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낚시금지에 이은 또 다른 재앙
환경부 중점관리저수지제도
서성모 편집장
서산시가 지난 5월 10일 관할 저수지인 잠홍지를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해 낚시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낚시금지구역 지정은 서산 잠홍지가 작년 말 중점관리저수지로 지정된 뒤 곧바로 시행된 것으로, 올봄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하천 낚시금지 사태가 저수지로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작년 말 환경부로부터 중점관리저수지로 지정된 저수지는 서산 잠홍지를 비롯해 군포 반월지, 화성 남양호, 아산 마산지(신정호), 예산 예당지 5곳이다.
중점관리저수지제도란 환경부가 지난 201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저수지 수질개선정책으로, 중점관리저수지로 지정된 저수지에 대해 정부가 관할 지자체에 수질개선예산을 지원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문제는 저수지가 중점관리저수지로 지정되면 관할 지자체가 낚시부터 금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가 연구용역을 의뢰해 만든 ‘통합적인 호소 관리를 위한 중점관리 저수지 제도 개선방안’ 최종 보고서
서산시, 5월 10일 잠홍지 낚시금지 공고
서산시는 지난 3월 26일 관할 저수지인 잠홍지의 낚시금지구역 지정을 행정예고했다. ‘물환경보전법 제20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7조 규정에 따라 잠홍지를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한다’는 내용의 공고문엔 지정 이유에 대해 ‘낚시행위 등으로 인한 수질오염 방지와 수생태계 보호’라고 밝혔다. 물환경보전법에 제20조와 제27조는 수질개선을 위해 지자체가 낚시행위를 제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행정예고를 확인한 낚시인들은 4월 15일까지의 의견수렴기간 동안 서산시에 반대민원을 넣고 항의전화를 했다. 이 과정에 이번 잠홍지 낚시금지가 중점관리저수지 지정 때문이라는 의혹이 커졌다. 작년 12월 27일 충청일보는 ‘서산 잠홍저수지 환경부 중점관리저수지로 확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서산 잠홍저수지가 환경부 지정 중점관리저수지로 최종 확정됐고 충남도와 서산시가 수질개선 비예사사업으로 잠홍지를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보도했다. 또 이 서산·태안지역 성일종 국회의원은 인터뷰를 통해 수질개선이 이뤄진 잠홍지에 수상복합레저파크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16일 ‘전국 낚시금지 철회를 위한 낚시사랑 모임’의 서정은, 안지연 운영자 등 낚시인들이 국회를 방문하여 성일종 의원을 면담했다. 잠홍지의 낚시금지 철회를 위해 노력했으나 서산시는 행정예고 의겸수렴기간이 끝난 뒤 20여 일 후인 5월 10일 잠홍지를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했다. 서산시는 5월 10일부터 6월 31일까지 계도기간을 거친 뒤 7월 1일부터 단속에 들어간다. 충남도와 서산시는 잠홍지에 습지조성 등 348억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서산 잠홍지 수변에 내걸린 낚시금지구역 지정 플래카드(사진 제공-한상진)와 서산시청의 낚시금지구역 지정 공고문.

▲서산 잠홍지 수변에 내걸린 낚시금지구역 지정 플래카드(사진 제공-한상진)와 서산시청의 낚시금지구역 지정 공고문.

▲서산 잠홍지 수변에 내걸린 낚시금지구역 지정 플래카드(사진 제공-한상진)와 서산시청의 낚시금지구역 지정 공고문.
중점관리저수지제도란?
중점관리저수지제도는 환경부가 지난 2012년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현 물환경보전법)에 관련 조항을 신설하고 201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다. 중점관리저수지로 지정되면 5년 동안 정부로부터 수질개선지원예산을 지원받게 된다. 물환경보전법 제31조 2항(중점관리저수지의 지정 등)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31조의2(중점관리저수지의 지정 등) ① 환경부장관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를 거쳐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저수지를 중점관리저수지로 지정하고, 저수지 관리자와 그 저수지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시ㆍ도지사로 하여금 해당 저수지가 생활용수 및 관광ㆍ레저의 기능을 갖추도록 그 수질을 관리하게 할 수 있다.
