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 덕석골소류지
힐링터로 강추, 월척은 덤
정국원 로즈클럽밴드 운영자, 피닉스 영업이사
▲34.8cm 월척을 올린 황출성 씨가 아침에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초여름이 온 듯 작년 대비 낮 기온이 많이 높았던 4월의 마지막 주. 로즈피싱 내 호형호제, 4050 두 조우회의 교류전이 있었다. 이에 필자에게 저수지 선정을 부탁해와 낮에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준계곡지를 추천했다. 1주일 전 로즈피싱밴드 출조 때 저수율 40%의 갈수 상태여서 낚시 자리가 많이 나왔고 주차 여건도 원만했던 경남 함안군 칠원면 무기리에 있는 덕석골소류지였다.
토요일 오후에 저수지에 도착해보니 두 조우회 회원들이 각자 낚시에 분주한 상황. 씨알은 21~29cm급이 이따금씩 올라오고 있었다. 4천평 규모인 덕석골소류지는 5년 전 필자가 본지에 화보로 촬영해 소개한 곳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저수지 형태는 그대로였다. 물색도 좋고 붕어들이 수면 위에 무리지어 다니는 것으로 보아 개체수는 변함없이 더 늘어난 듯 보였다.
필자는 회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좌안 상류에 자리를 잡았다. 대편성 도중 옥수수 미끼에 중치급들이 자주 낚였다. 붕어를 낚아보니 계곡지임에도도 산란은 모두 끝난 상태였다.
오후 6시쯤 좌안 중류 쪽에서 “월척이다!” 하는 우렁찬 소리가 들렸다. 필자와 30m여 미터 떨어진 곳이었다. 낚시를 잠시 멈추고 가보니 황임수(붕애조사) 회원이 30cm급 턱걸이 붕어를 낚아놓고 있었다. 이 녀석 역시 산란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몸에 상처가 많이 남아있었다.
4짜로 착각하게 만든 80cm 가물치
밤낚시 시작 30여 분도 안 된 시점에 이곳저곳에서 챔질 소리가 요란했다. 필자에게도 입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월척급 이상 붕어는 낚이질 않고 거의 준척급이었다. 회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자정을 넘어선 시점에 찾아온 딱 한 번의 입질에 32cm의 월척 붕어 한 수가 올라왔다. 계측사진을 찍는 도중에 붕어가 펄쩍 뛰는 바람에 놓치고 말았으나 기록 사진은 남겼으니 나름 뿌듯했다. 새벽 2시쯤 제방 초입에서 엄청난 물파장 소리가 들렸다. 사짜급 이상의 붕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랜턴을 비추며 가보니 80cm급 가물치가 올라와 있었다. 가물치를 낚은 석정훈 회원 역시 4짜 붕어인줄 알고 가슴이 벅차올랐는데 막상 가물치가 올라와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렇게 또 다시 시간이 흘러 새벽 3시가 되자 달이 저수지 정중앙에 떠올라 낮처럼 환했다. 그 와중에도 전역에서 챔질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때 제방 우안 상류에 자리한 고성철(붕어박사) 회원이 나름 괜찮은 씨알을 낚았다고 알려왔다. 월척에서 약간 빠지는 29cm급 붕어였다.
새벽 5시 서서히 여명이 밝아 올 때쯤. 우안 중류에서 또다시 물파장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이번에도 가물치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예상 밖의 붕어였고 씨알은 35cm나 되는 허리급이었다.
해가 서서히 떠오를 쯤 필자는 잠시 낚시를 뒤로한 채 회원들 자리를 찾아가며 낚은 붕어를 확인해보니 개인당 중치급으로 20여 마리씩을 낚아 놓은 상태였다. 밤새 낚시를 하다 보니 회원들 모두 피곤한 상태였다. 본부석으로 돌아가 커피를 끓인 뒤 회원들에게 한잔씩 나누어 준 뒤 두 시간 정도 오전낚시를 하다가 철수했다.
▲아담한 규모의 함안 덕석골소류지.
▲취재일 낚인 굵은 붕어를 들고 기념촬영한 낚시인들. 왼쪽부터 한상운, 황임수, 고성철, 황출성 씨.
▲우안 상류에 앉았던 황출성 씨가 채비를 던져 넣고 있다.
▲좌안 산기슭에 자리를 잡은 낚시인.
▲준척 붕어를 보여주는 황임수 씨.
만수 때 월척 확률 높은 곳
한편 이 시기는 대다수 저수지가 만수 상태임에도 이상하게도 이곳은 다른 곳과 달리 물이 많이 배수가 이뤄진 상태였다. 부근을 지나던 동네 주민께 여쭈어보니 이곳은 제방 축척할 때 잔돌을 많이 쌓아 올린 까닭에 자연배수가 된다고 한다.
5년 전 필자가 이곳을 찾았을 때도 80% 수위였는데 그때는 낮이고 밤이고 중치급 붕어들만 달려들었다. 그리고 2019년과 2020년에는 모두 모두 만수상태였다. 그 무렵 필자가 36cm와 38cm 붕어를 낚은 적 있다. 계곡지는 보통 갈수 때 대물 붕어가 잘 낚이는데 이곳은 다른 저수지와 달리 만수 때 대물붕어가 잘 낚였다. 물론 환경변화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이상하게도 이곳은 만수 때 대물 확률이 높은 곳이다.
아침 9시에 해가 중천에 떠 눈도 부시고 날씨도 더워서 철수하기로 하였다. 짐 정리 후 본부석에 도착하니 회원 세 사람만 계측을 위해 낚은 붕어를 가져왔고 나머지 회원들은 바로 방생하였다. 이번 교류전의 최대어는 34.8cm였다. 각자 낚은 붕어를 들고 기념 촬영 후 언제나처럼 모두 방생하였다.
이곳 덕설골소류지는 월척에서 4짜급 붕어가 많이 서식하며 중치급 붕어의 개체수는 어마어마한 곳이다. 계곡지라서 5짜에 달하는 초대물 확률은 낮지만 가족들 혹은 혼자 출조해 손맛을 보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제방 좌우로 나무숲이 우거져 하절기 피서지로도 아주 좋은 여건을 갖춘 힐링낚시터다. 다만 이렇게 좋은 여건을 갖춘 저수지인 만큼 이곳을 찾을 때는 반드시 쓰레기봉투를 지참하고 주변 쓰레기도 주워오길 바란다.
내비 주소 칠원면 무기리 1170-3(덕석골저수지)
▲교류전을 마친 호형호제, 4050 조우회 회원들과 부인들의 기념촬영.
▲낚은 붕어는 모두 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