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 경천지

3박4일 탐사낚시 대성공

큰골 육초밭, 버드나무 군락에서 4짜 줄줄이

박상수

▲“경천치 육초밭에 4짜가 이렇게 많습니다.” 경천지에서 4짜 붕어로 손맛을 본 취재팀. 좌측부터 필자, 박형섭 스탭, 김한연 고문.

작년 낚시춘추 5월호에 기사로 실었던 전북 완주 경천지를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찾았다. 낚시춘추에 한 번 올린 낚시터는 되도록 피하려 했지만 작년과 달라진 경천지 상황이 어떤지 궁금해서 출조를 계획하게 됐다.
전북 온주군 화산면 운제리에 있는 경천지는 98만평의 대형지로 호남에서 동림지(115만평) 다음으로 크고 전국에선 다섯 번째로 큰 저수지다. 큰 규모 때문인지 봄에 만수위를 기록한 적이 별로 없는 게 특징인데 작년과 재작년 봄에 만수위를 기록하면서 호황을 보였다. 올해 수위는 만수위는 아니고 평년과 비슷한 70% 수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작년에 호황을 경험한 필자로서는 봄낚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하기만 했다.
작년에는 경천지 만수에 수몰된 연안의 나무가 산란터가 되어 호황을 보였다. 작년에 산란을 하기 위해 모였던 붕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필자는 그 궁금증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경천지 탐사낚시를 계획하게 됐다.

▲매년 봄이면 경천지에서 최고의 호황을 선보이는 성북리 큰골 일대. 만수가 되면 좋지만 올해는 수위가 70~80%를 유지했다.

경천지 붕어들은 어디서 산란을 할까?
계곡형지인 경천지는 산란터를 삼을 만한 장애물이 육초와 수몰나무밖에 없다. 70% 수위의 경천지 연안에서 산란 포인트로 공략할 수 있는 곳은 접시물 수준이라고 할 정도의 얕은 수심의 육초밭. 상황이 이러다 보니 평년 수위를 보이는 봄에는 보트낚시인 외엔 잘 찾지 않는다.
먼저 논산 대물낚시인 김한연 고문, 판야레저·백작 필드스탭 박형섭 씨와 경천지 봄낚시와 포인트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한연 고문과 박형섭 씨는 필자와 오랜 기간 낚시를 다니며 동료이자 스승으로서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해마다 새로운 낚시터를 찾아 공략하며 우정을 쌓아가고 있는데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 이번 취재에도 각별한 도움을 주어 지면을 통해 고마움을 전한다.
경천지는 여느 계곡형지와 마찬가지로 포인트에 접근이 제한적이다. 대부분 도보 이동 포인트로 차량을 주차하고 편하게 낚시를 하는 곳은 부지런한 낚시인들이 선점하고 있어서 포인트 잡기가 수월하지 않다.
필자 일행이 경천지를 찾은 날짜는 3월 17일. 필자 일행은 성북리 큰골 가장 안쪽까지 진입하기로 했다. 진입로가 없는 곳으로 400m가량을 들어가야 했는데 3박4일간의 일정이었기 때문에 옮겨야 하는 짐이 보통이 아니었다. 현장에 먼저 도착한 김한연 고문과 박형섭 씨가 대부분 짐을 옮겨주어 필자는 편하게 낚시할 수 있었다.
탐사낚시인 만큼 다양한 포인트에 앉기로 했다. 필자와 김한연 고문은 얕은 수심대의 육초밭과 갈대밭을 노렸고 박형섭 씨는 수심이 1m 가까이 유지되는 버드나무 군락을 공략했다.

▲3월 17일에 쌍둥이 4짜 붕어를 낚은 김한연 고문.

▲완주 경천지 포인트

▲포인트로 진입하기 위해 물에 잠긴 버드나무 사이로 김한연 고문이 이동하고 있다.

수심 얕더라도 육초밭, 1m 수심 버드나무 공략
첫 입질은 김한연 고문에게 찾아왔다. 월척이 훌쩍 넘어가는 굵은 붕어가 오후 3시 무렵 지렁이를 물고 낚인 것이다. 첫 입질을 시작으로 간간이 입질이 들어왔다. 이후에도 지렁이 미끼에 추가적으로 입질이 왔다. 수심은 20~50cm 사이였다.
일을 마치고 늦게 합류해 늦게 낚시를 시작한 필자도 채비 점검을 하면서 첫 입질에 42cm 붕어를 지렁이 미끼로 낚아 올렸다. 육안으로 보이는 수심은 가장 얕은 곳이 20cm 정도. 찌가 서지도 못하겠다 싶었는데 바닥에 앙금을 뚫고 내려갔는지 대물찌가 겨우 서서 찌톱이 다 드러나 있었다. 필자는 얕은 수심과 맑은 물색을 고려하여 3.6칸 이상의 장대 위주로 대편성을 하였다.
이윽고 어둠이 깔리고 입질이 뜸해지는 시간을 이용하여 저녁식사를 마친 후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밤낚시를 이어갔다. 밤 12시가 되기 전 박형섭 씨에게 첫 입질이 들어왔다. 버드나무 군락 안쪽에 넣어둔 2.7칸 대에서 글루텐 미끼에 39cm 붕어가 낚여 올라 온 것이다. 붕어들이 일조량이 좋은 낮을 이용하여 얕은 수심대로 올라왔다가 해가 떨어지면서 수심이 조금 깊은 버드나무 군락으로 빠지는 것 같았다. 김한연 고문도 50cm 수심에서 밤 12시를 넘어 월척과 4짜 붕어 1수를 추가로 낚았다.
그러나 필자의 자리는 밤에 찌가 꿈적도 하지 않았다. 두 분의 조황 소식에만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렇게 동이 트면서 첫날 밤이 지나갔고 새벽녘에 김한연 고문이 4짜 1수와 월척 2수를 추가했다. 동이 트면서 입질이 들어온 것이다. 필자를 제외하고 취재팀의 대편성은 주로 1.4칸에서 3.6칸 사이였다.