1. 총저수용량이 1천만세제곱미터 이상인 저수지
2. 오염 정도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초과하는 저수지
3. 그밖에 환경부장관이 상수원 등 해당 수계의 수질보전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법 조항 중 1항의 ‘총저수용량 1천만세제곱미터’는 ‘총저수량 1천만톤’을 뜻하며 2항의 ‘오염 정도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이라고 하는 것은 1~5등급의 수질 등급에서 3등급 이하를 말한다. 4등급은 농업용수용 수질이며 3등급이면 생활용수로 쓸 수 있는 보통의 수질을 말한다.
환경부는 작년에 201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중점관리저수지에 대한 재연장 여부를 결정하고 2021년부터 시행할 중점관리저수지를 선정했다. 2021년 현재 전국에서 중점관리저수지로 지정된 저수지는 모두 11곳으로, 용인 신갈지, 의왕 왕송지, 시흥 물왕리지(흥부지), 군포 반월지, 화성 남양호, 아산 마산지(신정호), 예산 예당지, 천안 업성지, 천안 양전지, 서산 잠홍지, 전주 덕진지다. 이 중 5곳인 군포 반월지, 화성 남양호, 예산 예당지, 아산 마산지, 서산 잠홍지가 이번에 새로 지정됐다.
중점관리저수지 대부분 낚시 금지시키거나 제한
기존 중점관리저수지 6곳인 용인 기흥지(신갈지), 의왕 왕송지, 시흥 물왕리지, 천안 업성지, 천안 양전지, 전주 덕진지는 모두 수질보호와 수변공원 조성을 이유로 시에서 낚시를 금지시켰거나 관할 어촌계, 농어촌공사에서 낚시를 막고 있는 곳이다. 더불어 이번에 새로 지정된 5곳의 중점관리저수지 중 군포 반월지, 아산 마산지는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고 화성 남양호는 일부 구간만 낚시를 허용하고 있다. 그리고 서산 잠홍지가 이번에 새롭게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됐다.
앞에서 설명한 물환경보전법에 따르면 중점관리저수지 선정 기준은 총저수용량 1천만톤 이상, 3등급 이하의 수질, 환경부장관이 수질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세 가지다. 그런데 중점관리저수지 11곳을 살펴보면 총저수용량이란 선정 기준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총저수용량 1천만톤 이상에 해당하는 저수지는 예산 예당지(4천700만여 톤), 용인 신갈지(1천166만여 톤), 화성 남양호(3천800만여 톤) 세 곳뿐이다. 나머지 8곳의 저수지는 총수저용량이 1천만톤 미만이며 낚시금지로 논란이 일고 있는 서산 잠홍지의 경우 148만5천톤에 불과하다. 결국 3등급 수질 이하에 들고 환경부장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중점관리저수지로 선정될 수 있는 것이다.
환경부, “총저수용량 100만톤 이상 저수지 549개소도 적용 대상”
환경부는 향후 중점관리저수지제도 운영방향을 정한 상태다. 환경부가 연구용역을 맡겨 작년 7월 받은 ‘통합적인 호소 관리를 위한 중점관리 저수지 제도 개선방안’이란 제목의 보고서는 ‘중점관리저수지 선정 기준인 총저수용량 1천만톤 이상에 해당하는 저수지는 전국 32개소에 불과해 저수지 수질개선이란 취지에 부합하지 못하므로 총저수용량 기준을 1천만톤 이상에서 1백만톤 이상으로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 경우 전국의 549개 저수지가 포함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환경부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중점관리저수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보고서 내용대로 환경부가 총저수용량 1천만톤 이상에서 1백만톤 이상으로 확대 적용할 경우 전국의 총저수용량 1백만톤 이상 549개 저수지가 중점관리저수지 후보가 된다. 총저수용량은 부피를 표시한 기준이어서 감이 잘 안 올지 모른다. 충남 서산 황락지의 경우 총저수용량이 1백40여 만톤으로 수면적은 3만6천평이다. 저수용량이란 게 수심이 깊으면 더 커지는 것이므로 계곡형지의 경우 황락지보다 수면적이 더 작아도 총저수용량은 많아서 중점관리저수지 대상이 될 수 있다.
기자는 중점관리저수지제도를 담당하고 있는 환경부 물환경정책과에 전화를 걸어 보고서의 적용 여부를 묻자 담당자는 “수질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보고서)에 나와 있는 549개 저수지 모두 중점관리저수지 선정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