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가평 달전천


자라섬 낚금 이후

'넥슨빌' 포인트가 뜬다


이영규 기자

▲넥스빌 포인트는 달전교회 인근 고물상 앞에 주차 후 사진에 보이는 자전거도로를 지나 내려간다. 거리는 약간 멀지만 길이 험하지 않아 이동이 수월하다.


경기도 가평군 자라섬 맞은편 일명 ‘넥스빌 포인트’의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넥스빌이란 가평읍 달전리 물가에 있는 아파트(정확히는 세대넥스빌아파트) 이름으로 인근에 마땅한 지형지물이 없어 넥스빌 포인트로 불리고 있다. 한때 가평을 대표하는 붕어터로 유명한 자라섬 맞은편 육지 쪽 연안을 말한다.
소개하는 구간은 지난 2월호에 겨울 물낚시터로 한 차례 소개한 가평하수종말처리장 포인트의 하류 구간이다. 약 500m 구간이 모두 포인트인데 이동로가 험하지 않고 각 포인트마다 반질반질하게 닦여 있어 편하게 낚시할 수 있다.
한 가지 흠이라면 주차공간이 적고 주차 후 자전거도로를 건너 둑방을 걸어 내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주차자리에서 직선거리는 약 100m. 다행히 길이 편해 이동에 어려움은 없지만 자전거도로를 지나 언덕을 내려가야 해 카트 등을 쓸 수 없다는 게 아쉽다. 그러나 단골 낚시인들은 “아주 높은 언덕이나 험로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감내할 만한 코스다”라고 입을 모은다.

▲취재일에 대물을 낚아 손맛을 실컷 본 낚시인들. 고승원(왼쪽) 씨는 70cm에 가까운 잉어, 이영호(오른쪽) 씨는 47cm 떡붕어를 낚아 개인 기록을 경신했다.



달전천 영향으로 봄 입질 빨라
넥스빌 포인트는 그동안 외지인들의 출입은 뜸했다. 최근 들어 인기가 높아진 것은 자라섬 낚시금지 조치가 원인이 됐다. 2019년 가을, 낚시가 전면 금지되자 현지 낚시인과 외지 낚시인이 한꺼번에 몰리게 된 것이다.
지난 3월 19일 군계일학 성제현 대표, 낚시사랑 윤창석, 이영호 회원과 함께 넥스빌 포인트를 찾았다. 당시는 산란특수였지만 수도권 인근에 마땅히 좋은 조황을 보이는 곳이 없던 터라 워밍업 겸, 넥스빌 포인트의 낚시여건도 살필 겸 함께 출조했다.
이번 촬영에는 피싱티비에서 ‘낚시가좋다’를 진행 중인 고승원 씨도 동행했다. 고승원 씨는 지난 3월 초부터 넥스빌 포인트를 찾아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었다. 그는 “넥스빌 포인트는 북한강 물줄기에 속하지만 실제로는 가평 읍내를 관통해 흘러나온 달전천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다. 그래서 본류권보다 봄 입질이 빨리 붙는다. 지난 3월 초부터 굵은 씨알을 마릿수로 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비에 달전교회를 찍고 가니 주차공간이 나왔다. 고물상 앞의 막힌 도로였는데 도로 끝에 많게는 3~4대 주차가 가능했다. 도로 초입에도 3대가량 주차 가능해 평일에 찾는다면 큰 문제는 없어보였다. 주차 후 자전거도로 아래로 포인트가 내려다보였다. 거리는 좀 있었지만 길이 편해 포인트까지 내려가기는 수월했다.
연안까지 내려가니 낚시하기 좋은 발판이 연달아 나왔다. 현지 낚시인 이남진 씨가 “봄에는 수심 얕은 상류권이 유리하니 백 미터 정도 올라가는 게 좋다”는 얘기에 50m 정도 올라가니 하수가 흐르는 개울이 나왔다. 하수 냄새가 은근히 풍겼지만 나는 재빨리 이 자리를 찜했다. 나의 예상은 적중했다. 이남진 씨는 “이 기자님 포인트 볼 줄 아시네, 그 자리가 조황은 좋은데 밤이 되면 냄새가 좀 나거든요. 괜찮겠나요?”라며 약간 걱정되는 듯 물었다.




