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미각 벚꽃참돔을 낚자

지금 낚시를 가야 하는 이유

봄 참돔이 사계절 중 가장 맛있다

김진현 기자

10년 전만 하더라도 낚시인들이 참돔을 낚을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았다. 봄에 큰 참돔이 연안으로 들어온다는 사실을 몰랐던 건 아니지만 배낚시나 갯바위낚시 전문가가 아닌 이상에는 참돔을 낚을 방법이 없었다.
배낚시는 거문도, 추자도와 같은 원도권에서만 행해졌다. 갯바위 참돔낚시 역시 원도권이나 남해동부 먼 바다에서만 가능했다. 더구나 갯바위 참돔낚시는 어려워서 진입장벽이 높았다. 감성돔이나 벵에돔낚시보다 넓은 포인트를 탐색 공략해야 하고 본류를 읽을 수 눈을 갖고 있어야 했기에 프로낚시인들 사이에서도 쉽지 않은 낚시로 통했다. 많은 비용 긴 일정은 대중화의 걸림돌이 되었다. 그런 이유로 봄철 대물 참돔은 낚시인들의 ‘로망’처럼 존재했는데, 지금은 그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바로 타아리바 때문이다.

타이바라 덕분에 봄바다는 참돔 풍년
2008년 6월 3일, 일본 다이와 필드테스터인 다카하시 미치아키 씨가 당시 한국다이와 필드테스터 민병진 씨와 함께 서해 고군산군도에서 타이라바 탐사에 성공하면서 한국 타이라바의 역사는 시작했다. 촬영에 동행한 낚시인들은 생전 처음 보는 타이라바에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3시간30분 동안 18마리의 참돔을 낚는 놀라운 장면이 펼쳐지면서 타이라바의 위력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처음부터 타이라바가 잘 통한 것은 아니었다. 신동만 프로가 남해 원도에서 여러 차례 타이라바 탐사를 진행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그 이유는 타이라바만 있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고 낚싯배를 모는 선장도 운항술에 있어 타이라바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타이라바가 흥행하기 시작한 것은 첫 탐사가 이뤄진 2년 뒤부터다. 한국의 프로낚시인들과 꾸준히 탐사 출조를 해가면서 시즌과 포인트를 정립했고 드디어 서해권이 타이라바 메인 필드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이다. 보령 앞바다를 비롯해 군산 말도와 외연도 일대는 6월부터 타이라바를 시작해 11월까지 호황을 보였는데, 처음에는 서해에서 기대하기 힘든 대물이 쏟아져 나와 순식간에 타이라바 열풍이 일기 시작했다.
그에 비해 제주도와 남해 지역은 타이라바에 대한 불신(?)이 여전했다. 루어가 비싸기도 했지만 선장이 선뜻 출조에 나서지 않았기에 대중화의 길은 멀고 험해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거제와 통영권의 루어낚싯배들이 타이라바 탐사에 성공했고 그 뒤를 이어 여수, 고흥, 원도 해역까지 타이라바의 위력이 입증되었다. 동시에 제주도에서는 어부들이 참돔 조업을 위해 타이라바를 사용하면서 그 효과가 입증되었고 지금은 1년 내내 타이라바 출조가 가능한 필드가 되었다.
동해는 참돔 자원이 빈약해 타이라바가 성행하지 않지만 동해남부권에 해당하는 부산 일대는 부산 먼 바다에 있는 형제섬과 외섬을 기점으로 겨울에 타이라바가 인기를 끌더니 겨울과 봄에 빼놓을 수 없는 출조 상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서해, 남해, 제주 타이라바 출조 활발
그렇다면 왜 봄 참돔이 인기 있을까? 앞서 말했듯 봄에는 큰 참돔이 산란을 위해 움직이는 시기라 다른 시즌에 비해 큰 씨알의 참돔을 낚을 확률이 높다. 그리고 낚시인들이 잘 모르는 사실 중 하나가 참돔은 봄에 가장 맛있다는 것이다. 봄이라고 하면 보통 3~4월을 말하는데, 이때는 음력 2~3월로 해안지방에서는 이 시기를 영등철이라고 부른다. 영등철은 바다의 수온이 가장 낮고, 변화가 심한 계절풍이 불어서 바다가 거칠고 사나운 것이 특징인데 영등철에 무사안녕을 바라는 제사를 지내는 것도 그런 현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영등철은 수온이 낮다보니 그때 낚이는 고기는 다 맛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유독 참돔이 기름지고 담백해 인기가 높다. 흔히 사쿠라다이(벚꽃돔)라고 부르는 돔은 원래 감성돔이 아닌 참돔을 말하는 것이다. 한국의 주력 바다어종이 감성돔이다 보니 어쩌다가 그렇게 붙여졌다는 설이 있는데 참돔을 의미한다는 것이 더 설득력 있다. 연분홍의 벚꽃을 상상하면 은빛 감성돔보단 분홍빛 참돔이 떠오르는 것이 자연스럽다.
타이라바로 인해 참돔낚시가 성행하니 지금은 곳곳에 출항지가 생겼다. 서해는 서해남부를 제외하고 전북, 충남, 남해안을 접한 전남 전역에서 타이라바 출조가 가능하고 남해안 역시 전역에서 출조하고 있다. 시즌은 원도권으로 출조하는 부산과 여수의 경우 갈치 시즌이 끝날 무렵인 12월 말부터 계속 출조해 이듬해 5~6월까지 이어지며 서해 시즌이 시작되는 5~6월이 되면 타이라바 낚시인들이 서해권으로 몰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따라서 타이라바를 즐기고 싶다면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으며 출조지는 상황에 맞춰 남해와 서해 혹은 제주도에 맞춰서 선택하면 된다.
출조 선비는 대부분 12만~13만원이며 출조지나 미끼 등의 지급 유무에 따라 1만~2만원 차이가 난다. 참돔을 낚기 위해 갯바위로 출조한다면 선비, 미끼, 숙박 등으로 40만~50만원의 지출이 생기지만 타이라바의 경우 선비만 지급하면 되므로 훨씬 ‘가성비’가 뛰어난 장르라 할 수 있다.
출조를 예약할 때 주의할 점은 모든 배가 항상 타이라바 출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해의 경우 시즌이 이를 때는 우럭이나 광어 출조를 할 수 있으며 늦은 시기에는 주꾸미 출조를 할 수 있으므로 출조 전에 항상 문의를 해야 한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고 타이라바 조과가 부진하거나 다른 어종이 호황을 보이면 출조 대상어를 바꾸어나 두 어종을 병행할 수 있으므로 그에 맞게 준비를 해야 한다. 초보라면 장비는 걱정할 필요 없다. 타이라바 장비를 낚싯대와 릴을 포함해 출조점에서 2만원에 빌릴 수 있으며 타이라바는 필요한 만큼 출조 전에 구입할 수 있다.

▲타이라바에 걸린 참돔이 수면으로 올라오자 낚싯배 사무장이 뜰채질을 하고 있다. 봄참돔은 배낚시, 특히 타이라바로 가장 낚기 쉬우며 지금 낚는 참돔이 맛있고 씨알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