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도전! 몬스터 무늬오징어 에깅



이것이 '산란 특수'

제주 애월에서 킬로 오버 3연타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야마시타 필드스탭 노인석 씨가 애월 갯바위에서 히트한 무늬오징어를 가프로 올리고 있다. 섈로우 타입 에기로 바닥이 아닌 중하층을 노려서 쉽고 빠르게 입질을 받았다.

제주도는 우리나라 에깅 일번지다. 봄이 되면 대형 무늬오징어가 산란을 하기 위해 얕은 연안으로 붙기 시작하고 마릿수, 씨알 모두 전국 최고의 조황을 보여준다. 올해도 어김없이 제주 북부를 시작으로 몬스터 에깅이 시작했으며 좋은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포인트의 특성을 모르고 출조한다면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다.


낚시인들은 몬스터 에깅 시즌을 더러 ‘정신건강에 해로운 낚시 시즌이다’라고 말들 하는데 기자 역시 나름대로 이 시즌에는 고충이 있다. 제주도에서 본격적으로 몬스터 에깅이 시작하는 시기는 3월~4월이다. 하지만 몬스터 에깅 시즌이 시작하는 3~4월에 맞춰서 기사에 쓰려면 적어도 2~3월에 취재에 나서야 한다. 만약 4월에 취재를 해서 기사가 나가면 사실상 시즌은 끝나버리고 만다.
2월에는 제주도 북부에서 에깅이 잘 되지 않는다. 바람으로 인해 물색이 탁하고 수온도 낮기 때문이다. 그래서 2월에는 북쪽의 산란 포인트가 아닌 제주도 남쪽의 겨울 포인트에서 에깅을 해야 하는데, 취재 성공률이 높지 않다. 현지 낚시인들이야 오늘 실패하면 내일 또 나가면 되지만 일정이 정해져 있는 기자에겐 주어진 하루 이틀이 전부다. 그래서 새로운 포인트로의 모험 보단 주로 ‘안전빵’을 택하게 된다. 
지난 4월 18일 취재를 나선 날 역시 무늬오징어가 나오는 제주도 북부를 뒤로하고 제주도 남쪽의 서귀포 안덕면의 대평포구 일대로 첫 출조를 했으나 무늬오징어는 구경도 할 수 없었다. 산란 시기에 맞춰 무늬오징어가 무리를 지어 이동을 시작했기에 조과를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4~5월엔 제주 북부가 명당
첫날은 실패하고 둘째 날은 야마시타 필드스탭 노인석 씨와 함께 제주도 북쪽의 애월 일대로 출조했다. 애월은 제주도 북부의 신창, 판포, 한림과 더불어 산란 시즌 최고의 포인트로 꼽히는 곳이다. 하지만 유명한 만큼 사람이 많아서 포인트에 진입할 수 있는 확률이 낮다는 것이 흠이다. 기자 역시 에깅 초창기에는 제주도 북부의 여러 곳을 다녔지만 점점 현지인들에게 밀리다보니 부속섬인 비양도나 우도 등을 찾아나서기 시작했고, 나중엔 대부분의 시즌을 제주도 남쪽인 서귀포 일대와 지귀도, 가파도 등지를 다녔다. 많은 에깅 마니아들이 공감하겠지만 아무리 무늬오징어가 잘 나와도 낚시할 자리가 없으면 포인트만 찾다가 물때가 끝나는 허무함을 겪을 수도 있다.
그래서 포인트를 찾는 데는 나름대로 전략이 필요하다. 노인석 씨는 “4~5월에는 제주도 북부 어디에서든 산란 무늬오징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낚시인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곳으로 출조하며 생자리를 탐사하고 있는데, 그런 곳들도 에깅 마니아들이 금방 찾아내기 때문에 운이 좋아야 포인트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혀 물때가 아닌 시간에 일찍 출조하거나 사람이 적은 새벽을 노리는 것도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오후 6시. 해가 지기 전에 애월어촌계 앞 갯바위로 들어갔다. 며칠 전에 3kg 무늬오징어가 출현한 곳으로 이 주변은 전부 포인트가 된다. 기대에 차서 포인트로 들어갔지만 점찍은 자리에는 이미 낚시인들이 있었고, 하는 수 없이 그 옆 갯바위로 들어가서 낚시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른 자리는 바람 방향이 맞지 않아 낚시가 잘 되지 않았다. 더구나 바람에 의해 너울파도까지 쳐서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노인석 씨의 말대로 ‘이 주변이 모두 포인트’라는 말은 사실이지만 바람에 따라 당일에 낚시할 자리는 항상 달라지기 때문에 바람의 방향을 잘 파악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애월 갯바위에서 킬로오버 무늬오징어를 낚은 노인석 씨.

