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도전! 몬스터 무늬오징어 에깅

지역별 가이드_부산

농어 낚이는 수중여를 주목하라
박경식 프리라이터

▲쇼크리더에 구슬을 꽂아 에기를 거꾸로 고정한 로케티어채비. 캐스팅 시 싱커가 달린 머리부터 날아가게 해주므로 비거리가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부산에서 본격적으로 무늬오징어를 만날 수 있는 시기는 대략 4월 말부터다. 수온의 상승 여부에 따라 시즌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올해처럼 날씨가 나쁜 날이 많고 파도가 지속해서 치는 시즌에는 4월 말보단 5월초에 시즌을 시작할 확률이 높다. 통상 수온이 15℃가 넘으면 무늬오징어 산란 시즌이라고 말을 하며, 최근 부산 주변의 수온이 14~15℃를 오르내리고 있으므로 산란 시즌에 임박했다고 할 수 있겠다.
부산은 제주도 다음으로 에깅 낚시인들이 많은 도시다. 제주도만큼 최신 에깅 테크닉이 빨리 전파되었으며 포인트 개발도 많이 되었다. 부산에 무슨 에깅터가 있겠나 싶겠지만 부산 다대포 앞바다의 외섬과 나무섬이 대표적인 포인트로 꼽히며, 산란철에는 송정과 기장의 해변도로 아래로 뻗은 갯바위도 좋고 해운대 청사포와 영도와 용호동 갯바위에서도 무늬오징어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 포인트들의 공통된 특징은 얕고 조류가 천천히 흐른다는 것이다.

인공어초 빈공간도 산란 장소
앞서 말한 공통점이 있지만 차이점도 있다. 부산은 다른 지역과 달리 잘피가 무성하게 자란 곳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부산 기장을 기점으로 동해안으로 올라가면 잘피의 양이 증가하지만 부산 시내의 포인트에는 잘피보단 미역이나 모자반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미역이나 모자반 주변을 노리는 것을 추천하진 않는다. 미역과 모자반은 파도와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에 자라기 때문에 잘피와는 다르게 무늬오징어의 산란터로 잘 이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수중여를 찾아 그 주변을 노리는 것이 좋다. 수중여 주변에도 모자반이나 미역이 붙어 있지만 파도나 조류의 영향을 덜 받아서 보다 쉽게 알을 부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중여 주변으로 무늬오징어가 은신을 자주 하는데, 해초가 없더라도 암초에 구멍이 있거나 인공어초처럼 조류가 덜 들이치는 공간이 있는 곳이라면 무늬오징어가 얼마든지 산란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곳을 타깃으로 포인트를 찾는 것이 좋다.
‘해초밭도 찾기 힘든 데 수중여는 더 찾기 힘든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잘 알려진 부산권의 농어 포인트 대부분이 무늬오징어 포인트가 될 수 있어서 의외로 찾기 쉽다. 부산권의 경우 낮에 해안도로를 따라서 연안을 살펴보면 수중여가 뻔히 보이는 곳이 많기 때문에 그런 곳을 찾아서 낚시를 하면 무늬오징어를 만날 수 있다.

비거리 높은 에기가 필요하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겠지만 산란 에깅을 하기 위해서는 섈로우 타입과 슈퍼섈로우 타입의 에기가 필수다. 수심은 크게 상관이 없으며 중상층 구간을 천천히 노릴 수 있는 에기가 좋다. 그리고 또 하나 캐스팅 비거리가 높은 에기일수록 유리하다. 부산에는 낚시인이 많고 수중여가 멀리 형성된 포인트가 많기 때문에 비거리가 길수록 입질을 받을 확률이 높다. 그래서 에기를 선택할 때는 속이 꽉 찬 솔리드 타입의 에기를 쓰거나 사출형이라도 추가 내장되어 있어 되도록 비거리가 잘 나오는 것을 골라야 한다.
부산은 동해와 남해 사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사시사철 계절풍의 영향을 받으므로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을 기대하기 어렵다. 포인트로 나가면 어느 정도 바람이 불 것이라고 예상하고 미리 묵직한 에기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일부 낚시인들은 노멀 타입 에깅의 싱커에 구멍을 내어 비거리는 유지하고 침강속도는 늦추는 튜닝을 하기도 하는데, 의외로 효과가 좋다.
그리고 잘 알려진 로켓티어채비도 부산에선 꼭 써야 한다. 쇼크리더와 에기 사이에 소형 비드를 넣고 스냅으로 연결한 후 에기 바늘 중에서 등 쪽에 있는 훅 하나를 일자로 펴준다. 그렇게 한 후 캐스팅을 하기 전에 머리 앞에 있는 비드를 일자로 만든 바늘에 끼운 뒤 캐스팅을 하는데, 그렇게 하면 비드가 전방으로 쏠려 에기가 거꾸로 날아가 비거리를 조금 더 늘일 수 있다. 바늘에 끼운 비드는 착수 시 저항으로 바늘에서 분리되고 에기가 제자리를 잡게 된다. 바람이 강한 날에도 효과가 좋다. 단점은 가끔 라인트러블이 생긴다는 것이다.

