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호

제천 상천리의 월척향연

난 淸風에 묻혀 살련다

박일 객원기자

▲충주호 옥순대교 하류에 있는 수산면 상천리 연안에서 유유자적하게 낚시를 즐기고 있는 필자 일행. 멀리 충주호유람선이 지나가고 있다.

▲찌를 바라보며 입질을 기다리고 있는 최근엽 씨. 이 자리에서 38cm, 39cm 붕어를 낚았다.

올해도 벌써 6월 중순이다. 1년의 반이 지났으니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을 해본다. 6월 중순에서 7월 중순으로 넘어가는 지금은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는 시기다. 장마가 오고 본격적으로 피서철이 시작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벌써 2년 째 지속되어 낚시로 이어지는 사람들과의 만남도 쉽지 않아졌다. 예전처럼 낚시하기가 녹록치 않음을 실감한다. 게다가 올해는 날씨의 변화도 그리 심한 편은 아닌데 낚시가 정말 안 되는 편이다. 봄부터 수없이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붕어를 낚기 위해 노력했지만, 4짜급 붕어는 고사하고 월척 정도 되는 붕어도 잡은 기억이 별로 없다, 붕어도 코로나 때문에 여럿이 몰려다니지 않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붕어도 코로나 때문에 몰려다니지 않는 건가
올해는 예년에 비해 장마가 빨리 찾아온다는 기상청 예보에 지난해처럼 장마로 인한 몰황이 올까봐 걱정이 된다. 그동안 고난의 연속이었던 조행을 이번에는 좀 괜찮은 포인트를 찾아서 그간의 빈작도 만회하고 몇 안 되는 조우들과의 조행이지만 물 좋고 경치 좋고 붕어 구경할 수 있는 낚시장소를 찾아 즐기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나날이 수도권 인근의 낚시터들은 낚시금지구역으로 묶여버려 이제는 정말 마음 편하게 자연지에서 자연과 더불어 즐기는 낚시가 힘들어졌다. 주말이 가까워 오면서 이곳저곳 연락을 해보고 인터넷 검색도 해보며 낚시할 장소 물색을 하던 중 후배 전영민에게 연락이 왔다. 친구 한 명이 충주호에서 낚시를 했는데 하룻밤에 월척 붕어를 5마리나 낚았다고 했다. 좋은 정보인 듯해서 인근 낚시점에 문의를 하였더니 요즘 충주호 연안이 핫하다는 얘기와 함께 이번 주에 충주호로 낚시를 가면 빈작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호황이 이어지고 있는 곳은 충주호 옥순대교 하류에 있는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 연안이었다. 한 번도 가보지도 듣지도 못한 곳이어서 강렬하게 끌렸다.

자정 넘어 쏟아진 월척 입질
5월 28일 금요일 오후, 조우 박동일, 최근엽, 전영민 조우 씨와 함께 충주호로 떠났다. 충주호 제천 지역은 청풍호라고도 부르는데 연안낚시가 만만치 않은 곳이다. 수위 변동이 심해서 접근하기 어려운 포인트가 많다. 하지만 댐이 주는 멋진 여름 풍경과 깊은 수심에서 전해지는 짜릿한 손맛과 씨알 좋은 붕어는 낚시인을 유혹하기 충분하기 때문에 요즘에도 많은 낚시인들이 충주호 연안을 찾는 것 같다.
출발 전까지 내린 비로 만수를 유지하는 충주호지만 약간의 오름수위도 기대가 되었다. 주차를 하고 50m 정도 이동해야 하는 고된 노동이 기다리고 있지만 멋진 경치와 맑은 물 그리고 우리만이 있는 공간이 너무 좋아 두세 번 왕복으로 낚시 짐을 옮기는 게 힘들지는 않았다.
낚시 자리를 잡고 채비를 던지니 수심은 1.5~2.5m가 나왔다. 수심은 좋았지만 물이 너무 맑아서 낮에는 입질 받기 힘들 것 같았다. 밤에 승부를 걸기로 했다. 밤 시간은 금방 찾아왔다. 미끼는 글루텐과 옥수수를 썼고 3칸 대 이상 다대편성에 바늘은 붕어 12호 외바늘, 원줄 2호, 목줄 1.5호를 사용했다.
보리 계열과 옥수수를 밑밥으로 투여하고 조금 기다리니 입질이 들어왔다. 대부분 누치가 낚였지만 자정 무렵에 최근엽 씨가 입질을 받아 턱걸이 월척 한 수를 올렸고, 이어 새벽 2시부터 입질이 자주 들어오기 시작했다. 전영민 씨가 37cm, 38cm 붕어 두 마리를 낚아냈다. 박동일 씨도 35cm 붕어와 9치 붕어 두 마리를 낚았고, 새벽 4~5시에는 최근엽 씨가 38cm, 39cm 토종 붕어 두 마리를 더 낚았다.

▲필자의 대편성. 충주호의 맑은 물색이 걸림돌이었으나 오후에 큰 씨알의 붕어가 모습을 보여 주었다.

▲수초가 밀생한 상천리 연안.

▲전영민 씨가 자정무렵에 낚은 38cm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터뜨린 붕어가 더 많아
지렁이를 사용하면 동자개와 메기 같은 강고기가 잘 낚이지만 밤에 채비가 엉키거나 망가지지기 십상이다. 가급적 동물성 미끼는 사용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1.5m~2m 수심이 완만하게 이어지는 연안은 수몰 육초대에서 입질이 잦았다. 잡은 것보다 터뜨리거나 놓친 붕어가 더 많을 정도로 입질이 활발했다. 주의할 것은 정숙낚시를 할 것. 그리고 얕고 완만한 수심으로 인해 낚시인끼리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 게 큰 붕어를 낚는데 중요해 보였다.
낮은 무조건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여름이라 덥기도 하고 호수 위를 다니는 유람선 때문에 낚시하기 힘들다. 타프나 그늘막 등을 꼭 챙겨가기 바란다.
가는 길 내비에 수산면 상천리 619-1를 입력하면 남제천톨게이트-금성-도화리 순으로 안내해준다. 도로 좌측에 간이쉼터를 확인한 후 주차 후 화장실 건너편 내리막길로 내려가면 포인트에 이른다.
내비 주소 수산면 상천리 619-1

▲포인트 진입 중에 발견한 이정표. 옥순대교와 상천리 갈림길에 있다.

▲필자 일행이 베이스캠프로 마련한 장소.

▲밑밥으로 사용한 보리계열과 옥수수계열 떡밥. 미끼는 글루텐과 옥수수를 사용했다.

▲출조당일 최대어인 39cm 붕어를 보여주고 있는 최근엽 씨.

▲살림망에서 대물의 자태를 뽐내고 있는 충주호 붕어.

▲충주호 제천 상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