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임랑방파제

토독~ 하더니 50cm 쥐노래미가 덜컥

이게 바로 록피싱의 재미

김진현 기자

록피싱이란 볼락, 우럭, 쥐노래미처럼 암초에 숨어 사는 바닷고기를 낚는 장르다. 록피싱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가까운 갯바위에서 의외로 큰 씨알의 대상어를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포인트를 탐색하는 재미가 있으며 대상어를 걸면 손맛도 좋기 때문이다. 낚시하는 방법은 배스낚시와 아주 흡사하다. 2~3인치 내외의 큼직한 호그웜을 꿴 채비를 사용해 연안을 돌면서 대상어가 있을 법한 자리를 노린다.

동해남부권에 속하는 부산~경주권에서 록피싱 시즌이 시작했다는 소식은 솔트루어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상욱 씨에게서 들었다. 그는 “올해는 볼락 조황이 부진한 반면, 쥐노래미와 우럭 같은 록피시가 꾸준한 조과를 보이고 있다. 3월 중순에 들어서는 연안에 해초가 자란 곳이면 어렵지 않게 록피시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30일, 부산 해운대에서 박상욱 씨를 만나 현장 취재에 나섰다. 오전 6시에 만나 도착한 곳은 부산 기장군 일광면에 있는 임랑방파제. 임항해수욕장 옆에 있다. 이곳은 부산 기장군 정관읍에서 발원한 좌광천이 흘러드는 기수역으로 바로 앞에는 미역 양식장이 있는 곳이다.
박상욱 씨에게 이곳을 포인트로 정한 이유를 물어 보았다. 그는 “록피싱 포인트는 모래와 암반이 많고 넓게 펼쳐진 곳이 좋습니다. 조류가 약한 후미진 곳보다는 조류가 잘 드는 곳이 좋으며 모자반이나 미역 같은 해초가 무성하게 자란 곳에 록피시가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임랑해수욕장 방파제에는 이른 아침부터 원투낚시와 루어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이 서너 명 있었다. 박상욱 씨는 이 주변에서는 성대, 쥐노래미, 우럭 등이 잘 낚인다고 한다.

▲기장군 일광면의 임랑방파제에서 50cm급 쥐노래미를 낚은 박상욱 씨.

볼륨 큰 웜이 유리하다
박상욱 씨는 L 파워의 에깅대에 2인치 호그웜을 세팅한 프리리그를 사용했다. 싱커는 텅스텐 12g. 텅스텐 싱커는 일반 스테인리스 싱커보다 바닥을 읽는 감도가 좋아 즐겨 사용한다고 했다. 일반 채비와 차이가 있다면 웜을 조금 크게 사용한다는 것. 큰 루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바닥을 노릴 때 작은 루어를 쓰면 대상어들이 잘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욱 씨는 “쥐노래미 같이 자기 영역을 가진 대상어에겐 침입자라는 것을 어필해야 입질을 받을 수 있습니다. 2~3인치 웜을 쓰더라도 큼직하고 볼륨이 큰 웜을 사용해야 그 효과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습니다”하고 말했다.
박상욱 씨는 방파제에서 맞은편에 있는 미역 양식장을 바라보고 멀리 캐스팅을 한 후 채비를 바닥으로 가라앉힌 후 천천히 바닥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채비를 운용하는 방식은 배스낚시와 거의 흡사했다. 록피시가 대부분 바닥에 있기 때문에 중상층을 노리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오로지 바닥을 노리고 액션을 준다. 큼직한 웜에 오프셋훅을 꿰어 바늘 끝을 감추었기에 밑걸림도 잘 생기지 않았다.

6월 되면 성대, 양태, 광어도 합류
입질은 금방 왔지만 훅셋이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대상어의 크기가 작기 때문. 웜에 관심을 가지고 작은 고기가 몰려들지만 웜이 커서 바로 먹지 못하기 때문에 입질과 헛챔질이 계속되고 있었다. 잔챙이를 잡고 싶다면 작고 가느다란 웜으로 교체하면 되지만 큰 것 한 마리를 노리려는 박상욱 씨는 자잘한 입질은 큰 웜을 사용해 걸러내고 있었다.
아침부터 잔챙이의 입질에 시달리던 박상욱 씨가 마침내 초리까지 가져가는 강력한 입질을 받고 릴링을 시작했다. 꽤 멀리서 입질을 받았기에 끌어내는 데 1분이 넘게 걸렸다. 무사히 테트라포드로 올라온 녀석은 50cm에 육박하는 대형 쥐노래미. 큰 쥐노래미는 귀해서 서해에는 ‘몸보신용 보약’으로 불리고 동해에서도 비싼 자연산 횟감으로 꼽히는데 록피싱에 이렇게 가단하게 낚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많은 마릿수는 기대할 수 없었다. 쥐노래미는 자기 영역을 가지고 살기 때문에 성체가 되면 한 포인트에 한두 마리 밖에 없는 것이 흠. 그래서 같은 자리를 노려도 연속으로 입질이 오지 않았다.
마릿수 추가를 위해 다른 곳으로 옮긴 결과 작은 쏨뱅이와 새끼 우럭으로 손맛을 볼 수 있었다. 록피싱의 또 다른 재미라면 배스낚시처럼 포인트 이곳저곳을 옮기고 탐색하는 것이다. 다양한 포인트의 바닥 지형을 읽어가며 시원한 입질을 받는 순간은 록피싱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즐거움이다.
남해안의 록피싱 시즌은 지금부터 본격 시작이다. 6월 장마철이 되면 조과가 절정에 달하는데 성대, 양태, 광어와 같은 플랫피시까지 가세한다면 조과는 지금보다 훨씬 나아진다.

▲좌광천이 흘러드는 방파제에서 여러 명의 낚시인이 원투낚시를 즐기고 있다.

▲록피싱용 훅. 와이드갭훅이나 옵셋훅을 사용한다.

▲싱커는 텅스텐이나 스테인리스를 쓰며 무게는 5~20g.

▲록피싱에 사용하는 다양한 형태의 웜. 가재나 새우 모양이 특히 인기 있다.

▲좌광천이 흘러드는 방파제에서 여러 명의 낚시인이 원투낚시를 즐기고 있다.

▲붉은쏨뱅이가 왜 여기서 나오죠?” 록피싱 중에 낚인 의문의 붉은쏨뱅이. 보통 깊은 바다에 사는 어종이라 연안에서 잘 낚이지 않는다.

▲박상욱 씨가 사용한 록피싱채비. 12g 텅스텐 싱커를 사용해 프리리그로 만들어 썼다.

▲웜을 물고 나온 쥐노래미. 시원하게 입질해서 처음엔 우럭인 줄 알았다고 한다.

내비 검색명 임랑해수욕장방파제
취재협조 솔트루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