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 증암천
벚꽃 필 때 호남행
김진현 기자
봄이 빅배스 시즌임을 모르는 낚시인은 없다.
중요한 것은 어디로 가야 빅배스를 만날 수 있냐는 것이다.
나는 이맘때면 무조건 호남행을 주저하지 않는다.
▲담양군 봉산면의 증암천으로 배스 출조에 나선 취재팀이 벚꽃이 핀 자전거길을 걸으며 포인트를 둘러보고 있다. 좌측부터 박제규, 최광석, 김경태(테일워크 필드스탭), 김태형 씨.
지난 3월 중순, 기자는 광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테일워크 필드스탭 김경태 씨와 빅배스 취재를 계획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가 포인트 선정에 이견이 생겼다. 나는 고흥의 해창만이나 영암의 영암호와 같은 넓은 간척호로 가자고 했다. 빅배스도 많고 둘러볼 포인트도 넓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경태 씨는 반대했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이 많아 꽝을 칠 확률이 높다는 것.
“이맘때면 빅배스를 노리고 누구나 대형 간척호로 포인트를 잡습니다. 배스뿐 아니라 붕어낚시인도 마찬가지에요. 하지만 이맘때 항상 듣는 말은 ‘바람통에 낚시를 제대로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3월이면 본격적으로 편서풍이 불기 시작하는데 막상 대형 간척호로 출조하면 강한 바람을 피할 곳을 찾기 힘들어 고생을 할 것이 뻔합니다. 그리고 수온도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형 간척호보단 큰 강이나 중소형 저수지를 노리는 편이 유리합니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다. 겨울에 북서풍, 봄에 편서풍을 맞아 가며 대형 간척호에서 생고생을 한 기억이 떠올랐다. 특히 최근에는 때가 되면 부는 계절풍이라고 하기엔 너무 강한 바람이 부는 날이 많아 모험보단 안전한 조과를 노리는 것도 좋을 듯했다.
간척호로 갈 것이냐 강이나 저수지를 찾을 것이냐
지난 3월 19일, 김경태 씨 일행을 만난 곳은 담양군 봉산면 삼지리에 있는 증암천. 취재에는 박제규, 최광석, 김태형 씨가 함께 했다.
증암천 삼지리 구간은 영산강과 합류되는 하류다. 이곳은 작년 4월에 한 번 취재를 한 곳인데 그곳으로 다시 온 것이다. 다시 찾은 이유를 물으니 지난여름 홍수 때 물길과 연안 지형이 완전히 변했다고 말했다. 김경태 씨는 “홍수가 어찌나 크게 났던지 연안 육초와 지형이 모두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기존 포인트에선 배스가 잘 낚이지 않고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곳에서 빅배스가 낚이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빅배스가 입질할지 모르니 바짝 긴장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증암천 하류 일대는 상류와 하류에 보가 있어서 수량이 많고 조류의 흐름이 느리며 연안 곳곳에 수초가 밀생해 배스가 살기에는 적당했다. 아직도 이곳을 모르는 낚시인이 많아서인지 인적이 드물었다. 빅배스를 노리기엔 좋아 보였다. 증암천 주변 자전거길에 주차를 하고 강가로 내려가면 쉽게 포인트에 닿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예전과 달리 진입로가 사라져서 갈대숲을 헤집고 들어가야 하는 것은 힘들었지만 갈대 너머에 빅배스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힘든 것도 잠시였다.
▲증암천과 영산강이 만나는 구간. 작년에도 빅배스가 잘 낚인 곳이지만 올해는 작년의 홍수로 인해 지형이 바뀌어 생각지 못한 곳에서 배스가 입질했다.
▲담양 증암천을 따라 놓인 자전거길.
▲홍수로 새로 생긴 포인트. 대나무숲 뒤로 마치 저수지처럼 생긴 포인트가 있다.
▲증암천 하류의 작은 교각을 노리는 김태형 씨.
수면에 꿀렁이는 빅배스
증암천과 영산강의 합류지점으로 진입한 후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은 3인치 섀드웜과 미노우. 반응은 미노우가 더 빨랐다. 김태형 씨가 미노우로 40cm급 배스를 먼저 낚았고 그 후 김경태 씨가 연이어 섀드웜으로 30cm 배스를 낚았다. 그런데 사건은 방심하던 사이에 터졌다. 최광석 씨가 크랭크베이트로 연안에서 큰 입질을 받았는데 순식간에 바늘이 빠진 것이다. 가까이서 입질을 받아 수면에 꿀렁이는 대물을 나도 직접 목격했는데 놓치기엔 너무 아까운 대물이었다.
▲증암천에서 미노우로 첫 배스를 낚은 김태형 씨.
▲황산지에서 섀드웜으로 첫 배스를 낚은 김경태 씨.
▲황산지 배스 씨알이 훌륭합니다.” 황산지 도로가 포인트에서 30~40cm 배스를 낚은 김태형 씨. (섀드웜)
▲황산지 배스 씨알이 훌륭합니다.” 황산지 도로가 포인트에서 30~40cm 배스를 낚은 최광석 씨. (섀드웜)
던지면 족족 무는 수준
김경태 씨는 “저 녀석들이 나와서 말풀 수초에 숨어 사냥을 해야 하는데 오늘은 그럴 마음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맑은 물색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좌측 연안은 포기하고 대신 우측 연안을 노렸더니 그곳에서도 30~40cm 배스는 계속 낚였다. 거의 던지면 무는 수준으로 입질을 했는데 입문자를 데리고 오면 ‘배스뽕’을 맞기 딱 좋은 곳으로 보였다.
증암천과 황산지지는 이미 시즌 중반으로 향하고 있다. 첫 빅배스 타임은 끝이 났고 이제부턴 밤낚시로 대물을 만날 차례다. 지금처럼 낮 기온이 크게 오르는 날에는 아침이나 낮보단 낮에 수온이 올랐다가 천천히 식는 밤에 조과가 좋다. 특히 황산저수지처럼 연안에 말풀이 많은 곳은 수심이 얕은 곳이라도 밤낚시에 큰 대물이 낚이는 특징을 보인다. 취재일 이틀 후인 3월 21일 김경태 씨는 황산지에서 밤낚시로 5짜 배스를 낚았다고 알려왔다.
▲출조 당일 가장 많은 입질을 받은 섀드웜.
▲테일워크가 새로 출시한 배스용 미노우 크레지 미노우 95SP.
▲김경태 씨가 사용한 조인트 미노우. 가끔 빅베이트에 큰 씨알의 배스가 입질하기도 해서 즐겨 사용한다고.
▲김경태 씨의 배스 장비. 테일워크 풀레인지 로드에 미노우를 사용했다.
▲스피닝릴 장비와 섀드웜 조합.
▲제방에서 촬영한 황산지 전경. 제방 조과도 좋았고 우측 연안에서 30~40cm 배스를 여러 마리 낚았다.
▲제방에서 배스를 노리고 있는 취재팀.
▲황산지 도로 연안에서 40cm 배스를 낚은 김태형 씨.
▲김경태 씨의 배스 장비. 모두 테일워크 제품이다.
주소 : 봉산면 삼지리 227-8(증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