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쉬운 바다루어 5

5월 바다루어의 '핫픽'
플랫피싱 FLAT FISHING

박경식 프리라이터, 솔트루어린 회원

▲해안가에서 성대를 노리고 캐스팅을 하는 낚시인. 플랫피싱은 에깅 장비에 프리리그 채비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르다.

광어, 양태, 성대 등 저서형의 납작한(flat) 대상어를 노리는 플랫피싱은 이제 낚시인들 사이에서 꽤 유명해졌다. 양태는 체구가 커서 손맛이 좋고 성대는 찬물에서도 잘 낚이이며 회 맛이 좋아 인기가 높다. 광어의 호응도는 굳이 말할 것도 없다.
플랫피싱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지금처럼 낚을 것이 마땅치 않은 시기부터 낚시인들의 출조가 이어지는데, 4월에는 아직 입질이 뜸하지만 낚이는 씨알이 커서 한 마리만 걸어도 큰 씨알이 낚여 재미를 준다. 지난 호에 소개한 록피싱과 병행해 플랫피싱을 함께 즐긴다면 에깅, 농어 등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6월 이전에도 충분히 손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시즌
5월~12월, 피크는 7월과 10월 
가장 빨리 모습을 나타내는 어종은 성대와 광어다. 냉수에 빨리 적응하고 광어의 경우 봄부터 연안으로 들어오는 습성이 있어서 4월이면 연안에서 조과를 거둘 수 있다. 동해와 남해는 이르면 4월부터 낚을 수 있으며 서해는 5월 중순이 지나야 가능하다.
성대는 군집을 이뤄서 생활하기 때문에 한두 마리가 연안에서 낚인다면 많은 개체가 그 주변에 있을 확률이 높다. 보통 5월부터 시즌을 시작하며 6월 중반에 장마가 시작되면 그때부터 폭발적인 마릿수 조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성대가 원투낚시 어종으로 매우 인기를 끌고 있는데, 방파제와 해변에서 5월에 원투낚시를 한다면 성대와 보리멸이 주 대상어가 된다. 6월부터 본격적인 시즌을 맞는 성대는 여름 내내 낚이며 여름 냉수대가 밀려들면 오히려 연안에서 더 호황을 보이는 ‘별종’이다.
광어는 4월부터 12월까지 꾸준히 낚인다. 8월 전후에 가장 잘 낚이며 연안과 깊은 곳을 계속 오가기 때문에 연안보다는 선상에서 조과를 거두기가 쉽다. 하지만 파도가 높은 날이나 냉수대가 밀려드는 경우에는 연안의 조과가 더 좋을 수 있으므로 그때를 노리는 것이 좋다.

▲양태. 양태는 80~90cm 크기로 자리는 대형 어종으로 모래와 자갈이 많은 바닥에서 서식한다.

▲성대. 성대는 가슴 부위에 다리처럼 생긴 촉수를 이용해 바닥을 걸어다니며 먹이를 찾는 저서형 어종이다.

