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녕 장척지

산란 찬스 막바지
가운데 골자리 상류에서 터졌다

신동현 객원기자

지난 3월 15일 창녕 장척지를 찾았다. 20만3천평 수면적의 장척지는 영남권에서 잘 알려진 대형지로 사계절 낚시가 이뤄지는 영남 붕어낚시의 메카라 할 수 있다. 규모만큼 포인트가 많고 어자원도 풍부해 다양한 씨알의 붕어가 낚인다.
장척지는 인근의 봉산지(번개늪)와 상류의 물길이 연결되어 있어 장마나 태풍 이후에는 장각 저수지의 붕어가 서로 유입된다. 낚시인이 덜 찾고 어자원이 많은 봉산지 붕어가 장척지로 더 많이 유입된다고 볼 수 있다. 외래어종인 배스와 블루길이 서식하고 있지만 가물치 가 많아서인지 낚시에 자주 낚이지는 않는다.
올해는 평년과 비교해 수위가 1m 정도 높아 평년에는 포인트 역할을 할 수 없던 자리가 포인트가 되고 있다. 상류 3개의 골자리마다 뗏장수초와 연이 자라고 있어 포인트 여건도 좋은 편이다. 보통 봄 산란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는 본류와 좌측 첫 번째 골자리에서 붕어가 먼저 낚이기 시작해 이후 가운데 골자리로 조황이 옮겨가고 산란 이후부터는 고속도로 방향의 우측 세 번 째 골자리 조황이 살아난다.

▲장척지 제방에서 촬영한 장척지 전경. 좌측 연안에 있는 첫 골자리 주위의 모습이다.

3월 초부터 산란 호황
3월 초부터 마릿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꾸준하게 조황 소식이 들려왔다. 가운데 골자리 초입에서 5짜 붕어가 나왔다는 소식도 있었는데 4짜 붕어가 낱마리, 허리급 붕어는 마릿수 조과가 이어졌다고 한다. 지난 3월 15일 필자와 함께 전국붕어낚시인협회 경남지부에서 활동하는 창녕의 석종기 씨가 마릿수 월척이 낚인다는 조황 소식을 알려와 출조에 나서게 됐다. 이번에 필자가 찾은 곳은 가운데 골자리 하류 좌안 구간이다. 골자리는 상류를 통해 진입할 수 있는데 며칠 전에 내린 비로 인해 길이 나빠져 운전을 잘못하면 빠지는 구간도 있었다. 석종기 씨는 상류 진입로에서 비포장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인사를 나누고 주위를 둘러보니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50명은 족히 보였다.
가운데 골자리 콧부리 쪽에는 한문수 씨가 자리를 잡고 골 안쪽엔 김경운 씨, 필자는 석종기 씨가 앉은 상류에 자리를 잡았다. 골자리 콧부리 주변은 수심이 1m가 조금 넘었고 필자가 자리를 잡은 상류는 60cm~1.2m가 나왔다.
눈으로 보기에는 뗏장수초 너머로 수초가 보이지 않았지만 물속에는 연 줄기가 있어서 수초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필자의 자리는 수심이 얕아서 6.0칸 대까지 펴야 했다. 총 10대를 폈는데 밑걸림은 심하지 않았다.
일찍 밤낚시 준비를 마치고 옥수수 미끼를 사용해 낚시를 시작했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석종기 씨 자리에는 연신 붕어의 입질이 들어왔다. 낚이는 씨알은 턱걸이월척급. 날이 어두워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초저녁이 되자 필자에게도 입질이 왔다. 찌가 스멀스멀 움직였고 옆으로 이동하는 입질에 챔질을 하니 준척 붕어가 올라왔다. 이후 석종기 씨도 몇 번의 입질을 받아 월척을 낚아내고 필자도 초저녁에 3수의 준척과 월척을 낚았지만 하류 쪽에서 낚시한 김경운 씨와 한문수 씨의 자리에는 입질이 없었다.

5월 초 모내기까지 반짝 찬스 기대
자정 이후부터 다시 입질은 소강상태로 접어들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아침 5시에 다시 일어나 낚시를 이어갔다. 낚싯대를 살펴보니 중앙 쪽은 3대는 입질을 해서 찌가 연 줄기를 감아놓고 있었다. 수초에 감긴 채비를 회수하니 월척 2수가 ‘자동빵’으로 낚여 있었다. 다시 미끼를 꿰어 낚시했는데 대부분의 자리에서 여러 수의 월척 붕어를 낚을 수 있었다.
아침 7시경 다른 낚시인의 조황을 살펴보기 위해 둘러보니 일부 포인트를 제외한 나머지 포인트는 조황이 좋지 않았다. 이유는 며칠 전에 내린 비로 인해 물색이 맑아졌기 때문이다. 필자와 석종기 씨가 앉은 가운데골 상류가 최고의 포인트였다.
필자 일행이 장척지에서 낚은 조과는 전날 석종기 씨 조과를 포함하여 준척과 월척 40여 수. 최대어는 콧부리 포인트에서 낚시한 한문수 씨가 낚은 35cm였다. 나머지는 대부분 턱걸이월척으로 이제 막 산란을 마친 것들이 많았다. 새벽에 낚은 붕어 대부분이 월척 전후인 점을 보면 장척지의 붕어는 산란 막바지에 접어들었으며 씨알 굵은 붕어는 산란을 마치고 수심이 깊은 곳으로 휴식기에 들어갔다고 추측됐다.
산란 붕어가 체력을 회복하는 4월 중순부터 조황이 살아날 것으로 보이며 이때는 지금보다 수온도 높고 물색도 좋을 것이다. 모내기가 시작되는 5월 초까지 조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모내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수심이 그나마 조금 깊은 곳부터 조황이 살아나면서 수심 얕은 곳으로 점차 옮겨가는 특징을 보인다.

내비 주소 영산면 신제리 1554-2

▲필자가 아침에서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둘째 골자리에 설치한 필자의 낚시자리. 좌측에는 뗏장수초가 발달했고 연안으로 연수초가 잠겨 있으며 수심은 60cm~1.2m가 나왔다.

▲밤에 낚은 붕어를 들어 보이는 창녕의 석종기 씨. 준척과 월척 붕어 여러 마리가 들어 있다.

▲장척지 붕어의 산란 흔적. 뗏장수초에는 먼저 산란한 알에 포자가 생겨 부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필자 일행이 낚시한 둘째 골자리 상류. 출조 당일에는 낚시인들이 많았는데 출조하기 일주일 전만 해도 조황이 좋고 접근성이 좋았다.

▲밤에 전혀 입질을 받지 못한 울산의 김경운 씨가 아침에 낚은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아침에는 연달아 6수를 낚았다.

▲밤에 입질을 받지 못한 한문수 씨도 아침에 연속으로 월척을 낚았다.

내비 주소 영산면 신제리 15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