▲넥스빌 포인트 연안. 발판이 편하고 많게는 15명 이상 낚시할 수 있다.


▲가평 넥스빌 포인트

▲취재팀 중 가장 먼저 32cm급 월척을 올린 성제현 씨. 새벽 3시경 글루텐 떡밥으로 낚아냈다.

▲새벽 1시경 9치급 붕어를 올린 고승원 씨.

▲취재일 붕어 조과를 자랑하는 윤창석(왼쪽) 씨와 성제현 씨.

▲고승원 씨가 사용한 동일레저의 나이스 자립발판. 부피가 작고 설치가 간단해 짬낚시에도 좋다.

▲취재일 낚인 고기들. 붕어, 떡붕어, 잉어는 물론 배스도 올라왔다.

토종 월척 외에 47cm 떡붕어도 출현
취재일은 금요일 오후인지라 제법 많은 낚시인이 넥스빌 포인트를 찾았다. 우리 외에도 6~7명이 더 찾아 이날은 10명이 넘는 낚시인들이 함께 밤낚시를 즐겼다. 갑작스럽게 많은 인원이 몰린 탓인지 조황은 썩 좋지 않았지만 월척도 여러 마리 낚이고 5짜에 가까운 떡붕어도 올라왔다. 고승원 씨가 밤 12시경 70cm에 달하는 잉어를 걸어 손맛을 봤고 이영호 씨는 새벽에 47cm나 되는 떡붕어를 올려 개인 기록을 경신했다.
가장 먼저 월척을 올린 것은 성제현 씨였는데 새벽 3시경 32cm 정도 되는 씨알로 포문을 열었다. 성제현 씨는 초저녁인 오후 7시경 큰 고기를 걸었는데 막상 꺼내보니 45cm가 넘는 배스였다. 미끼는 글루텐이었는데 떨어지는 떡밥을 바로 받아먹은 것 같았다.
지난 4월 7일에 전화 통화한 이남진 씨의 말에 의하면 “현재는 조황이 더 좋아져 하룻밤에 월척 한두 마리는 거뜬한 상황이다”라고 알려왔다. 대체로 밤새 3~5마리의 붕어가 낚이는데 이 중 월척이 한두 마리, 나머지는 8~9치급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넥스빌 포인트의 호황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이남진 씨는 “4월 말까지는 확실하며 이후로는 씨알이 다소 잘아진다”고 말했다. 산란 피크가 끝남과 동시에 농번기가 다가오는 5월이 되면 청평댐을 통해 배출하는 수량이 유입량보다 월등히 많아져 수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 기사가 나갈 즈음이면 길게는 20일가량 씨알 피크가 유지되므로 출조를 서둘러 보는 게 좋을 듯싶다.

▲가평 현지 낚시인 안동혁 씨가 ‘밀물’ 시간에 올린 월척 입에서 바늘을 떼어내고 있다. 청평댐 배수로 인해 좌대 밑의 땅이 드러나 있다.

▲많은 낚시인이 찾으면서 발판이 평평해진 넥스빌 포인트 연안.

▲윤창석 씨가 새벽에 올린 턱걸이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집에서 배달시킨 요리로 저녁식사를 즐기고 있다.

▲가평 현지 낚시인 이남진 씨가 초저녁에 올린 준척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조황의 최대 변수 ‘청평댐 방류’
넥스빌 포인트의 붕어낚시 최대 변수는 청평댐 방류다. 북한강계 다른 포인트와 마찬가지로 방류 때는 조황이 부진하고 수문을 닫아 수위가 오르면 조황이 살아난다. 대체로 오전 8시~9시경 방류가 시작돼 오후 5시~밤 8시경 수문을 닫는다(수문 개폐 시간은 유동적이다). 따라서 넥스빌 포인트 붕어낚시는 대체로 밤낚시 위주로 이루어진다고 보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