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간월호

배수기엔 2번수로다!

김철규 호봉레저, 탑레저, 토코떡밥, 태흥 필드스탭

▲드론으로 촬영한 간월호 2번수로의 최하류. 본류와 맞닿아 있는 구간으로 좋은 포인트가 많았다.

올봄은 유난히도 비가 오는 날이 많았다. 그것도 주말에 주로 오다 보니 직장인들은 여러모로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출조도 비와 바람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또 요즘은 배수기라 저수지낚시가 어려운 시기다.
지난 5월 20일에 찾은 곳은 간월호 좌안 하류에 있는 가지수로로 봄부터 마릿수 붕어가 잘 낚인다고 알려진 곳이다. 흔히 간월호 2번수로라고 부르며 인근 강당리와 접해있어 현지에선 강당리수로라고도 부른다. 이날도 비가 예보되어 있어 힘겨운 낚시가 예상됐지만 수로 전체에 수초가 잘 발달돼 있어 비나 바람의 영향은 덜 받을 것으로 생각됐다.
새벽 5시에 집을 나와 뻥 뚫린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려오니 아침 7시가 되기도 전에 간월호에 도착했다. 홍성IC를 나와 간월호 제방을 건넌 뒤 간월영농교차로에서 우회전해 약 1.5km 직진하자 수로가 나왔다. 다리를 건너 2km 내려가자 본류와 맞닿는 포인트가 나왔다.
수로 폭은 30m가량 되었고 수로 양 연안으로 갈대가 잘 발달돼 있었다. 그러나 앉을만한 곳이 보이지 않아 계속 내려오다 보니 하류권까지 오게 되었고, 그곳에는 멋진 갈대 포인트가 눈에 보였다.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찌푸리고 있어 서둘러 낚시 준비를 해야만 했다.

찌몸통까지 밀어 올리는 시원한 입질
포인트를 찾아 수로 하류권까지 내려오다 보니 좋은 포인트가 몇 곳 보였지만 이미 낚시하고 있는 사람들이 선점 중이라 자리 잡기가 쉽지 않았다. 수초 밀생이 끝나는 마지막 지점에 갈대가 불규칙적으로 자란, 일명 닭발 포인트처럼 수초가 형성된 곳이 비어 있었다. 망설일 것도 없이 짐을 내리고 대편성을 시작했다. 마침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좌대를 앞으로 밀어 넣어 설치하자 가장 짧은 대인 2.0칸 대 찌가 갈대 앞에 딱 떨어졌다. 강풍이 불었지만 다행히 뒷바람이고 약 3m 높이의 둑에 막혀 큰 지장 없이 낚시가 가능했다. 그동안 긴 대 위주로 낚시해 어깨가 뻐근했는데 앉아서도 쉽게 스윙이 되니 너무나 편했다. 마침 동출하기로 한 후배 황병순 씨도 도착해 필자 옆의 갈대군락에 자리를 잡고 낚시를 시작했다. 텐트를 치고 나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서둘러 2.0칸 2대와 2.2칸 2대 그리고 2.4칸 2대 등 가장 짧은 대만으로 6대를 편성했다. 유속이 있어 가벼운 채비는 사용하기 어려웠다. 지렁이에 반응이 빠르다는 정보대로 지렁이를 미끼로 달아 사용하니 대 펴는 동안 금세 입질이 붙었다. 소문에 이곳은 붕어 개체수가 많고 입질도 시원시원하다고 했는데 역시 찌를 몸통까지 밀어 올려주며 시원한 입질을 보여 주었다. 씨알은 8치 내외였는데 씨알에 비해 힘 또한 천하장사였다. 하지만 커야 9치 전후였고 월척을 넘기기는 쉽지 않았다.
그렇게 7치 붕어를 첫수로 만난 뒤 잊을만하면 입질이 이어졌다. 강풍이 불어 낚시는 힘들었지만 갈대가 바람을 막아주어 입질 보기는 어렵지 않았고 잦은 입질에 심심하지 않았다. 그렇게 밤새 10마리의 붕어를 만났지만 최대어가 29cm로 여전히 월척 붕어 한 수 얼굴 보기가 쉽지 않았다.

