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600호 특집_1·2·3·4·500호로 살펴본 한국의 낚시

1979년 11월호 지령 100호

창간 25년 기념해 낚시춘추 주최 명사초청낚시대회 개최
환경부 發 낚시면허제 핫이슈, 낚시업계 간담회 지상중계

지령 300호에서 크게 다룬 기사는 낚시춘추가 최초로 주최한 명사초청낚시

▲지령 300호는 1996년 7월호로 충남 오천 앞바다에서의 농어 루어낚시를 표지 사진으로 선정했다.

대회, 그리고 당시 낚시계의 최대 이슈였던 낚시면허제를 진단한 낚시업계 간담회 지상중계였다.
명사초청낚시대회는 창간 25주년과 지령 300호를 맞아 열린 기념행사로 낚시계 저명 인사들을 초청한 친선낚시대회였다. 낚시춘추가 업계 대표들과 원로들을 초빙해 총 100명이 넘는 인사가 참가했다.
경기도 평택시 석봉낚시터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지금은 고인이 되신 낚시춘추 창간인 한형주 박사, 어탁가 김홍동 선생,  오장규 전 새서울낚시 대표, 만화가 김삼, 광주의 원로낚시인 손철 박사 외에도 전국낚시연합회 조상직 부회장, 경북낚시연합회 김동은 회장, 환경단체 대구연우회 박원규 회장, 대구연합회 오광웅 회장, 평화낚시 이종필 대표, 원로낚시인이자 은어낚시교실 저자 김근희 선생, 광주의 원로낚시인 최달식 선생 등이 참석했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낚시계 유명 인사들이 총 출동한 ‘낚시계 올스타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당시 한자리에 모인 원로 낚시인들은 “우리가 낚시춘추를 구심점으로 다시 모이게 됐다. 낚시춘가 이런 자리를 마련하지 않았으면 언제 또 얼굴을 볼 수 있겠는가. 이런 뜻 깊은 행사를 주최한 낚시춘추의 노고에 감사한다”는 덕담을 남겨주셨다. 현재는 당시 행사에 참가한 원로 중 많은 분들이 하늘나라로 떠나셨지만 그날의 밝은 미소들은 본지 300호에 영원히 남아 후세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낚시면허제의 부당성과 비현실성 논의 
96년 5월 10일, 서울시 논현동에 있던 낚시용품 거래질서 정상화협의회 사무실에서 라이선스제도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는 대책회의가 열렸다, 당시 환경부를 중심으로 올해(96년) 안에 낚시면허제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낚시업계 대표 10명이 낚시용품 거래질서 정상화협의회 사무실에 모여 낚시면허제의 부당성과 비현실성에 대해 비판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당시 참석자는 이종필 평화낚시 대표, 오장규 새서울낚시 대표, 유기달 삼원레저 대표, 최주식 은성낚시마트 대표, 안승근 만어낚시 대표, 이재관 ㈜스포츠선우 전무, 여수양 ㈜해동 영업이사, 도인찬 ㈜은성사 서울사무소장, 이배원 ㈜반도 영업부장, 최두영 ㈜원다 서울사무소 차장이었다. 사회는 안창호 낚시용품 거래질서 정상화협의회 사무국장이 봤고 본지 허만갑 기자가 대책회의를 취재했다.
당시 환경부는 4월 27일 발표를 통해 ‘떡밥 등 미끼의 과다한 사용으로 인한 주변의 환경훼손을 막고 치어와 희귀어종 남획에 따른 생태계 파괴를 방지하기 위한 낚시면허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낚시면허제 강행을 시사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올해(96년) 안으로 농림수산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관계자들과 낚시터 및 사용료 제한, 낚시면허제 도입 등의 논의를 거쳐 낚시면허제 시행방안을 마련할 방침이었다. 이렇게 될 경우 면허를 받은 낚시인은 연간 일정액의 면허료를 내야하며 무면허자가 낚시하다 적발되면 면허료의 5~10배에 달하는 과태료를 물리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었다.
사실 대책회의가 열리기 직전까지만 해도 낚시계는 환경부의 발표를 ‘연례행사’처럼 여기고 가볍게 넘겨왔다. 내리 3년째 비슷한 시기에 같은 내용의 발표가 나왔고 그때마다 흐지부지 끝났기 때문이다. 95년에는 공청회까지 열었지만 낚시계의 반대 여론에 부딪치자 전면 백지화했다.
