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 선도

카페리 타고 가는

감성돔 원투낚시 '꿀잼'

박광호 시마노 필드스탭, 대물던질낚시카페 매니저

▲선도 갯바위에서 올린 38, 44cm 감성돔을 보여주는 필자.

지난 4월 24일, 주말을 맞아 20년지기 친구 병건이와 섬 원투낚시를 떠났다. 원래 목적지는 참돔을 노리기 위해 추자도로 정했으나 남쪽 바다의 기상악화로 어쩔 수 없이 신안 앞바다로 방향을 틀었다.
신안 앞바다에서 우리가 노릴 어종은 감성돔. 5월 금어기를 일주일가량 앞둔 시기여서 이번이 올봄 처음이자 마지막 감성돔 원투낚시가 될 것으로 보였다.
금어기인 5월을 넘긴 6월에도 감성돔 원투낚시는 호황을 보인다. 그때는 충남 태안 앞바다가 활기를 띤다. 하지만 나는 그때는 감성돔을 노리지 않는다.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때가 되면 참돔이 한창 호황을 보일 때이기 때문이다.
직장인인 나로서는 출조일이 많지 않다 보니 가급적 다양한 필드와 어종을 노리려고 한다. 참돔 외에 보리멸, 도다리, 돌돔 등도 내가 주로 노리는 고기들이다.

섬 갯바위라 붐비지 않고 한적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려 무안군 압해도 가룡선착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6시. 7시50분에 출항하는 카페리에 차를 싣고 선도라는 섬으로 들어갔다. 보통 원투낚시라고 하면 육지 쪽 연안 갯바위나 방파제를 주로 찾는다. 그러나 이맘때는 낚시인들이 너무 많이 몰려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나는 이런 번잡함이 싫어 늘 한가한 곳을 찾는데 그중 한 곳이 선도 갯바위다.
선도는 압해도 가룡선착장에서 1km 거리지만 행정구역상 신안군에 속한다. 바로 가면 10분 정도 거리지만 여러 섬을 경유하다보니 1시간 정도가 걸렸다. 선도 선착장에 도착한 뒤 차를 몰아 북동쪽 갯바위로 향했다. 섬의 끝에 작은 선착장이 있는데 이곳에서 우측으로 200m가량 걸어서 진입한다. 이곳은 내가 7년 전부터 드나드는 곳으로 외지에서 오는 낚시인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가끔 현지 주민이 물때에 맞춰 원투낚시를 나오는 수준. 봄낚시터답게 5짜가 넘는 감성돔이 자주 출몰하는 곳이다.
이 포인트는 들물 때 조류가 김양식장이 있는 우측으로 흐른다. 멀리 떨어진 수심 3m 물골을 노리는 게 키포인트다. 썰물 때는 별다른 입질을 못 받았었는데, 내 예상에 썰물 때는 감성돔이 깊은 곳에 머물다가 들물 때 양식장 주변 물골로 올라붙어 먹이활동하는 것으로 추측 됐다.
포인트에 도착하니 벌써 10시였다(이날 만조는 오후 1시). 물때는 중들물을 지나고 있었다. 초들물 찬스가 약간 지난 터라 만약 나 혼자 왔다면 낮낚시는 쉬고 밤에 들물낚시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제 막 낚시를 배운 친구가 한시라도 빨리 낚시하고 싶어해 도착과 동시에 함께 낚시를 시작했다.
이날 사용한 미끼는 참갯지렁이와 집거시. 그동안의 경험으로 볼 때 개불이나 새우 같은 단단한 미끼에는 반응이 없어 지렁이 위주로 준비했다.

▲필자 일행이 낚시한 선도 북동쪽 갯바위.

썰물에 들이닥친 감성돔
포인트가 좁아 각각 2대씩만 편성해 물골을 향해 던졌다. 만조 무렵 친구가 26cm 1마리를 올린 것을 끝으로 더 이상의 입질은 없었다. 봄에는 보기 힘든 잔 씨알이라 방류.
이제는 썰물을 노려야 할 시간이었다. 그런데 지금껏 경험으로는 썰물 때는 별 재미를 못 본 터라 나는 잠시 낚시를 쉬었다. 낚시가 하고픈 친구는 계속해서 채비를 던지며 입질을 기다렸다.
그런데 이날은 평소와 달리 썰물 때도 감성돔 입질이 곧잘 들어왔다. 다만 낚시가 서툰 친구는 입질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개불 같은 미끼를 쓰면 대가 완전히 고꾸라져 입질 확인이 쉽지만 부드러운 지렁이를 쓰면 적당한 타이밍에 챔질해야 된다. 낚시 경력이 짧은 친구는 아직은 무리다 싶었다. 결국 나도 채비를 던졌고 중썰물 무렵 44cm 정도 되는 준수한 씨알을 추가했다. 우리가 걸어온 해변 방면 1m 수심에서 입질이 와 나도 깜짝 놀랐다.
낮에는 쉬다가 초저녁 초들물 때 내가 또 38cm를 올렸고 친구는 35cm 정도 되는 우럭 1마리를 추가로 낚는 것을 마지막으로 낚시를 마감했다. 밤에는 30~50cm급 붕장어 새끼가 떼로 달려드는 바람에 거의 낚시가 불가능했다.
선도는 4~5월이 감성돔 원투낚시 피크이며 6월에는 조황이 떨어진다. 올해부터 5월은 감성돔 금어기로 지정됨에 따라 6월부터는 충남권을 찾는 게 유리할 것이다. 내년 4월에 다시 선도를 찾기로 하고 이튿날 오전 배를 타고 압해도로 빠져 나왔다.

▲ 필자의 절친 김병건이 올린 감성돔과 우럭 조과.

▲취재일 올린 조과를 촬영한 인증샷. 사용한 장비는 시마노의 프리겐 원투릴과 바텀킹S 원투 낚싯대.

▲선도를 빠져나오기 전에 친구와 기념촬영을 했다.

선도 가는 길
선도까지는 압해도 가룡선착장에서 하루 4회 카페리가 운항한다. 승용차는 1만2천원, 1인당 3천원의 요금을 받는다. 첫 배는 오전 7시 50분, 막배는 오후 4시에 출항한다.

문의는 압해도 가룡매표소(061-262-4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