▲좌대를 가지고 이동하지 못해 앞받침대를 활용하여 장대 위주로 낚싯대를 편 필자의 자리.

찌 길이보다 얕은 수심에서 솟구치는 대물 붕어들
취재 이튿날 오전 낚시를 즐긴 후 취재팀은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오후 3시부터 본격적인 낚시를 시작했다. 오후 첫 입질은 필자의 자리에 들어왔다. 수심 20cm에서 집중적인 입질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평균 씨알이 35cm를 훌쩍 넘어갔으며 4짜 붕어도 3마리나 추가했다. 물이 맑아도 떠밀려온 부유물 때문에 입질을 받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얕은 수심을 타고 들어와 먹이 활동을 하는 붕어들은 과감하고 저돌적이기 때문에 채비와 바늘에 있어서도 과감하고 튼튼함이 가장 중요했다. 박형섭 씨는 갈대밭에 펴둔 1.4칸 대로 4짜 붕어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굵은 붕어를 낚았는데 바늘은 감성돔바늘 7호를 사용했다.
김한연 고문도 4짜 붕어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38cm급 월척을 2수나 낚아 놓았다. 아직 붕어가 산란을 하거나 크게 몸부림을 치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물이 맑은 얕은 수심에서 붕어 입질을 간간이 받아내고 있었다.
취재팀 모두 고루고루 입질을 받아내고 있어서 다같이 즐겁게 낚시를 즐길 수 있었다. 이런 시기에는 잡어나 배스도 입질을 하지 않기에 입질만 받아내면 전부 붕어였다. 취재팀은 좀 더 씨알이 굵은 대물을 노리고 있었지만 낚이는 4짜는 40~43cm로 대부분 씨알이 비슷했다.
해가 지고 밤 10시가 넘어서자 박형섭 씨에게 4짜 붕어 입질이 들어왔다. 씨알은 41cm를 조금 넘어섰다. 미끼는 지렁이였고 20cm 수심에 올라온 4짜 붕어였다. 이윽고 김한연 고문 포인트에서도 입질이 들어왔다. 씨알은 42cm. 역시 20cm 수심에서 지렁이를 물고 나왔다. 그렇게 취재팀은 긴장감 있게 밤낚시를 진행하였고 나는 업무로 인해 철수를 하고 금요일 오후 늦게 합류하기로 하였다.

▲필자의 살림망 안에 든 4짜 붕어 4마리와 월척들.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입질을 대비해 찌 보기 삼매경에 빠진 필자.

▲경천지 큰골 육초밭에서 낚은 4짜를 보여주는 필자.

▲필자의 채비. 원줄 카본 5호, 목줄 합사 6호, 바늘 감성돔 7호를 사용하고 미끼는 지렁이를 여러 마리 꿰어 사용했다.

3박4일 동안 4짜만 10마리
금요일 오전에 김한연 고문 자리에서 월척 2수와 4짜 1수가 추가로 낚였다는 연락을 받았다. 토요일부터 비 소식이 있어 금요일에는 기압도 많이 떨어지고 날씨도 쌀쌀해지는 것 같았다. 오후 늦게 합류하여 낚시를 즐겼지만 날씨 영향 탓인지 입질이 뜸했다.
필자가 오후 늦은 시간과 밤 시간에 월척 2수를 추가했지만 이전 날과는 다르게 뚜렷한 입질이 들어오지 않았다. 강한 동풍과 함께 비바람이 늦은 밤부터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마지막 밤 시간이 조용히 지나가고 오전에 박형섭 씨에게 마지막 입질이 찾아왔다. 사진 촬영을 하던 도중 독립된 갈대군락 사이 역시 20cm 수심에서 41cm 붕어가 나온 것이다.
이 붕어를 마지막으로 취재팀은 궂은 날씨 속에서 철수 준비를 했다. 3박4일간 취재팀의 조과는 4짜 붕어 10수 월척 15수의 대박 조황이었다. 첫날 김한연 고문이 낚은 붕어 6수는 산란이 임박하여 사진 촬영 후 바로 방생을 하였고 두 번째로 낚아놓은 붕어 6수는 살림망에 난 구멍을 확인하지 못해 자동 방생되었다.
기사가 나가는 4월 중순이면 경천지 수위는 85% 정도를 유지하고 있을 것이다. 이미 산란은 대부분 끝이 난 상황이고 휴식기를 넘어서 안정기로 접어드는 시기이기에 붕어들의 활동 반경이 얕은 수심권에서 제한적이지 않고 다양한 수심과 포인트로 확대된다.
미끼는 지렁이가 우세하지만 수온이 높아지면 배스의 성화가 늘어가기 때문에 글루텐떡밥과 옥수수를 함께 챙겨가기 바란다.

▲필자가 오전에 촬영을 하던 중 박형섭 스탭이 갑작스런 입질을 받았다.

▲성북리 큰골에 이른 시기부터 낚시인이 들어오고 있다.

▲박형섭 스탭이 포인트를 옮긴 후 낚아낸 4짜 붕어.

▲촬영 후 낚은 붕어를 방생하고 있다.

내비 입력 주소와 진입 방법
성북리 큰골 진입로_화산면 성북리 484-1(화산교, 물이 빠진 저수지 아래로 진입이 가능하나 4륜차가 아니라면 도보로 진입해야 한다)
성북리 큰골 진입로_화산면 성북리 484-1(화산교, 물이 빠진 저수지 아래로 진입이 가능하나 4륜차가 아니라면 도보로 진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