로드와 릴
길이 8ft 에깅대 선호

플랫피싱이 낚시인들에게 빠르게 대중화될 수 있었던 요인은 기존 장비로 입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용하는 채비의 무게가 7g~20g인 것을 감안하면 에깅로드나 농어로드를 사용하면 된다. 사실 일본에서 출시한 록피싱이나 플랫피싱 전용 로드를 제외하면 국내에서는 플랫피싱 전용 로드라고 할 만한 것이 적기 때문에 바다루어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로드면 어떤 것이라도 사용해도 된다. 단, 바닥을 섬세하게 읽기 위해서는 초릿대가 빳빳한 패스트 액션이 더 좋다.
길이는 8ft 내외를 추천한다. 그리고 로드를 세운 채로 루어를 바닥에 찍으면서 손목으로 섬세하게 액션을 주어야 하므로 로드는 가벼울수록 좋다. 이러한 조건을 종합해 보면 에깅로드가 가장 적합하다. 일부 브랜드에서 하드록피싱이나 플랫피싱용 전용 로드를 수입, 판매하고는 있으나 전문적으로 입문할 것이 아니라면 우선은 에깅로드로 충분하다.
릴도 마찬가지다. 에깅을 할 때 쓰는 2500번 릴을 라인까지 그대로 가져와서 쓰면 된다. 합사도 기존에 사용하는 0.6호~0.8호를 사용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 예전에는 보통 4합사를 썼지만 최근에는 더 가늘고 강도가 높은 8합사, 12합사를 즐겨 사용하기 때문에 같은 호수라도 예전보다 더 가늘고 강해져서 별도의 업그레이드 없이 사용하루 수 있다. 다만 미터급 광어나 양태를 노리고 출조를 하다면 농어용 스피닝릴을 준비하고 합사도 1~1.5호를 사용해야 한다.

채비
3~4인치 웜 사용한 프리리그 인기
예전에는 양태를 낚던 광어를 낚던 채비는 대부분 지그헤드채비를 썼다. 배스 루어낚시의 영향이 컸고 지그헤드가 가장 단순하고 사용하기 쉬웠기에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그헤드를 사용하다보니 예민한 입질에 대응하기 힘들고 밑걸림이 심해서 다른 채비를 찾던 중 마찬가지로 배스용 프리리그를 사용하게 되었다.
배스낚시용 채비가 바다로 쉽게 흘러드는 이유는 바닥을 탐색하기 좋기 때문이다. 프리리그는 배스프로 이상우 씨가 개발한 것으로 10g 내외의 유동 싱커에 3~4인치 웜을 훅에 체결해 완성하면 된다.
지그헤드에 익숙한 낚시인들은 프리리그를 캐스팅할 때 라인이 꼬일 것을 염려하지만 프리리그는 타이라바처럼 싱커와 훅이 폴링 중에 무게 차이로 분리가 되기 때문에 라인이 꼬일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바닥을 공략해야 하므로 조류 세기나 수심에 따라 현장에서 바꿔 쓸 수 있도록 싱커는 3~4가지 무게를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한다. 또 어떤 채비를 쓰느냐에 따라 싱커의 종류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한 가지 채비를 고집하지 않는다면 최소 2가지 종류의 싱커를 준비한다.
바늘은 오프셋훅을 가장 많이 쓴다. 양태나 성대 씨알이 크다면 큰 바늘을 써야 하나 대부분 연안에서 만날 수 있는 씨알은 크지 않으므로 1~2호면 적당하다. 비즈(구슬)는 바늘과 싱커 사이에 끼워 캐스팅 시 싱커가 바늘에 부딪힐 때 완충작용을 하는 것과 동시에 빛을 반사시키거나 움직일 때 부딪히는 소리를 내어 대상어에 어필하는 역할을 한다.
웜은 가재 모양이나 작은 물고기 모양 혹은 도마뱀 모양을 쓴다. 3인치 내외를 가장 많이 쓰는데 색상은 어필 계열(빨강, 주황)과 내추럴 계열(투명 베이스의 초록, 갈색 등)을 준비한다.
이 밖에도 바닥 공략의 대표적인 채비인 텍사스리그나 다운샷리그를 쓰기도 하지만 조류가 강한 바다 특성상 원투가 필수이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그리 많이 쓰지 않는다.

▲플랫피싱 채비를 만들 때 사용하는 소품. 바늘은 옵셋훅을 주로 쓰며 싱커를 이용해 프리리그나 프리지그를 만든다. 웜은 2~3인치 호그웜이 인기 있다.

▲스플릿링에 바늘과 싱커를 연결해서 만든 프리지그..

