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 염섬머리에서
60.2CM

감성돔

정충화 FISHING TV ‘선 굵은 낚시’ 진행자 만어낚시 사상점, 거상코리아, 긱스코리아 인스트럭터

지난 3월 8일, 영등철의 기록적인 대물을 만나기

위해 2박3일 일정으로 추자도를 찾았다. 첫날 우리 ‘선 굵은 낚시’ 촬영팀은 섬생이 2번 자리에서 낚시를 진행했는데 숭어 외엔 이렇다 할 입질을 받지 못했다.
다음날 3월 9일 3물. 나는 일행과 함께 전날 터뜨렸던 놈을 다시 만나기 위해 섬생이 2번자리를 찾았으나 이미 다른 낚시인이 하선해 있었다. 일행을 고기가 나올만한 주변 포인트에 하선시킨 후 나는 전날 대물이 나왔던 염섬머리 포인트로 향했다. 다행히 자리가 비어 있었다.
방송 촬영 멘트를 마친 후 채비를 준비했다. 이곳은 조류가 포인트 정면으로 강하게 밀려오는 자리라 3호 고부력찌를 세팅하였다. 원줄은 3호, 목줄은 2.5호, 바늘은 감성돔바늘 5호를 사용했다. 바늘 위 70cm 지점에 2B 봉돌을 물렸다.
당시 조류는 중들물을 지나 끝들물로 진행 중인 시점이어서 조류가 염섬 꼬리에서부터 수령섬 방향으로 적당한 속도로 올라가고 있었다. 포인트 오른쪽 전방 30m 지점에 있는 큰 간출여 부근부터 본류가 깨져 지류의 속도로 움직였고 간출여 인근에서 찌가 감겨들었다. 그리고 올라온 놈은 48cm나 되는 긴꼬리벵에돔이었다.

낚시방송 촬영 최초 6짜 견인
나는 ‘썰물이 되기 전 이 조류에 큰 입질 한 번은 올 것이다’라는 기대감으로 오른쪽 간출여 방면으로 40m가량 장타한 후 수령섬으로 흘러가는 본류에 채비를 태웠다. 그렇게 40~50m가량 채비가 흘러갈 즈음 찌가 보이지 않았다.
뭔가 큰놈이 왔다는 생각과 동시에 힘찬 챔질을 했다. 걸자마자 어제 섬생이에서 걸었던 녀석의 육중함과 같은 ‘가마때기’ 무게감이 낚싯대로 전달됐다. 그렇게 밀고 당기기를 거듭하며 발 앞으로 다가오던 녀석이 갑자기 방향을 돌렸다. 포인트 왼쪽으로 뻗은 수중턱으로 향해 다시 달려가는 놈! 그리고 녀석이 왼쪽의 수중여 부근으로 내빼기에 카메라가 쫓아오지 못하더라도 뜰채를 들고 왼쪽 갯바위 끝으로 가려던 순간 녀석의 힘이 빠졌는지 다시 내 쪽으로 방향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거대한 빨래판 같은 녀석이 수면으로 떠올랐다. 놈의 정체는 한눈에 봐도 50cm 중반은 훨씬 넘는, 크릴 박스만 한 감성돔이었다. 계측자에 올려보니 무려 61cm였다.
대한민국 낚시채널 사상 최초로 일본 대마도가 아닌 한국 갯바위에서 6짜를 낚아내는 영상을 담아내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민박집으로 귀가해 재계측 하니 약간 줄어든 60.2cm로 측정됐다. 이렇게 그토록 꿈에 그리던 6짜 감성돔을, 그것도 방송촬영 분 만나게 된 이날은 인생에서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필자가 올린 감성돔. 현장에서는 61cm였는데 철수 후 계측하니 60.2cm가 나왔다.

▲염섬머리에서 감성돔을 걸어 파이팅을 벌이고 있는 필자.

▲60.2cm 감성돔을 들고 상기된 표정을 짓고 있는 필자. 낚시방송 촬영 도중 6짜 감성돔을 낚아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