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 달전리에 있는 달전지(자명지)는 초대물터다. 배스, 블루길이 많은 곳으로 매년 5~6월이면 5짜 붕어를 낚기 위해 최소 10회 이상 출조하고 있다. 5년 전 보트 옥내림낚시로 6번 입질을 받았으나 1.7호 목줄은 6번 모두 터트린 기억이 있고, 다음날 원줄 5호에 PE라인 2호로 교체한 후 48cm를 낚기도 했다. 이후 해마다 10회 이상 출조했지만 4짜만 한두 마리 낚았고 염원하던 5짜는 만날 수 없었다.
작년 5월 초에 포항 구룡포에 사는 윤경도 형님이 51cm 붕어를 낚은 적이 있어 올해는 약간 서둘러 4월 초부터 5짜 포획 작전에 나섰다. 올해 세 번째 도전인 지난 4월 12일, 좌안 중상류 버드나무 군락이 끝나는 부근에서 낚시를 시작했다. 원줄은 나일론사 5호, 목줄 역시 나일론사 3호였다.

맥없이 터져나간 목줄, PE라인 2호로 교체
어둠이 내리자 버드나무 군락 속에서 몇 번의 큰 물소리가 났다. ‘아! 오늘은 분명 입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미동도 없는 찌만 쳐다보고 있었다. 몇 시간이 흐른 후 왼쪽 10시 방향 4칸 대의 찌가 한마디 살짝 올라왔다. 그 순간 ‘챔질을 할까말까’ 망설이는데 찌가 물속으로 스르르~ 사라지는 것을 보고 강하게 챘다. 순간 ‘바늘이 바닥에 걸렸나?’ 싶더니 정면으로 뭔가가 튀어나가며 찌가 하늘로 솟았다. 나일론 3호 목줄이 맥없이 터진 것이다. 그때가 밤 9시 무렵이었다.
다음날 아침, 목줄을 PE라인 2호로 교체 후 다시 도전했다. 강풍이 불어 오늘은 포기할까 싶었지만 어제 놓친 고기가 생각나 낚시를 이어갔다. 9시경, 정면으로 펼친 4.4칸 대 찌가 4마디까지 솟구치는 것을 강하게 챘다.
녀석은 좌로 한 번, 우로 한 번 내달리며 저항했고 그 힘은 상상을 초월했다. 겨우겨우 연안으로 끌어내어 플래시를 켜는 순간 깜짝 놀랐다. 무게가 어마어마하고 빵이 대단한 붕어였기 때문이다. 한눈에 봐도 5짜 이상이다.
계측자가 없어 낚시회 선배인 종현 형님께 전화해서 “형님 5짜 한 수 했는데 계측자 있습니까?” 물어보니 근처 저수지에서 낚시하다가 달려와 계측을 해주었다. 정확히 54cm. 드디어 인생붕어를 낚았다는 생각에 너무 기쁘고 행복했다.

▲54cm 붕어를 계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