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연천 임진강 용늪

배수기 모르는 임진강변 월척 화수분

박일 객원기자

▲지난해 홍수로 임진강에서 많은 붕어 자원이 유입된 연천 용늪.

봄이 시작한 지도 꽤 된 듯한데 시조회나 낚시 동호회 같은 모임조차 갖지 못할 정도로 코로나19 상황이 좋지 않다. 괜히 낚시한답시고 동료들과 어울려 다니다 문제라도 생기면 자신은 물론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는지라 계절이 가는 줄 모르고 이동과 모임을 자제하다 보니 올해도 벌써 봄이 지나 초여름이 왔고 배수가 시작되는 5월 중순이다.
지난 주 몇몇 조우와 함께 충북의 낚시터로 출조했다. 배수로 인한 수위 변동 때문에 입질 한 번 못보고 철수했기에 이번 주는 배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을 찾아보다가 몇 년 전 우연하게 들러 좋은 조과를 거둔 경기 연천에 있는 임진강 근처의 몇몇 둠벙들이 생각났다.
연천에 거주하는 조우한테 연락을 해보니 지난해 홍수로 임진강 주변 저지대가 많이 침수 되었고 그로인해 임진강의 민물고기 자원들이 제법 둠벙으로 흘러들어 올해는 예년보다 임진강 저지대에 있는 둠벙의 조황이 좋다고 한다. 보통 장마나 태풍 또는 홍수로 인해 임진강 수위가 높아지면 강변 저지대로 강물이 들어와 둠벙이 생기는데 경기도 파주와 연천 인근의 임진강 부근에는 잘 알려진 둠벙이 여러 개가 있다. 그중 용늪이 접근성과 낚시자리가 편해 출조하게 되었다.

3~4천평 규모의 수로 형태
용늪은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마포리에 있는 3~4천평 크기의 둠벙이다. 조금 긴 수로 형태의 둠벙으로 마치 용이 날아가는 형상 같다고 해서 용늪이라고 한다. 지난 5월 8일 토요일 오전, 서울에서 출발한 지 1시간이 채 안 걸려 용늪에 도착했다. 주말이고 요즘 용늪이 핫하다는 소문이 나서 그런지 제법 많은 낚시인들이 있었다. 우리 일행 4명은 둠벙 최상류의 말풀이 밀생한 포인트에 자리를 잡고 낚시를 시작했다.
둠벙은 전체적으로 낚시가 가능하다. 대략 20여 명이 낚시를 할 수 있을 정도이며 수심은 1~1.5m로 그리 깊지 않다. 수초는 말풀과 부들, 마름이 잘 어우러져 멋진 포인트를 형성하고 있었다. 둠벙에 서식하는 어종은 잉어, 붕어, 누치, 동자개, 장어, 배스, 참게 등이며 붕어의 씨알은 허리급 사이즈가 많은 편이고 4짜와 준척 붕어도 잘 낚인다. 배수철에도 물 빠짐이 없는 곳으로 항상 일정한 수위를 유지한다.

새벽 2시부터 집중된 입질
말풀 포인트에 자리를 잡은 후 낚싯대는 3칸 이상으로 5~12대를 사용했고 바늘은 붕어 11호, 2.5호 원줄에 1.5호 목줄로 채비해 미끼는 글루텐, 지렁이, 옥수수 등을 사용했다. 낚시를 시작하니 낮인데도 심심치 않게 입질이 들어왔다. 흠이라면 참게 입질이 마치 붕어 입질 같아서 간혹 낚시인을 곤혹스럽게 한다는 것. 하지만 가을철처럼 심하진 않아 낚시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일행은 1박 낚시에 32~36cm 월척 붕어 6~7수와 준척급 붕어 10여 수를 낚았다. 해지기 전과 새벽 2시에서 6시까지 입질이 많은 편이었다. 배수기에 수도권 무료터에서 이 정도 조과면 나쁘지 않은 편이다. 현지 낚시인의 말에 의하면 요즘은 언제 찾아도 꽝은 없는 편이며 낚이는 씨알도 좋고 마릿수도 좋다고 한다. 이곳 말고도 인근에 백학지, 비룡대교 아래, 구미리 포인트가 낚시인들에게 잘 알려진 임진강변 낚시터다. 낚시터 선정이 어려운 배수철에 한번 찾아가 볼만한 낚시터가 아닌가 한다.

내비 주소 전곡읍 마포리 145

▲연천 용늪에서 필자 일행이 거둔 밤낚시 조과.

▲연천 용늪. 낚시 자리가 넉넉하고 편하다.

▲용늪 진입로. 길이 넓어 주차공간도 넉넉하다.

▲연천 용늪에서 월척 붕어를 낚은 전영민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