롱저킹 후 슬로우 폴링
무늬오징어 산란 시즌은 전기와 후기로 구분할 수 있다. 전기는 무늬오징어가 먹이활동을 위해서 움직이는 시기가 아니며 짝짓기를 하는 시기다. 그래서 암수가 같이 있다면 입질을 할 확률이 떨어진다. 암수가 어떻게 같이 있는지는 금방 알 수 있다. 짝짓기를 앞둔 무늬오징어들은 거의 수면에 떠서 다니며 쉽게 모습을 노출하며 에기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산란을 한 뒤에는 물고기들로부터 알을 지켜야 하기에 알자리를 지키는 낮 시간에는 예민해서 입질을 잘 하지 않으며 먹이활동을 위해 알자리를 잠시 떠나는 야간이 찬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때 역시 경계심이 높은 상황이므로 과도한 액션은 추천하지 않는다.
가장 즐겨 쓰는 액션은 롱저킹 후 슬로우 폴링이다. 사실 저킹이라고 할 것도 없이 잘피나 수중여에 에기가 걸리지 않을 정도로 가라앉힌 후 가볍게 로드를 들었다가 놓는 것을 반복하면 된다. 이때 에기가 조금 천천히 가라앉을 수 있도록 폴링 시에는 라인을 팽팽하게 유지하고 가볍게 로드 액션을 주며 에기가 좌우로 움직이게 해주는 것이 좋다.
수심이 간당간당해서 저킹 액션이 불가능한 곳이라면 슈퍼 섈로우 에기를 사용해 캐스팅 후 천천히 감아주는 동작도 효과를 볼 수 있다. 1초에 반 바퀴 정도로 아주 느리게 핸들을 돌리면 에기가 가라앉을 듯 말듯 끌려오므로 얕은 곳의 수중여나 잘피밭 위를 공략할 수 있다.

부산권 주요 산란 에깅터
부산권 에깅 포인트는 예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다. 단 매년 해초 군락이 형성되는 곳이 다르므로 기본적인 탐색인 이뤄져야 하며 가끔 해수욕장 먼 곳에 잘피밭이 형성되는 곳이 있으므로 그런 구간도 잘 살펴야 한다.
최근에 가장 핫한 곳은 송도해수욕장 옆 방파제와 암남공원 일대다. 암남공원은 지난해부터 주차비가 대폭 상승했지만 그로 인해 낚시인이 줄어서 오히려 새벽에 출조하면 편하게 낚시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영도는 태종대 갯바위 일대가 좋으며 용호동의 이기대와 해운대의 청사포 일대 갯바위도 주목할 만한 곳이다. 가장 확률 높은 곳으로 꼽히는 기장권은 학리, 공수마을, 문동, 연화리, 나사리로 이어지는 갯바위를 차례로 노려본다. 밑걸림이 심한 곳이 많지만 만조 후에 충분히 수심이 나오는 타임이라면 어렵지 않게 공략할 수 있다.

▲부산에서 5월이면 산란 에깅이 시작되는 부산 송도 암남공원. 인적이 드문 새벽에 출조하는 것이 유리하다.

▲4호 에기의 싱커에 구멍을 뚫어 침강속도들 줄여서 사용한다. 보디가 커서 얕은 곳에서 강한 어필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