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 목가지
악천후 피해 찾아간 섬붕어터
마릿수 월척이 나를 반겨주네
김현 아피스 인스트럭터
▲완도 조약도 내 저수지 중에서 대물 자원이 가장 많은 원곡지.
요즘 전남지역의 붕어 조황이 혼란스럽다. 일부는 산란을 진행하고 있고, 일부는 산란 후 휴식기에 접어든 상황이라 기복이 심한 조황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씨알 굵은 붕어 조황이 예전처럼 길게 이어지지 못하고 깜짝 조황으로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이며 전체적으로 잔 씨알 위주의 조과가 형성되고 있다.
그에 비해 전북지역에선 씨알 굵은 붕어가 낚이고 있어서 4월 중순 무렵부터 출조 계획을 세웠는데 그나마 그것마저도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4월 마지막 주까지 기다리다가 지난 4월 25일 날씨가 괜찮은 전남 완도로 향했다.
조약도에 있는 7천평 평지형지
영상 20도를 넘는 초여름 날씨 속에 광주에서 약 2시간 달려 완도군 약산면 우두리의 원곡지에 도착했다. 원곡지는 완도의 조약도라는 섬에 있는 7천평 저수지로 평지형이며 조약도 내 저수지 중에서도 대물 붕어가 잘 낚이는 곳이다. 바닷가 옆에 있지만 의외로 강한 바람이 불지 않아서 지금처럼 날씨가 좋지 못한 시기에 종종 찾곤 했던 곳이다. 외래어종이 없는 순수 토종붕터터로 붕어 외에도 잉어, 가물치, 장어 등이 서식해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특히 씨알 굵은 장어가 곧잘 낚여서 장어를 노리고 출조하는 낚시인들도 제법 있다.
제방 아래 넓은 공간에 주차를 한 후 연안을 따라 포인트 선정을 위해 둘러보았다. 전반적으로 포인트 여건이 좋은 곳은 제방 초입 모퉁이와 상류 양 모퉁이 3곳. 모두 수초 여건과 주차 여건은 비슷하나 수심이 다르다. 그중 필자의 눈에 들어온 곳은 제방에서 상류를 바라봤을 때 좌측 모퉁이 포인트. 수심은 1m~1m30cm로 적당했고 물색도 괜찮아 보였다. 단, 가물치 외 잡어의 극성스런 입질이 우려되고 경사가 진 길을 100m 정도 걸어야 하는 것이 단점이었다.
낚시자리 맞은편 수초와 발아래 수초대 공략을 위해 5칸 대와 2칸 대, 극과 극의 대편성을 하였다. 밤에 사용 할 미끼를 채집하기 위해 채집망을 담가 놓고 미리 준비해온 새우를 미끼로 꿰어 찌를 세웠으나 침수수초가 자라 있는 탓에 미끼 안착에 어려움이 따랐다.
해질녘까지 전혀 입질을 받지 못하고 이른 저녁을 해결했다. 어둑어둑 해진 초저녁 시간에는 알이 꽉 찬 참붕어와 각시붕어가 채집되어 이를 미끼로 쓸지 말지 고민을 하다가 알이 꽉 찬 참붕어와 새우를 미끼로 선택하여 찌를 세웠다.
▲동이 튼 아침에 낚시를 해서 큰 씨알의 붕어를 낚은 필자. 참붕어 미끼로 잡어의 입질을 극복하고 낚은 월척이다.
▲고금도와 조약도를 연결하는 약산대교.
▲원곡지 상류 포인트에서 수초 작업을 하고 있는 필자.
▲원곡지 상류 언덕에 있는 돌탑 아래에 협소한 주차공간이 있다.
▲상류 골자리에 대편성을 마친 필자의 낚시자리.
▲상류 골자리에 좌대를 펴고 받침틀에 낚싯대를 꽂고 있는 필자.
참붕어 미끼에 낚이면 월척
첫 입질은 정직한 예신과 본신을 이어간 18cm 붕어였다. 그 후 새우 미끼에 월척 붕어의 입질이 저녁까지 간간이 이어졌고, 밤이 깊어지자 바람도 완전히 죽으면서 참붕어 미끼에 월척 붕어의 입질이 이어졌다. 32cm 월척을 시작으로 바늘이 부러지고 펴지고 목줄이 끊어지고 낚이며 여러 차례 입질을 받아 최고 35cm 비롯해 월척만 총 7수 낚았다. 홀로 밤을 즐기며 맞이한 아침에도 참붕어와 새우에 간간이 월척과 가물치의 당찬 손맛을 느낄 수 있었으며 충분한 손맛을 만끽한 후 오전 일찍 낚시를 마무리 했다.
원곡지의 호황은 산란 이후 휴식기가 지난 붕어들의 왕성한 먹이활동과 맞물려 참붕어의 산란 시기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생각된다. 참붕어에는 월척 붕어가, 새우에는 월척 이하 붕어가 주로 입질을 했다. 또한 맞은편 수초에서는 밤부터 새벽까지, 발아래 수초에서는 이른 아침에 붕어가 잘 낚였다.
바닥 상태가 좋지 않아 입질은 주로 예신 없이 본신으로 이어졌으나 이를 읽지 못한 필자는 여러 번 헛챔질을 했다. 4짜급 이상 대물 붕어의 손맛은 보지 못했지만 자원 하나 만큼은 풍부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산란특수 이후 다가올 배수기나 갈수기 때 원곡지 대물급 붕어를 대상으로 재출조를 기약하면서 모처럼 ‘독조’의 밤을 즐기고 철수길에 올랐다.
내비 주소 약산면 우두리 551-7(제방 초입)
▲새벽까지 이어진 월척 붕어의 입질. 큰 씨알을 낚아 셀프 촬영을 했다.
▲낮에 채집망에 들어온 참붕어와 각시붕어. 낚시에 쓸 충분한 양이 들어왔다.
▲밤과 아침에 간간히 입질을 보인 가물치.
▲해 질 무렵에 입질을 받은 필자. 새우 미끼로 입질을 받아 월척급 붕어를 올렸다.
▲원곡지에서 낚은 필자의 최대어. 35cm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