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대성지에서

62cm 빅배스

최병일 경북 구미 낚시인

결혼 전까지는 매주 전층낚시를 다녔으나 결혼 후 여유롭게 낚시할 시간이 부족했던 내게 거래처 사장님(현 NK마린 남현구 프로)이 배스낚시를 권했다. 본인이 쓰시던 장비까지 빌려주면서 입문을 도와주셨는데 그 인연에 4년 전부터 집에서 가까운 구미 대성저수지로 주말마다 짬낚시를 다니곤 했다.
지난 3월 21일 17시경 대성저수지에 도착해보니 바람이 제방 쪽으로 심하게 많이 불고 있었다. 바람 불면 스피너베이트라고 누가 그랬던가, 30분간 스피너베이트를 던지고 감았으나 입질이 전혀 없었다.
바람도 많이 불고 손도 시렵고… 오늘도 역시 꽝인가. 마지막으로 수몰나무 쪽을 공략해보자는 생각에 포인트를 옮긴 후 뒷바람을 맞으며 프리리그로 수몰나무 포인트를 공략했다. 첫 캐스팅에 시원한 입질의 3짜 배스를 낚았다. 이후 여러 번 같은 포인트를 공략하였지만 웜을 툭~ 치는 예민한 입질만 두 번 들어오고 말았다.

무언가에 걸린 듯 움직이지 않는 채비
분명 수몰나무 근처에 배스가 붙어 있다는 생각에 M 파워 로드, 10파운드 카본라인, 봉돌 3/8온스, C테일 웜으로 채비를 교체한 후 프리리그로 드래그 액션을 주며 배스를 노렸다. 그러던 중 무언가에 걸린 듯 채비가 움직이지 않아 5초 정도 스테이 액션을 주자 아무런 반응이 없어 천천히 당기는데 그때부터 오픈워터 쪽으로 채비가 파고들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릴링하자 드랙이 풀려나갔다. 힘이 너무 대단해 ‘혹시 가물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수면에 가까이 왔을 때 보니 시커먼 배스였다. 미친놈처럼 “우와! 이건 런커다 런커!” 소리치며 신중히 랜딩했고 이후 두 번 더 크게 저항하던 녀석을 랜딩에 성공했다.
심장이 미친 듯 뛰는 와중에 계측자가 없어 담뱃갑을 대충 놓고 사진 찍은 후 친한 동생 대호에게 보내주니 “형님 이런 식으로는 기록 인증 안 됩니다”라는 답변이 들어왔다. 그래서 인근 낚시인들의 줄자를 빌려 계측해보니 62cm가 훌쩍 넘었다. 오늘부터 복권이라도 사야 될까? 인생고기를 낚고 나니 손이 떨리고 다리까지 후들거렸다.

▲대성지에서 올린 62cm 배스를 들고 기뻐하는 필자.

▲62cm 배스 계측 사진. 입이 숫자 0보다 약간 더 앞쪽으로 나가 있어 연말최대어심사 때 기록이 더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