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터
볼락에서 농어로 바통터치
부산 영도 절영해안산책로
노인석 야마시타 필드스탭
▲부산 영도구의 절영해안산책로 연안에서 농어를 노리고 있는 박상욱 씨. 가로등 불빛이 희미해지는 그림자 구간을 노리면 농어의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부산에는 멋진 야경을 배경으로 손맛을 볼 수 있는 낚시터가 많다. 동부산의 해운대 일대가 유명하며 영도 일대 또한 야경이 빼어나고 농어와 볼락으로 손맛을 보기 좋다. 이번에 소개하는 절영해안산책로는 진입하기 쉽고 낚시를 하기도 편해 부산의 루어낚시인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데, 최근 농어가 붙기 시작해 핫한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부산 영도의 절영해안산책로에서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절영해안산책로는 이 앞으로 계속 이어져 흰여울해안터널을 지나 75광장으로 이어진다. 연안 전역이 볼락, 농어, 무늬오징어, 전갱이 포인트가 된다.
요즘 농어 루어낚시의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 볼락, 에깅이 붐을 일으킨 후 자연스레 농어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농어 루어낚시의 난이도가 높다보니 많은 낚시인들이 중도에 포기하고 돌아섰기 때문이다. 사실 농어 루어낚시는 거친 파도와 싸와야 하고 포인트를 찾거나 진입하기가 상당히 힘든 것이 문제다. 그리고 그런 고행 끝에 ‘꽝’을 치는 것을 반복하면 자연스레 낚시를 그만두게 된다.
하지만 난이도가 낮아 쉬운 농어 포인트도 많다. 여기 소개하는 절영해안산책로의 경우 배스 루어낚시처럼 ‘짬낚’으로 잠시 찾아가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산책로 바로 옆에 포인트가 이어져 있기에 걷기도 쉽고 진입하기나 포인트를 찾는 것도 어렵지 않다. 농어 루어낚시에 입문하고 싶다면 바로 이런 손쉬운 곳부터 경험하는 것이 좋다.
▲절영해안산책로 입구.
▲산책로 입구에 있는 표지판.
남항대교의 야경이 일품
지난 4월 18일 부산의 솔트루어린 박상욱, 박기동, 손병철 회원과 함께 부산 영도의 절영해안산책로를 찾았다. 이곳은 예전부터 볼락이 잘 낚이는 곳으로, 봄과 초여름 사이에 주변 갯바위와 몽돌밭 주변으로 농어도 잘 붙는다. 이곳을 소개한 박상욱 씨는 “영도와 태종대 갯바위에는 예전부터 많은 농어가 있었습니다. 부산은 제주도처럼 멸치 떼가 연안 가까이 붙는 지역이라 베이트피시도 많고 그것을 먹이로 하는 어종도 다양합니다. 농어는 4월부터 낚이기 시작해 12월까지 잘 낚이며 씨알은 오육십 센티 중간 씨알이 많지만 팔구십 센티 대물이 낚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부산 영도구 영선동4가에 있는 절영해안산책로는 시민공원으로 부산에서 유명한 갈메길이 조성되어 있으며 바로 뒤에 있는 남항대교를 바라보고 낚시를 할 수 있어서 화려한 도심의 낚시터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남항대교의 화려한 불빛과 영도와 송도 사이의 아파트 불빛으로 인해 야경이라면 우리나라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곳이다.
회원들과 함께 포인트로 진입한 시각은 오후 7시. 해질녘과 해가 진 직후가 가장 좋은 찬스이고 초썰물이 시작하는 밤 9시 무렵을 집중적으로 노려야 했기에 일행 모두 일을 마치고 포인트에 모였다.
▲취재에 동행한 솔트루어린 회원들. 좌측부터 손병철, 박기동, 박상욱 씨.
잠행수심 30cm 내외의 섈로우 타입 필수
절영해안산책로는 입구부터 바로 포인트가 시작된다. 노려야 할 곳은 가로등 불빛이 희미해지는 구간. 농어는 밝은 곳으로 들어오지 않고 불빛 주변 언저리에 있기 때문에 되도록 멀리 노리는 것이 좋다. 주의할 것은 이 주변의 수심이 1~3m로 얕고 중간 중간에 큰 수중여가 많기 때문에 미노우가 바닥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잠행수심이 거의 나오지 않는 플로팅 타입의 미노우를 쓰거나 잠행수심을 조절할 수 있는 소형 싱킹 펜슬베이트를 사용해야 하며 립이 큰 플로팅이나 서스펜딩 타입의 미노우를 사용하면 십중팔구 밑걸림으로 고생을 한다.
