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법 해설

낚시미끼 수질오염원 규정한 제46조가 문제

평택호비대위 김학현 씨. 법제처에 루어·생미끼 사용금지 위법여부 법령해석 의뢰

평택호낚시금지비상대책위원회(이하 평택호비대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학현 씨가 지난 3월 29일 평택시가 평택호 낚시금지 근거 법안으로 삼고 있는 하천법 제46조 6항과 관련해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의뢰했다. 평택시는 하천법 제46조 6항의 ‘나. 떡밥·어분 등 미끼를 사용하여 하천을 오염시키는 행위’를 근거로 평택호를 낚시금지시켰다. ‘떡밥·어분 등 미끼…’ 조항에서 루어와 생미끼가 포함되는지 그렇지 않은지 여부에 대해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의뢰한 것이다.
법제처는 국무총리 산하의 법제전문 중앙행정기관으로 행정 각부의 입법활동을 총괄 조정·지원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각 부처에서 입안한 법률, 조약, 대통령령 등의 법령안을 심사하고 법령의 의미를 명확하게 하는 법령해석, 불합리한 법령을 정비하는 일을 한다.
법제처가 하천법에서 수질오염원으로 규정한 낚시미끼에 루어와 생미끼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법령해석을 내리면, 평택시의 평택호 낚시금지 행정결정는 최하위 법령인 조례이므로 상위법 우선의 원칙에 따라 평택호에선 루어낚시와 생미끼낚시가 허용되며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된 다른 지자체 관할의 하천에서도 루어낚시와 생미끼낚시는 할 수 있게 된다.
평택호비대위에서 법령·행정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김학현 씨는 평택시에 거주하면서 배스프로로 활동하고 있다. 김학현 씨에게 하천법 낚시금지 조항의 법제처 법령해석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이후 행정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더불어 낚시금지 관련 법령과 관련해 궁금한 사항을 물어 보았다.  

법령해석 한 달 소요, 4월 말이면 결론
-하천법 제46조 6항의 낚시금지 조항에 대해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의뢰하게 된 과정은?
평택호 낚시금지는 2019년부터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올해 2월 4일 평택시가 평택호 낚시금지 행정예고를 고시한 후 평택시 측과 가진 세 차례의 간담회를 통해 낚시금지 철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시 관계자가 답변을 피하면서 평택시의회와의 면담을 요청했는데 그마저도 차일피일 미뤄서 이뤄지지 않기에, 평택시에 지역구를 둔 홍기원 국회의원과의 면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그 자리에서 나는 평택시가 평택호 낚시금지 근거로 내세운 하천법 46조 6항에서 루어와 생미끼가 포함이 안 되니 법령해석을 해달라는 내용의 문서를 제출했다. 홍 의원은 검토해서 법제처에 의뢰해 주기로 했고 3월 29일 국회를 통해 법제처에 정식으로 접수되었다.

-평택시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나?
알고 있다. 홍선의 평택시의회 의장에게도 같은 내용의 문서를 보여주었고 수질에 영향이 없는 낚시미끼까지 금지할 수는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평택시청 김진성 환경국장은 루어와 생미끼 사용금지의 위법성이 입증되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수정해 주겠다고 말했다.

-언제 법제처에서 법령해석이 나오나?
1개월 정도 걸린다. 3월 29일에 법제처가 수리했으니 4월 20일 이후엔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떡밥·어분 등’에서 의존명사 ‘등’은 2개의 명사를 나열하고 단독으로 쓰일 때 앞에 나열한 것에 국한한다고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와 있다. 법 조항만 본다면 떡밥과 어분만 금지시킬 수 있는 것이다.

위법 법령해석 나오면 다른 자지체에도 적용시킬 수 있어

-위법 법령해석이 나오면 그 다음 절차는 어떻게 되나?
위법 법령해석이 나오면 지방자치법 제3장 조례와 규칙 제22조(조례)의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라는 법규에 따라 하천법의 범위를 벗어난 부분에 대해 시정 또는 개정을 해야 한다. 평택호 낚시금지역에서도 루어와 생미끼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위법 법령해석 결과가 나오면 하천법을 이용해 낚시를 금지시킨 다른 지자체 관할 하천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하천법은 법률로서 헌법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위법이다. 따라서 하천법 제46조를 확대해석해 관할 하천에서 루어와 생미끼 사용금지 조치를 내린 모든 지자체에 대해 시정 또는 개정을 요구할 것이다. 이에 불응한다면 어느 지자체든지 행정심판을 통해 받아들이도록 할 예정이다.

지자체의 낚시금지 권한 남용이 문제   

-지금까지 낚시금지구역 지정 관련해서 낚시관리 및 육성법이 주로 적용됐는데 이번 하천 낚시금지는 하천법이 적용돼 많은 낚시인들이 이렇게도 낚시를 금지시킬 수 있구나 하고 놀라고 있다. 하천법은 어떤 법인가?
낚시금지에 대한 법률은 하천법 제46조와 물환경보전법 시행령 제27조, 그리고 낚시관리 및 육성법 6조 이렇게 3개라 볼 수 있다. 하천법이 적용되는 하천은 크게 국가하천과 지방하천이다. 대부분의 큰 강들은 국가하천으로 국토교통부의 관리이지만 하천이 지나고 있는 지자체에서 위임을 받아 관리하고 있다. 하천의 수질 보전과 개선을 위해 관리주체인 지자체에 낚시금지에 대한 권한을 준 것이다. 물환경보전법은 하천법에 해당하는 하천을 제외한 모든 담수가 적용되며 수질개선을 이유로 낚시를 금지시킬 수 있다. 낚시관리 및 육성법의 낚시금지 근거는 수질이 아니라 수산자원의 보호, 낚시인의 안전사고 예방 등에 있다. 이번 하천 낚시금지 사태는 지자체가 수질과 쓰레기를 이유로 낚시를 금지시키고 있다. 낚시관리 및 육성법을 적용할 수 없는 이유다.    

▲ 평택호비대위 김학현 씨가 법제처에 제출한 문서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