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 서중소류지에서

49cm 붕어

윤창호

지난 3월 17일 아침 9시경, 전화를 한 후배가 흥분된 목소리로 “형님! 해냈습니다. 47cm 1수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대물 붕어가 낚인 곳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서중동에 있는 서중소류지. 다른 후배들에게 연락해 조황을 전달하고 부랴부랴 운전대를 잡고 서중소류지로 향했다.
3천 평 전후의 크지도 작지도 않은 서중소류지는 평지형으로 4면 중 3면만 낚시 할 수 있다. 나머지 한 면은 개인 소유지여서 출입이 안 되는 곳이다. 저수지 위치가 도로 바로 옆이라 차량 소음이 심하고 낮에는 사시사철 바람이 분다.

피아노줄 소리 없는 중후한 힘겨루기
2시간 후에 후배 4명과 서중소류지에 도착해 4짜 붕어를 낚은 후배에게 축하 인사를 하고 각자 포인트를 잡아 대편성에 들어갔다. 수심은 제방 2m, 상류는 70cm 정도이다. 나는 도로가 중류에 자리를 잡았는데 수심을 찍어보니 1~1.3m 정도 나왔고 군데군데 청태가 묻어 나오는 곳이 많았다. 바늘을 크게 쓰는 나는 옥수수를 두세 알을 꽂아서 미끼를 운용하기로 했다.
47cm를 잡은 후배에게 대형 붕어를 낚은 시간과 낚싯대 길이를 물어보았더니 아침 9시에 4.4칸 대로 잡았다고 한다. 시간은 흘러 자정이 지나 야식을 먹고 눈을 붙였는데 잠에서 깨어보니 새벽 4시50분. 후다닥 일어나 정신을 가다듬었다.
어둠이 사라지고 여명이 밝아오는 5시30분쯤 4.8칸 대의 찌가 한순간 사라지고 희미하게 수면 아래서 옆으로 가는 것이 보였다. 왔다! 바로 챔질하고 낚싯대를 드는 순간 ‘아, 이건 대물이다’ 직감할 수 있었다. 묵직하게 힘을 쓰고 흔한 피아노줄 소리 없이 중후한 힘겨루기가 이어졌다. 잠시 후 좌대 위로 올라온 대물은 그 어디에서도 없었던 체구다. 붕어가 아니라 돼지였다.

▲창원 서중소류지에서 낚은 49cm 붕어를 들어 보이고 있는 필자.

▲계측자 위에 놓은 서중소류지 49cm붕어

▲49cm 붕어가 낚인 창원 서중소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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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구 서중동 1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