궂은 날씨에도 100마리 이상 낚은 낚시인도
아침을 거르며 낚시를 한 터라 오전 10시경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낮낚시를 이어갔다. 비가 오자 주변의 좋은 포인트에 앉았던 분들은 거의 철수를 했다. 그중에는 100여 수가 넘는 붕어를 낚았다는 포인트도 있다는 얘기에 옮겨볼까도 했지만 짐이 많아 이동이 쉽지 않아 그대로 눌러앉기로 했다. 이날은 바람이 강해 둑 아래에 텐트를 설치하고 본부석으로 사용했다. 오후가 되어도 강풍은 멈추지 않았지만 입질은 계속 이어졌다.
해가 지면서 오락가락하던 비도 그치고 바람도 약해졌다. 밤낚시를 시작하면서 입질이 지저분한 지렁이 대신 찌올림이 깔끔한 어분글루텐으로 미끼를 바꾸었다. 밤낚시가 잘되지 않는다는 정보가 있었지만 해가 지면서도 입질은 이어졌다. 계속되는 입질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낚시를 하다 보니 어느새 자정이 되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새벽 5시에 일어나 아침낚시를 시작해 보았다. 바람도 잔잔하고 비도 그쳐 쾌적한 날씨였지만 이상하리만치 전날 강풍 속에도 잘 나오던 붕어들이 이날만은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항상 동이 트면 아침 입질이 활발하고 전날도 필자가 대를 펴면서 잦은 입질을 받았지만 유독 이날은 입질이 뜸했다. 그나마 전날 밤부터 미끼를 어분글루텐으로 바꾸었더니 찌올림은 정확했고 씨알도 조금은 굵게 낚이는 것 같았는데 동이 트고부터는 입질이 뜸해지다니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이후 뜸한 입질은 다음날 아침까지 이어지고 말았다.

▲필자가 올린 월척 붕어를 대신 들어보이는 황병순 씨.

▲도로변 곳곳에 그림 같은 포인트가 많았다.

▲최하류 콧구멍다리에서 바라본 2번수로. 우안에 좋은 포인트가 많았다.

3일째 밤에 올라온 마릿수 월척들
마지막 밤낚시를 한 토요일 밤은 어느새 소문이 났는지 수로 전체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낚시인들이 모여들었다. 자리가 없다 보니 뒤늦게 출조한 낚시인들은 생자리를 개척하고 나서야 낚시자리를 만들 수 있었다.
다행히 이날 밤은 34.5cm의 월척 붕어로 큰 손맛을 볼 수 있었다. 마릿수는 부족했지만 간간이 턱걸이 월척이 섞여 낚인 덕분에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첫날부터 함께 낚시한 황병순 후배는 30여 수의 붕어를 낚아 손맛을 제대로 봤다. 필자 역시 약 80여 수의 붕어를 낚았다.
한편, 요즘 들어 전국적인 낚시금지구역 확대로 낚시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곳 역시 넘쳐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던 곳이지만 이번 출조에서 살펴보니 자기 쓰레기는 자기가 가지고 가는 등 개선의 조짐이 보이고 있었다.
아직도 음식을 있는 대로 갖고 와서 먹고 마시고 그대로 팽개치고 가는 사람들이 있다. 만약 그런 사람들이 보인다면 과감하게 지적해 우리 낚시터는 우리가 지킬 수 있도록 해야겠다.
가는 길 홍성 방향에서 갈 경우 간월호를 건너 간월영농사거리에서 우회전, 농로로 약 1.5km 진행하면 수로 중류에 이르게 된다. 이후 하류권으로 약 2km에 이르는 수로가 이어진다. 내비 주소는 부석면 강당리 1568.

▲전방의 갈대 포인트를 향해 대를 편성했다.

▲필자가 올린 턱걸이 월척.

▲필자 일행이 준비한 쓰레기봉투.

▲필자가 올린 마릿수 조과. 촬영 후 모두 방류.

▲간월호 2번수로 위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