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 어두지

그림 같은 풍광 속에

솟구치는 월척들

박상수 유튜브 길낚시유림TV, 판야레저 필드스탭

▲녹음이 짙은 상류에 자리를 잡은 최영탁 씨가 오전 일찍 입질을 받은 7치 붕어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번 호는 배수기를 맞아 한적한 농번기에도 수위 변동이 적은 계곡지를 취재지로 삼았다. 규모가 너무 작은 곳은 피하고 여럿이서 낚시할 수 있는 곳을 물색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택한 곳은 전북 완주군 상관면 신리에 있는 어두지. 필자와 오랜 기간 낚시를 즐겨온 논산 낚시인 김종성 씨에게 추천을 받았다.
어두지는 만수면적 1만 여평의 계곡형 저수지다. 외래어종인 블루길이 십여 년 전부터 서식하고 있으며 현재는 대물터로 알려져 있다. 산세 좋은 고덕산자락 아래에 있으며 경관이 수려하고 물이 맑다. 뛰어난 풍광에 매료되는 그야 말로 청정 저수지다. 저수지에 인접하는 도로 여건이 좋고 포인트 진입 여건 또한 뛰어나며 주차 여건도 좋아 이맘때 찾기는 더할 나위 없는 곳으로 보였다.

블루길 유입 뒤 낚시인에게 잊힌 저수지
어두지는 블루길이 유입되기 전에는 잔 씨알이지만 떡밥 콩알낚시에 마릿수 입질이 들어오는 곳으로 현지인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블루길이 유입되면서 전형적인 계곡지 대물터로 면모가 바뀌었다. 당연히 마릿수 입질이 떨어지면서 낚시인의 발길이 끊어졌고 지금은 손때가 묻지 않은 한적한 저수지로 남게 되었다. 우리는 이러한 저수지를 두고 ‘잊힌 저수지’라고 표현하는데, 그 잊힌 저수지를 지난 5월 18일에 김종성 씨와 함께 찾은 것이다.
18일 오후, 일을 마치고 늦게 어두지에 도착했다. 예상대로 낚시인은 없었고 한적하게 김종성 씨와 대편성을 하며 낚시를 시작했다. 최근 이곳의 붕어 소식을 필자에게 알려준 논산 낚시인 최영탁 씨는 ‘새벽녘 입질과 오전 입질이 강하고 붕어가 예전과 다르게 체고가 굉장히 높은 녀석들이 올라오니 힘 좋은 붕어를 잘 대비하라’고 귀띔했다.
현장에 도착해 중상류권 수심 1m권에 찌를 세웠다. 김종성 씨는 중류권 수심 2m권에 자리를 잡았다. 출조 당일 저수지 수위는 75%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밤에 배수가 멈추었다.
블루길이 많긴 하지만 나는 지렁이 미끼를 사용하기로 했고 김종성 씨는 옥수수 미끼를 썼다. 블루길의 입질은 밤이 되니 뜸해졌고 그때부터는 지렁이를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어두지 상류에서 낚은 월척붕어를 보여주고 있는 필자(좌)와 최영탁 씨.

▲최상류 포인트로 진입하는 도로. 길이 잘 나있으며 주차 여건도 좋다.

▲최영탁 씨가 어두지 공략에 사용한 분할봉돌채비.

▲5월 19일에 필자가 어두지에서 직접 낚은 월척붕어.

첫 출조에 월척 두 마리 확인 후 철수
본격적인 입질은 새벽 3시경에 들어왔다. 맨 우측 3.2칸의 찌가 꿈틀대더니 이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챔질과 동시에 체고가 상당히 높은 월척 붕어가 올라왔다. 하지만 그 후론 동이 트고 아침까지 입질은 없었고 블루길 성화만 심해졌다.
나와 김종성 씨는 철수를 하고 2주 뒤인 5월 29일에 다시 어두지로 출조했다. 원래 강계로 출조하려 했지만 비가 많이 와서 다시 어두지를 찾은 것이다. 우리가 출조한 날에 어두지에서 만난 최난호 씨는 최상류에서 낚시를 했는데, 32, 35cm 월척 두 마리를 낚아 철수를 했다. 미끼는 옥수수를 썼고 밤 9시 전후와 새벽 3시~4시에 입질을 보았다고 하했다.
서둘러 대편성을 했다. 최영탁 씨는 최상류에 앉아 다대편성을 했고 나는 최영탁 씨와 조금 떨어진 상류에 포인트를 잡았다. 많은 비로 인해 29일에는 어두지 수위가 98%를 유지하고 있었다. 어두지는 주로 상류와 중류에서 낚시가 이루어지는데 가장 큰 이유는 여럿이 앉을 수 있는 포인트가 있고 만수 때도 다대편성을 한 대물낚시인 5명 정도가 낚시를 할 넓은 낚시자리들이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주차여건도 좋고 포인트와 가깝게 본부석을 차릴 수 있어 좋았다.
참고로 어두지의 또 하나 일급 포인트는 바로 무넘기 주변이다. 무넘기 또한 주차여건이 좋고 하루 종일 그늘과 쉴 수 있는 정자까지 마련되어 있다. 무넘기 주변에서는 2~3명 정도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최영탁 씨와 필자가 어두지에서 낚은 월척붕어. 월척은 4마리며 나머지 한 마리는 7치다. 체고가 높은 붕어가 있는 반면에 유선형의 전형적인 체형의 붕어도 나왔다.

▲무넘기 포인트에 자리를 잡은 낚시인들.

▲어두지 상류에 마련한 필자의 낚시자리.

▲최영탁 씨가 어두지에서 낚은 월척붕어 2마리를 보여주고 있다.

밤 9시와 새벽 3~4시가 입질시간대
낮에는 역시 블루길 성화가 심했다. 우리는 그늘에서 충분하게 휴식을 취하고 이른 저녁을 먹은 후 밤낚시에 집중했다. 나는 이날은 지렁이와 글루텐을 섞어서 미끼로 사용했다. 최영탁 씨는 전부 옥수수 미끼를 사용했다.
첫 입질은 내가 먼저 받았다. 저녁 9시가 될 무렵 맨 우측 3.4칸 지렁이 미끼에서 꼼지락 거리던 찌가 옆으로 움직여 챘더니 멋진 월척 붕어가 올라왔다.
필자가 붕어를 꺼내 살림망에 보관을 하는 사이 최상류에 있던 최영탁 씨도 첨벙첨벙 소리를 내며 찌불이 요동을 치는 것이 보였다. 옥수수 미끼에 월척 붕어를 올리고 있었다. 이후 최영탁 씨 포인트에서 몇 차례 입질이 들어왔지만 목줄이 터지고 헛챔질도 몇 번 나왔다고 한다. 밤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고 기대하던 새벽 입질은 큰 소식 없이 지나갔고 우리는 철수했다.
최근 어두지의 입질 시간대를 보면 아침 입질은 거의 없고 주로 동이 트기 전에 거의 들어온다고 한다. 그러므로 밤 9시부터 새벽 3~4시까지는 무조건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한다.
6월 6일 현재 어두지 수위는 88.5%로 배수가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다. 갑작스럽게 배수를 하는 것이 아니고 며칠간 소량으로 배수가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다. 배수가 진행돼도 입질을 받는 데는 문제가 없다. 오히려 배수가 이루어지면 더 많은 포인트가 드러나므로 낚시 여건은 좋아지는 셈이다.
내비 주소 완주군 상관면 신리 866-1(상류), 완주군 상관면 신리 산194-2(무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