그러나 96년 상황은 이전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환경부 발표 후 전국낚시연합회 등 낚시관련단체에서 그 진의를 확인한 결과 ‘국무총리실로부터 내려온 지시에 낚시 라이선스제 검토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알려졌고 실제로 관련 공무원들이 라이선스제 자료 수집활동을 보이고 있는 등 환경부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수질오염 문제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는 만큼 꼭 라이선스가 아니더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낚시터의 수질오염을 막을 수 있는 제도 자체를 모색 중이라는 ‘첩보’가 확인되자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 대책회의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낚시인을 수질오염 주범으로 몰아가는 환경부  
당시 환경부는 근거 자료로 ‘낚시터 수질오염 현황’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떡밥 등 낚시미끼를 수질오염의 주범으로 몰아세우면서 ‘떡밥 등 낚시미끼의 연간 사용량이 1만8천2백톤(추정)으로 이 같은 양이 물속에 들어가 산화하면서 필요로 하는 산소의 양을 토대로 계산한 수질오염부화량(생물학적산소요규량/BOD)이 연간 2만6천4백톤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같은 오염량은 1백10만명의 인구가 하루에 배출하는 생활하수가 하천에 영향을 주는 오염부화량에 해당한다는 비교수치까지 제시했다.
여기서, 지금도 환경부가 제시한 근거는 신뢰성이 떨어짐을 알 수 있다. ‘탁상행정스럽다’고 밖에 볼 수 있는 게 자연의 정화력 따위는 전혀 생각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의 설명은 물이 담긴 작은 비커 안에 계속 떡밥을 집어넣으며 썩기만을 기다리다가 “이것 봐라 오염되잖아, 오염”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는게 낚시계의 진단이다. 
최근 떡밥은 사람이 먹어도 상관없을 정도로 안전하게 제조되고 있으며 물속에 들어가면 물고기와 작은 생물들이 모두 먹어 자연분해된다. 게다가 낚시터는 물이 불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며 지속적인 ’물갈이’가 되기 때문에 오염이 되지 않는 것이다. 환경부의 단순무지한 발표가 맞다면 지금껏 50년 이상 떡밥낚시를 해온 충주호, 파로호, 예당지, 고삼지 같은 전국의 인기 낚시터들은 모두 물이 썩었어야 하지 않은가.
당시 회의 때도 참석자들이 지적했지만, 제발 환경 관련 부서는 상식선의 주장을 내세워야 할 것이며 그렇지 못할 경우 지금처럼 낚시인들의 반발에 부딛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충주호 낚금 논란, 안동·운암호·아산호 빅 배스터로 등장
그 외에도 지령 300호에는 눈에 띄는 기사들이 여럿 실렸다. 218페이지에는 ‘충주호 낚시금지 진위 논쟁!’이라는 기사가 실려 낚시인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들었다. 사단은 그해(96년) 초부터 논란이 일었던 ‘충주호 유료낚시터 운영 재허가 문제’로 만약 허가가 연장되지 않을 경우 일반 출조도 금지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며 시작됐다. 여기에 낚시터가 철수한 후 충주호가 상수도 보호구역으로 설정된다는 소문까지 이어져 낚시계를 긴장시켰다. 당시 충북지사였던 주병덕 지사는 ‘낚시를 생계로 먹고사는 현지민과 지역 주민들이 반대한다면 충주호가 특별보전지역으로 지정되는 것을 못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높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아울러 지령 300호를 맞은 96년 여름은 배스가 전국의 대형 호소에 본격 확산됐음을 확인하는 시기도 했다. 안동호의 경우 화보와 별도 분석 기사를 통해 ‘배스낚시 속보 안동호 전역에  5짜 배스 들어찼다’,  ‘대형급 마리수 속출, 매머드급 배스터 탄생 예고!’라는 부제가 붙어 안동호 전성시대를 예고했다. 이어 ‘배스낚시 속보 운암호도 터졌다-댐 전역에서 대물급 떼지어 용틀임-’이란 제목으로 컬러 화보기사가 나갔으며, 흑백 기사로는 ‘새로운 배스터 탄생, 아산호 배스낚시터로 새롭게 태어났다!’가 연달아 게재됐다. 

▲평택 석봉낚시터에서 열린 낚시춘추 창간 25주년 기념 명사초청낚시대회를 다룬 화보 기사.

▲안동호 빅배스 시대 개막을 알린 화보 기사. 운암호, 평택호도 본격 배스터로 성장했음을 함께 보도했다.

▲96년 5월 10일 서울 논현동 낚시용품 거래질서 정상화협희회 사무실에서 열린 ‘낚시 라이센스제 대책회의’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