▲애월어촌계 옆 갯바위에서 무늬오징어를 노리고 있는 노인석 씨. 최근 3kg오버 무늬오징어가 낚여 화제가 된 곳이다. 맞은편에 보이는 곳은 한국가스공사 앞 애월해안도로의 테트라포드로 전역에서 무늬오징어가 낚인다.


낚는 족족 킬로 오버
애월어촌계 주변은 중썰물 전후가 무늬오징어 물때다. 간조 때는 수심이 너무 얕아서 낚시하기 힘들고 포인트에 따라 다르지만 만조 전후에는 입질이 없는 편이다. 물때상 오후 9시 이후 중썰물에 낚시를 집중하려 했기에 서둘러 다른 포인트를 찾아 나섰다. 멀리 떠나기 보단 주변에 빈자리를 찾는 것이 우선. 하지만 두 곳 정도를 둘러봐도 낚시할 자리가 여의치 않아서 일찍 포인트를 잡은 김준원, 고병현 씨와 합류를 했다.
김준원, 고병현 씨는 제주루어클럽 밴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에깅 마니아들로 1년 내내 에깅을 즐기는 낚시인들이다. 그들이 선점한 포인트는 애월어촌계에서 30m 정도 떨어져 있는 평범한 갯바위로 현지 낚시인들도 잘 찾지 않는 곳. 아직까지 조과는 없다고 했지만 편하게 낚시할 생각으로 포인트에 도착했는데, 그 사이에 김준원 씨가 1.4kg 무늬오징어를 한 마리를 낚았다.
시각은 밤 10시. 중썰물이 한창 시작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노인석 씨는 서둘러 채비를 던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1kg 오버 무늬오징어를 낚는 데 성공했다. 그 후 곧바로 고병현 씨도 바로 옆에서 무늬오징어를 히트, 올려보니 1kg이 넘는 씨알이었다. 이러다가 ‘초대박이 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연타로 무늬오징어가 올라왔는데 조류는 금방 죽기 시작했고 더 이상 입질 없이 밑걸림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때가 끝난 것이다.

▲준원, 고병현 씨가 갯바위 콧부리로 나가서 무늬오징어를 노리고 있다. 모두 킬로 오버 무늬오징어를 낚았다.

▲김준원 씨가 낚은 킬로 오버 무늬오징어를 들고 취재팀이 기념 촬영을 했다. 한 수로 끝일 거라 생각하고 기념 촬영을 했는데, 그 뒤로 두 마리가 더 낚였다.

▲고병현 씨가 취재 당일에 마지막으로 낚은 킬로오버 무늬오징어를 보여주고 있다.

▲현지에서 ‘약속의 컬러’라고 불리는 보라(분홍)색 바탕의 케이무라 발광 에기. 야마시타 제품이다.

▲노인석 씨가 낚은 무늬오징어와 에깅 장비.


