 후 커피 한 잔 마실 즈음 회원들이 도착했다. 각자 낚시 자리를 잡은 뒤 낚시를 시작했다.
낮에는 옥수수 미끼로 사용했다. 그러자 입질이 정신없이 들어왔다. 모두 중치급들로 손맛이 당찼다. 오후 4시쯤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가 터졌다. 제방 대나무 부근에 세운 찌가 솟기에 챘더니 40cm가 넘는 대물 붕어가 올라온 것이다. 계측할 시간도 없이 이번에는 갑자기 정면으로 편 6칸 대의 찌가 몸통까지 솟았다.
힘차게 챔질하자 놀라운 힘으로 째고 도주를 한다. 듬성듬성한 마름 사이를 피해 끌어내니 방금 올라온 녀석과 비슷한 씨알이었다. 이렇게 대낮에 40.4cm와 40.8cm가 올라왔다. 로또보다 더 귀한 보물이었다.
살림망에 넣어둔 후 계속 낚시를 이어갔다. 한 시간 여가 지났을까? 좌안 중류에 자리 잡은 황출성(찌낚시) 회원이 붕어를 낚아내 가보니 35cm짜리 허리급 대물붕어였다. 낮에 이렇게 잘 낚이면 밤에는 어떨지 궁금했다.

▲진입로에서 바라본 방촌소류지. 길고 아담한 소류지다.

20년 전부터 4짜, 5짜 낚이던 곳
오후 6시쯤 본부석에 모여 저녁식사를 한 뒤 밤낚시를 시작했다. 그러나 웬걸? 밤낚시를 시작한 지 세 시간이 지나도록 입질이 없었다. 원래 이곳은 밤낚시보다 새벽~아침 그리고 오후 시간에 입질이 좋은 곳이기에 신경 쓰지 않고 꾸준히 낚시를 이어갔다.
시간이 흘러 밤 11시에 허기진 배도 채울 겸 본부석에 모여 삼겹살에 소주 한잔씩 하며 옛 추억을 떠올렸다. 20년 전 고 서찬수 님이 이곳에서 5짜급 두 수, 4짜급 네 수나 낚은 곳이라는 것을 얘기해주자 모두들 귀가 쫑긋하게 섰다.
참고로 방촌소류지는 일제 강점기 때 만들어진 곳으로 20년 전에 대물이 많이 쏟아져 각광을 받았던 곳이다. 2007년과 2009년 두 번의 가뭄으로 바짝 마른 후론 발길이 끊기기도 했다. 2016년에 필자가 이곳을 다시 찾아 짬낚을 하는데 동네 주민이 오더니 “작년에 물이 말라서 고기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몇 해 발길을 끊었다가 5년 만에 이곳을 다시 찾은 것인데 의외의 호황을 만난 것이다.
새벽 두 시가 되자 일기예보에 없던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강풍까지 몰아쳐서 도저히 낚시가 불가한 상황. 결국 각자의 차량으로 들어가 잠을 청하고 아침낚시에 집중하기로 하였다.

▲천대욱 씨가 도로 건너편 연안에서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상류에 바라본 방촌소류지.

내비주소 진주시 사봉면 방촌리 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