절영해안산책로 입구에서 캐스팅을 하니 작은 멸치가 훅에 걸려서 올라왔다. 박상욱 씨는 “이미 농어가 들어온 것 같다”며 더 신중하게 캐스팅을 했다. 그리고 이내 첫 수를 히트. 하지만 아쉽게도 높은 자리에서 농어를 거는 바람에 랜딩에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첫 입질을 쉽게 받았기에 두 번째 입질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산책로를 따라 계속 탐색을 이어갔다.
본격적으로 큰 농어를 노리기 위해 캐스팅을 하다 보니 루어가 해초에 걸리는 구간이 있었다. 해초가 어느 정도 녹아 없어졌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아주 먼 곳에도 해초 군락이 형성되어 있어서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는데 박기동 씨가 히트, 올려보니 28cm 볼락이 올라왔다. 작은 농어라고 생각할 정도로 초반 파이팅이 좋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대물 볼락이라 모두 어리둥절했다.
▲박상욱 씨의 농어루어 태클박스. 수심이 얕은 곳이 많아 잠행수심이 50cm 이하인 것을 주로 사용한다.
▲농어를 노리다가 28cm 볼락을 낚은 박기동 씨.
6월부턴 에깅 시즌 시작
밤 10시. 초반은 스타트가 좋았지만 정작 입질을 기대하는 물때가 다가오니 파도가 높아지는 바람에 입질을 받기가 까다로워졌다. 애꿎은 볼락과 쏨뱅이가 미노우에 걸려들었고 농어 입질은 들어오지 않았다. 만조가 지나 초썰물로 돌아서며 천천히 조류도 흐르기 시작했지만 오히려 물색까지 맑아지는 상황. 절영해안산책로의 경우 수심이 얕고 주변에 불빛이 많아서 물색이 조금 탁하고 파도가 치지 않는 날에 오히려 조황이 좋기 때문에 맑은 물색과 파도는 방해가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쉬지 않고 캐스팅을 하고 있으니 다시 한 번 멸치가 미노우에 걸려왔다. 이번에는 산책로 끝 부분이었는데 그때 박상욱 씨가 다시 입질을 받았다. 씨알이 조금 큰 듯 낚싯대의 휨새가 좋았는데 올려보니 70cm 농어가 올라왔다. 낚은 농어를 빠르게 처리하고 다시 캐스팅. 연이은 입질을 기대했지만 박기동, 손병철 씨가 숏바이트를 받는 데 그쳤고 아쉽게도 연타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박기동 씨는 “이곳은 농어가 떼로 몰려다니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입질이 한두 번의 단발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농어를 두어 마리를 낚으면 철수하거나 포인트를 이동하는 것이 보통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망할 것은 없다. 농어는 다음날 또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알아둘 것은 이 주변이 무늬오징어 포인트라는 것이다. 곧 시작할 산란 에깅 시진을 시작으로 가을까지 무늬오징어가 낚이며 피크는 7~8월이다. 그때가 되면 이 주변으로 많은 낚시인이 몰리기 시작하므로 조금 일찍 방문해서 손맛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내비 주소 영도구 영선동4가 186-47
▲흰여울해안터널을 지나면 나오는 자갈밭에서 농어를 노리는 취재팀. 이곳에서 큰 볼락을 낚았다.
▲농어를 히트한 박상욱 씨. 유실된 테트라포드로 올라가서 입질을 받은 탓에 첫 히트는 랜딩에 실패했다.
▲박기동 씨가 낚은 볼락을 재어보니 28cm가 나왔다.
▲미노우에 걸려나온 멸치.
▲미노우에 멸치가 걸려온 후에 낚아낸 70cm 농어. 만조 후 초썰물에 입질을 받을 확률이 높다.
▲부산 영도와 송도를 연결하는 남항대교의 야경. 절영해안로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반대편 연안이 송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