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 여서도

산란 전 식탐의 끝

대부시리 골든타임이 왔다!

김진일 피싱그램퍼스 운영자·미디어그룹 스토리 대표

▲여서도 민박집에서 바라본 여서도항. 방파제를 계속 증축해 이제는 몰라보게 커졌다.

▲류재완 회원이 여서도 해상에서 낚은 110cm 부시리를 자랑하고 있다.

▲필자가 올해 두 번째로 낚은 120cm 오버 부시리.

어느 생물이건 마찬가지겠지만 종족의 번식은 가장 중요한 본능이다. 부시리와 방어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1년 중 가장 식탐이 많아지는 산란 직전인 지금, 1년 중 대부시리를 만날 수 있는 첫 기회가 된다.
방어와 부시리는 산란 시기가 다른데 이는 활동할 수 있는 수온이 다르기 때문이다. 방어의 경우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양력으로 3월 말에서 4월 말에 산란이 들어간다. 보통은 산란기라고 하면 먹잇감을 많이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본격적인 산란기와 산란 직후에는 먹이활동을 하지 않는다. 산란 직전과 산란 후 휴식기를 가진 후에 회복기에 들어서면서 영양분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부시리는 5월 초에서 6월 초에 산란을 시작하며 산란을 하기 직전에 폭발적인 베이트피시 사냥이 이루어지는데 이때는 가을철 부시리보다 몸집을 더 불리기 때문에 수온이나 물때가 맞지 않더라도 먹이활동을 한다. 바로 이 시기가 1년 중 대부시리를 만날 수 있는 골든타임인 것이다.

방어 산란철엔 오직 부시리만 입질
필자는 완도권으로 주로 출조를 한다. 겨울 내내 방어와 부시리가 같이 나오던 포인트에서는 5월 초가 되면 오직 부시리만 낚인다. 이 시기에 방어는 산란을 하기 때문에 같은 포인트에 있더라도 방어는 먹이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조심성 많은 대부시리들이 루어를 탐할 기회가 많아져 낚을 확률도 높아진다.
지난 5월 8일에 찾은 곳은 여서도 남쪽 10km 해상. 이곳에는 축구장 크기만 한 넓은 수중여가 있다. 이곳에서부터 부시리들의 산란 전 먹이활동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는데 수심은 60~100m 정도이고 비교적 수심이 깊기 때문에 일단 걸면 여에 쓸리지 않아서 배로 올릴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이번 출조에서는 폭발적인 부시리의 입질을 여러 번 경험할 수 있었다. 한 배에서 1m 이상부시리를 30마리 이상 낚기도 했으며, 4~5월에 기상이 좋지 않았지만 출조할 때마다 조과가 나쁘지 않았다. 때를 잘 맞추면 어렵지 않게 120cm 이상 부시리도 만날 수 있다.
축구장 포인트는 심층수온이 표층수온보다 높기 때문에 한겨울에도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아 방어 포인트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이 시기가 지나면 이곳의 부시리들도 산란을 시작하고 거짓말처럼 입질이 뚝 끊기게 된다. 그리고 수온이 아직 덜 오른 사수도 인근이나 거문도 삼부도 인근에 있는 부시리들의 산란이 이어지는데, 역시나 마찬가지로 오직 부시리만 나오는 진귀한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때가 140cm 이상의 부시리를 만날 수 있는 첫 기회가 된다.
사수도 인근의 수중여는 5~6월이 되면 대부시리를 낚기 위해서 10대 이상의 지깅 낚싯배들이 한곳에 모이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필자의 경우 벌써 123cm, 124cm 대부시리를 만났으며 그램퍼스의 나사랑 스탭도 여성 지거로는 올리기 쉽지 않은 120cm에 육박하는 대부시리를 90m 수심에서 수동릴로 올렸다.

▲전동릴 지깅 장비로 입질을 받아 랜딩을 하고 있는 그램퍼스 김영욱 회원.

▲부시리에게 잘 먹히는 갈치 모양의 롱메탈지그. 250g 내외를 사용한다.

▲양 상태가 무척 좋아 체구가 큰 123cm의 부시리.

▲출조에 행복한 미소를 짓는 그램퍼스 이예림 회원.

▲필자출항 전 채비를 점검하고 있는 그램퍼스 김진영 스탭.

갈치 모양 롱지그 필수 아이템 
미터급이 쏟아지는 상황이라 그램퍼스 회원들은 정출 때마다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러나 이 시기는 기복도 상당히 많은 시기여서 전날 잘 나왔다고 오늘도 잘 나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2~3일 정도 여유 있게 출조 일정을 잡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리고 채비도 중요하다. 필자는 이 시기에 PE라인 5호~10호를 수심층에 따라 다르게 사용한다. 사수도 인근의 경우 수심이 20~30m로 상당히 얕고 140cm 이상의 부시리들이 종종 출연하므로 10호 내외의 강한 라인을 사용하는 것도 성공적인 랜딩에 큰 도움이 된다. 반대로 수심이 깊어 랜딩하기 수월한 여서도의 경우 조금 더 가는 라인을 사용해 채비 운용에 더 신경을 쓰는 편이다. 
이 시기는 갈치의 새끼인 풀치가 주된 베이트가 된다. 갈치 모양의 롱지그를 사용하면 조과에 큰 도움이 되므로 꼭 구비하는 것이 좋다. 필자 역시 280g 갈치 지그로 상당히 많은 조과를 올렸는데 저렴한 가격에 반응이 좋으니 사용하는 낚시인들의 만족도가 무척 높은 편이다. 아무쪼록 첫 대부시리 시즌에 양팔 한아름 안을 수 있는 부시리를 낚기를 바라며 산란 전에는 방생하는 미덕과 늘 안전한 낚시로 즐거운 취미 생활이 되면 좋겠다.

▲취재에 동행출조한 낚시인들이 그램퍼스 플래카드를 들고 선두에 서서 기념 촬영을 했다.

▲122cm 부시리를 낚은 이권희 회원.

▲120cm 부시리를 낚은 나사랑 그램퍼스 필드스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