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 관동지

대물터의 귀환
자생새우 꿰어 쓰면 4짜 솟는다

김현

▲ 무안 청계면에 있는 관동지의 상류 연안. 갈대와 육초가 형성된 곳이 포인트다.

봄의 전령사로 많은 꽃들이 있으나 그중 개나리, 벚꽃, 진달래는 붕어 산란의 전령사로 낚시인들에게 희망과 기대를 안겨주는 상징으로 인식되어 있다. 서서히 피는 봄꽃들처럼 붕어들도 산란을 위해 연안 가까운 곳으로 모여들고 있는 시기다.
조급한 붕어들은 일부 지역에선 산란을 하기도 했다. 3월 들어 산란 찬스를 맞이하기 위해 발 빠르게 수로나 저수지를 찾은 낚시인들의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미리 진을 치고 박의 나날을 보내며 남보다 먼저 더 많은 손맛을 보고자 하는 낚시인들도 있다. 

1년을 기다리다 찾은 곳
지난 3월 9일 화창한 봄기운을 안고 광주에서 약 1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전남 무안군 청계면 구로리에 있는 관동지다. 4천900여 평의 준계곡지로 외래어종이 없는 토종붕어터다. 붕어, 가물치 등이 서식하고 새우와 참붕어가 자생한다. 연안을 따라 뗏장수초가 있고 최상류에 갈대 포인트가 조금 형성되어 있다.
이곳은 본격적인 산란 전 손맛을 보기 위해 눈여겨봤던 곳이다. 지인이자 이곳 단골 낚시인인 신성호 씨로부터 저수지 분위기를 간략히 전해 들고 출조에 나선 것이다. 관동지는 낚시인들에게 대물터로 각광을 받기도 했으나 낚이는 씨알이 작아지고 제방공사도 진행되면서 출조가 뜸해졌다. 하지만 신성호 씨로부터 1년 전 이곳에서 낚이는 붕어 씨알과 낚시여건을 전해 듣고 답사차 방문한 뒤 봄 산란찬스에 다시 찾기 위해 1년을 기다려왔다. 흠이 있다면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이다. 중상류까지는 차량 진입이 가능하나 상류 100m 구간은 도로가 협소하여 걸어서 가야 한다.
전체적으로 물색도 좋아 보이고 상류 연안의 수심도 1.5m 정도를 유지하는 등 산란을 앞둔 저수지 분위기의 느낌이 와 닿았다. 일행 모두 모두 상류에 앉기로 했다. 산란을 위해 수초에 접근하는 붕어의 입질을 유도하기 위하여 수초 언저리에 찌를 세웠다. 자생하는 새우가 채집되기 전 선발용 미끼로 지렁이를 꿰었는데 잔 씨알의 붕어 입질은 극성스럽진 않았다. 오후가 되니 등 뒤에서 부는 강한 바람으로 인해 물결과 찌가 함께 움직이는 등 어려운 여건을 안고 낚시한 정성훈 고문이 첫 붕어를 낚았다.

▲출조한 이튿날 오전에 필자가 낚은 41cm 대물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올 첫 4짜 붕어를 품안에
해질녘까지 더 이상의 조과를 거두지 못하고 이른 저녁식사를 마쳤다. 뉘엿뉘엿 지는 해를 보며 찌불을 밝히고 채집된 씨알 좋은 새우와 참붕어를 미끼로 꿰어 대물붕어의 입질을 기대하면서 수초 언저리에 찌를 세웠다. 어둠이 내려 앉았지만 씨알은 나아지지 않았다. 류봉수 씨가 볼멘소리로 21cm 붕어 소식을 낚았다고 알려왔다.
씨알이 굵어지길 바라고 집중하여 찌를 응시했다. 첫 찌올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두 마디 오른 찌를 확인하고 강하게 챔질하자 수초를 흔들어대며 수면에 올라온 32cm 월척붕어. 새우 미끼에 들어온 입질이었다.
밤이 깊어지고 새벽으로 가면서 낮아진 기온에 이슬, 안개가 덮여가고 붕어의 입질은 더 이어지지 못했다. 아침을 맞이하면서도 여전히 대물붕어의 기대감을 안고 찌를 세웠다. 수면 위에는 아침을 맞이하며 노니는 붕어들의 모습을 위안 삼아 보며 낚시에 집중했다.
봄 햇살이 비추면서 수온이 오른 듯 찌의 움직임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한 마디 오른 찌가 옆으로 끌려가는 입질을 보였고 강하게 챔질했다. 예상과 달리 힘이 넘쳤고 강한 저항을 보여 순간 당황스러웠으나 수초대를 앞두고 제압해 낚은 붕어는 올 첫 4짜 붕어. 41cm 대물붕어였다.
새우 미끼에 입질을 한 건강한 채색의 대물붕어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동행 출조자들도 오전시간 각각 33cm, 34cm 월척붕어로 손맛을 봤다. 기온이 오르면서 극성스런 잔 씨알 입질로 더 이상 큰 씨알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철수길에 올랐다.

▲동이 트자 손길이 분주해진 류봉수 씨가 입질 받은 낚싯대의 미끼를 갈아주고 있다.

▲아침에 상류 도로에서 바라본 관동지.

▲관동지 상류에 마련한 필자의 낚시자리. 육초와 듬성한 갈대를 공략하기 위해 긴 대 위주로 편성했다.

▲밤에 32cm 월척을 낚은 필자.

▲오전에 수차례 입질을 받다가 마침내 33cm 월척을 낚은 류봉수 씨.

▲입질을 받은 정성훈 고문이 챔질을 하고 있다.

▲정성훈 고문도 오전에 34cm 월척을 낚았다.

▲붕어가 산란하기 좋은 장소인 최상류 일대의 갈대와 뗏장수초.

▲필자가 관동지에서 거둔 월척 붕어 조과.

내비 주소 청계면 구로리 38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