▲필자의 플랫피싱용 장비. 기존 에깅 장비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필수 테크닉1
대상어가 있을 만한 곳을 찾아라
성대, 양태, 광어는 저서성 어종이다. 중상층을 유영하는 것이 아나라 모래나 암초가 있는 바닥에 거의 누워서 지내다시피 한다. 대부분의 플랫피시가 겨울에는 수심 20~200m 깊은 곳에서 있다가 봄부터 여름까지 연안으로 산란을 하러 들어오는데 낚시인들은 그런 대상어를 노리는 것이다. 포인트가 되는 곳은 당연히 먹이활동과 산란을 함께 할 수 있는 곳이다. 대표적으로 모래와 진흙이 섞여 있거나 자잘한 자갈이 있는 곳이 좋다. 플랫피시는 작은 새우, 게, 갯가재, 물고기 등을 먹는데 포인트를 찾으려면 바닥이 모래로 형성된 곳 주변의 방파제나 갯바위, 해수욕장 등을 먼저 탐색해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광어는 서식 지형이 조금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광어는 모래 속에 숨어 있다가 먹이를 덮친다고 생각하는데, 그것보다는 암초와 거의 똑같은 위장색을 띠고 암초에 붙어 있다가 지나가는 먹이를 덮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광어는 암초가 많은 곳이 더 유리한데, 암초가 대부분 연안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보트낚시나 원투낚시, 카약낚시에 조금 더 나은 조황을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광어를 노린다면 지반이 돌로 갯바위 지형을 찾아서 최대한 멀리 노리고 성대나 양태라면 암초와 모래가 섞인 구간이나 자갈이나 모래가 섞인 곳을 노린다. 

필수 테크닉2
호핑→스테이→호핑

필수 테크닉3
강하게 챔질하라
최근에는 양태, 성대, 광어를 원투낚시로 노리는 낚시인들이 많다. 바닥에 깔린 미끼를 대상어가 입질을 하면 재빨리 챔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초리가 크게 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 번에 크게 챔질을 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대상어가 바닥에 있는 먹이를 한 번에 못 먹을 수가 있으며 먹더라도 바늘에 설 걸리면 멀리 던진 채비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걸린 고기가 종종 빠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양태는 머리통 전체가 딱딱한 뼈로 이뤄져 있어서 바늘이 잘 박히지 않기 때문에 입질이 확실하다 싶으면 무조건 챔질을 강하게 해야 한다
5~6m 원투낚싯대로 그렇게 강하게 챔질을 하는데, 3m 루어낚싯대라면 어떨까? 멀리서 입질을 받았다면 있는 힘껏 챔질을 해주는 것이 맞다. 단, 성대의 경우 입 주변 막이 찢어져서 바늘이 빠질 염려가 있고 커다란 옆지느러미로 인해 랜딩 중 빙글빙글 돌면서 끌려오는 일이 많아 강하게 챔질 후 릴링을 천천히 해야 놓치지 않는다. 양태와 광어는 힘껏 챔질 후 초반 제압을 잘 해준 후 일정한 속도로 끌어내면 된다.

▲선상에서 플랫피싱을 즐기는 낚시인들. 광어, 성대, 양태를 한 번에 노릴 수 있으며 조과도 뛰어나다.

선상에서 즐기면 재미 두 배

플랫피싱은 연안에서 간단하게 즐기는 것도 좋지만 카약이나 보트를 타고 나가 연안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서 즐기면 더 많은 조과를 거둘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양태, 성대, 광어를 한 자리에서 모두 만날 수도 있으며 낚이는 씨알이나 마릿수도 더 낫다.
카약이나 보트를 구할 수 없다면 광어루어 출조를 하는 낚싯배를 타면 된다. 울진, 영덕, 포항, 경주와 부산, 거제도, 서해 일원에는 6월부터 광어를 전문으로 출조하는 낚싯배들이 많다. 대부분 광어만 노리지만 진입하는 포인트에 따라 성대나 양태가 곧잘 낚인다. 요즘에는 낚싯배에서도 양태와 성대가 잡어 취급 받는 일이 적으므로 광어와 함께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