“에기로 바닥 찍을 필요 없다”
김준원, 고병현, 노인석 씨는 1시간 조금 넘게 낚시를 하곤 이내 철수를 결정했다. “다음 물때는 12시간 뒤에나 오니 이번 물때는 끝입니다. 산란철 에깅의 특징이라면 입질 타임이 짧다는 것입니다. 포인트에 따라 만조 전후 1시간, 애월의 경우는 중썰물에 1시간, 제주도 남쪽의 경우 썰물에 1시간 정도만 입질을 하고 그칩니다. 그 이유는 무늬오징어가 조류를 따라 움직이고 지금처럼 밤에 짝을 찾거나 먹이활동을 위해 연안으로 접근하는 시간이 짧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경우 암컷을 낚아내면 무리가 깨져서 입질도 끝이 납니다.” 노인석 씨의 말이다. 킬로 오버 3마리를 낚고도 조과가 못내 아쉬웠지만 조류가 죽으니 답이 없었다.
그런데 노인석 씨가 포인트에 진입하자마자 무늬오징어를 낚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제주도 어디에서 낚시를 하건 바닥을 노리지 않는다고 했다.
“산란철이든 큰 무늬오징어가 낚이는 곳이든 에깅 포인트는 대부분 수심이 얕습니다. 특히 갯바위 주변은 수심이 깊어야 5~6m입니다. 이런 포인트를 썰물에 진입하면 수심은 불과 3~4m이며 사리 물때에는 더 얕아지는 곳이 일반적입니다. 이런 얕은 곳으로 길이 60~70cm 무늬오징어가 유영을 한다면 과연 바닥과 중층에 차이를 두는 것이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섈로우 에기를 던져도 착수 후 4~5초가 지나면 1m 이상 가라앉는데 그러면 이미 에기가 중층에 도달한 것입니다. 그리고 무늬오징어가 에기를 덮친다면 물속에서 조금이라도 떠오를 것이기에 저는 바닥층을 거의 노리지 않습니다.”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그 말은 들은 김준원 씨 역시 “노인석 씨는 우리와 낚시를 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저희는 계속 바닥을 노리지만 노인석 씨는 에기를 띄워서 무늬오징어를 낚습니다. 그런데 생각과 달리 중상층에서도 입질을 잘 받아냅니다”라고 말했다.
노인석 씨는 “적어도 제주도의 얕은 곳에서는 바닥을 노리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밑걸림으로 에기 손실이 많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항상 섈로우 타입이나 슈퍼섈로우 타입의 에기만 사용하며 바닥을 찍는 것에 연연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일본의 에깅 스타 야마다 히로히토(다이와 스탭)와 가와카미 에이스케(야마시타 스탭)가 한국에서 취재할 당시에 했던 말과 같다. 심지어 야마다 히로히토의 경우 “매번 에기로 바닥을 찍으면 바닥에 걸리지 않나요?”라고 반문할 정도로, 에기로 바닥을 찍는 것은 첫 착수 후 수심을 파악할 때뿐이라고 했다.
분명한 것은 바닥층을 노리는 것과 바닥을 찍는 것은 다른 것으로 얕은 곳에서 무늬오징어를 노린다면 중하층을 꾸준히 노리면 충분하다는 결론이다. 중하층만 노린다면 에기로 일일이 바닥을 찍을 필요가 없어서 넓은 구간을 탐색하기 좋지만 수중에서 에기의 어필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천천히 가라앉는 섈로우나 슈퍼 섈로우 에기를 사용해야 한다.
5월, 몬스터 무늬오징어를 노리기 위해 제주도로 출조한다면 기억해야 할 것은 세 가지다. 제주도 북부, 섈로우 에기, 중층 공략. 이 테크닉만 익힌다면 제주도 산란 시즌 만큼은 쉽게 낚시를 할 수 있다. 
취재협조 야마시타 한국총판 성광물산상사 

▲취재 첫날 찾아간 대평포구 일원. 유명한 박수기정이 있는 곳으로 에깅 포인트로 인기 있으나 찾아간 당일에는 무늬오징어가 낚이지 않았다.

▲1.4kg 무늬오징어를 보여주는 고병현 씨.

▲노인석 씨가 낚은 1.1kg 무늬오징어와 무늬오징어를 올릴 때 사용한 가프.

▲“내가 바로 에기왕!” 40개가 넘는 에기를 달고 출조한 고병현 씨. 에기 로테이션을 빨리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애월방파제 뒤로 보이는 한국가스공사가 야간에 불을 밝혔다. 이 주변이 모두 무늬오징어 포인트로 특히 3~5월 산란철에 위력을 발휘한다.

▲고병현 씨가 낚은 무늬오징어의 무게를 재고 있다. 세 마리 모두 1kg이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