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칼칼한 맛이 살아 있는
갈치조림

▲고춧가루 양념장으로 조려낸 갈치. 양념을 끈적끈적하게 조려서 갈치에 골고루 스미게 하는 것이 맛의 비결이다.

조림은 의외로 까다로운 음식이다. 물 조절을 잘못하면 조림이 아니라 매운탕이나 찌개가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조림을 시도하지만 식당에서 먹는 맛을 쉽게 낼 수 없는 직접적인 원인이 바로 생각보다 물을 많이 사용해서다.
조림에는 물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야채에서 나오는 물을 이용해 메인 재료인 갈치를 조린다는 생각으로 요리를 시작해야 기대하는 맛을 낼 수 있으며, 짜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 물을 많이 사용하게 되면 요리는 시작하기도 전에 찌개나 매운탕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코다리조림 전문점이나 대구뽈찜 전문점의 경우 조리할 때 거의 물을 사용하지 않으며 감칠맛을 내기 위해 약간의 육수만 첨가한 후 야채를 듬뿍 넣고 센 불에 빠르게 조리한다. 그렇게 해야 캐러멜처럼 끈적해진 양념이 재료에 골고루 스며들어 좋은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하나 알아두어야 할 상식이 있다면, 요리에 설탕과 같은 ‘당’ 성분이 들어가지 않으면 조림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은 열을 가하면 끈적하게 점성을 띠기 시작하는데, 대표적인 조림이 바로 잼이며 잼과 마찬가지로 다른 조림 요리에도 설탕이나 물엿을 충분히 넣어야 양념이 보기 좋게 끈적해져서 재료에 잘 스며든다. 하지만 가정에서는 건강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설탕 사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설탕을 빼면 국물이 흥건하게 남고 맛이 잘 나지 않는 것이 흠이다. 설탕이 싫다면 올리고당이나 물엿을 많이 넣어도 되고 최근에는 자일리톨 설탕으로 대체하기도 한다.

두툼한 큰 갈치를 사용
갈치는 큰 갈치를 사용해야 한다. 작은 갈치는 조릴 때 열에 의해 살이 부스러지므로 조림의 재료로 추천하지 않는다. ‘풀치조림이 있던데’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씨알이 작은 풀치는 꾸덕하게 말린 것을 사용한 것이지 생풀치를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조림을 할 때 냄비 바닥에 무나 감자를 까는 이유도 양념이 끓어서 생선살이 부스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며 시간에 맞춰 불 조절을 하는 이유 역시 너무 푹 조려서 살이 부스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갈치는 다른 생선에 비해 몸통이 얇고 살이 물러서 특히 이 점에 유의해서 조리를 해야 한다.
양념장은 특별히 어려운 것이 없다. 고추장은 텁텁한 맛을 내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으며 고춧가루를 기본으로 물엿, 설탕, 다진마늘, 후추, 생강가루, 간장, 맛술을 적절하게 배합하면 된다. 매운맛을 좋아하면 고춧가루를 듬뿍 넣으면 되고 달짝지근한 맛이 좋다면 설탕을 좀 더 추가하면 된다.

C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