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칼럼

지령 600호와 국회 국민동의청원 10만

지난 1971년 2월 25일 3월호 창간호가 발간되고 50년이 지난 2021년, 지난 3월호로 창간 50주년을 맞은 낚시춘추는 이번 7월호를 맞아 지령 600호를 맞이했습니다. 지령이 무슨 말이지? 고개를 갸웃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지령(誌齡)’이란 잡지의 나이를 말합니다. 창간한 이후 발행한 호수를 뜻하는데 낚시춘추 2021년 7월호가 600권째 발간한 책이란 얘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지령 600호가 넘는 월간지는 낚시춘추 외 10여 종이 조금 넘는 정도입니다. 다시 한 번 독자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월간지는 1년에 12권이 나오므로 지령 100호에 이르려면 8년여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낚시춘추는 1979년 11월호로 지령 100호, 1988년 3월호로 지령 200호, 1996년 7월호로 지령 300호, 2004년 11월호로 지령 400호, 2013년 3월호로 지령 500호를 맞이했습니다.
8년 여 동안 발간된 100권의 낚시춘추엔 우리나라 낚시역사가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낚시춘추는 지령 100호 200호, 300호, 400호, 500호를 발간할 때마다 특집으로 한국낚시의 변화상을 집중조명하거나 주목해야 할 이슈를 찾고 또 새롭게 부각시켜야 할 낚시 장르나 낚시터를 발굴 소개했습니다.
1979년 3월호 지령 100호에서 국내 언론사로는 최초로 낚시인의 의식구조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 조사에서 80년대를 앞둔 한국낚시계가 세대교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조사에서 낚시를 즐기는 주 연령대와 직업군은 40대와 직장인이 가장 많았습니다. 낚시 하면 나이 지긋한 분들이 즐기는 한량한 취미라는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1996년 7월호 지령 300호의 화두는 낚시면허제였습니다. 당시 환경부는 4월 27일 발표를 통해 떡밥 등 미끼의 과다한 사용으로 인한 주변의 환경 훼손을 막고 치어와 희귀어종 남획에 따른 생태계 파괴를 방지하기 위한 낚시면허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강행을 시사했습니다. 환경부는 이미 1995년에 공청회를 여는 등 낚시면허제를 준비해왔고 낚시계 역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분주했는데 낚시춘추가 여론을 주도했습니다. 설문조사를 실시해 ‘낚시인 77.7%가 낚시면허제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기사(1995년 5월호)를 싣고 낚시계 좌담회를 마련하는 등 낚시면허제의 부당성과 비현실성을 지적하며 낚시인과 함께 싸웠습니다. 결국 환경부는 1997년 3월, 현실성이 없다는 각계의 지적과 자체 판단을 이유로 낚시면허제 전면 백지화를 발표했습니다.
2021년, 지령 600호를 맞은 낚시춘추 7월호의 이슈는 무엇일까요? 단연 ‘낚시금지법 개정 국회청원 10만 달성’입니다. 저는 낚시춘추 7월호를 준비하던 5월 25일 10만 달성의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낚시기자 25년 생활 중 가장 역사적인 날이었습니다. 국회청원 10만은 올봄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하천과 저수지의 낚시금지구역 지정 사태에 맞서 이의 근거 법인 낚시금지 관련 법 조항 개정을 바라는 낚시인의 열망이 이뤄낸 결과입니다. 낚시계 전체가 참여해 이룬 성과여서 더욱 값지고 소중합니다.
낚시춘추는 낚시금지법 개정 국회청원 10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껏 그래왔듯, 국내 최고 전통지이자 낚시정론지로서 낚시금지법 개정을 위해 낚시인과 함께 나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낚시계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2021년 6월 12일
서성모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