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세상 쉬운 바다루어 4
하드록피싱
감도 높은 장비로 예민한 입질을 캐치하라
박경식 프리라이터·솔트루어린 회원
하드록피싱(Hard Rockfishing)이란 기존의 록피싱보다 더 강한 장비와 채비를 사용해 더 큰 록피시를 노리는 장르다. 록피시란 암초대(rock)에서 서식하는 우럭, 볼락, 노래미 등의 물고기를 말한다. 이러한 록피시를 낚는 록피싱을 소주에 비유한다면 하드록피싱은 고량주라고 할 수 있다. 더 강하고 화끈한 쾌감을 얻을 수 있다.
록피싱은 볼락이 가장 대표적인 어종이다. 그 외 작은 사이즈의 우럭, 개볼락, 쏨뱅이 등을 낚는다. 하지만 하드록피싱은 어종은 같아도 30cm급 대형 볼락부터 40cm 내외의 황점볼락, 30~40cm 개볼락, 쥐노래미, 쏨뱅이, 우럭 등을 노린다. 그래서 보다 강한 장비가 채비를 갖추어야 하며 웜도 더 큰 것을 쓴다. 큰 웜을 사용해 자잘한 입질은 걸러내고 ‘큰 것 한 방’을 노리는 것이 바로 하드록피싱이다.
시즌
4~7월, 장마철이 피크
예전에는 하드록피싱의 시즌이 불분명하다고 여겼지만 최근에는 4월부터 7월까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때 산란을 앞둔 큰 씨알이 연안으로 붙기 때문이다. 1~3월 겨울은 수온이 낮이 연안에서 낚시가 거의 되지 않으므로 시즌이라 보기 어렵다. 그 후 봄이 와서 수온이 오를 즈음이면 산란을 앞둔 다양한 고기들이 연안으로 붙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가 시즌이라 볼수 있다.
하드록피싱 채비를 보면 감성돔 루어낚시 채비와 겹치는 것도 더러 있는데, 감성돔 역시 록피시와 마찬가지로 바닥층에서 생활하고 4~7월에 연안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8월에는 연안에서 낚시가 하기 힘들 정도로 덥고 9월부터는 대형 록피시들이 연안에서 빠져 깊은 곳으로 내려간다고 알려져 있다.
11~12월은 대물 시즌이기도 하지만 마릿수 조과가 떨어지므로 진정한 하드록피싱 시즌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4~7월 중에서도 가장 좋은 시기는 5월과 6월이다. 이 시기는 장마철과 초여름으로 수온이 오르고 물속엔 해초가 더러 남아 있어 물색도 좋아지기 때문에 낚시하기 더할 나위가 없다.
▲ 연안 방파제에서 낚은 볼락, 우럭, 쏨뱅이. 하드록 피싱은 볼락 계열의 대상어를 낚는 것은 맞지만 좀 더 큰 씨알을 노리는 것이 특징이다.
▲ 1 필자의 하드록피싱용 웜. 3인치 이상의 가재나 스트레이트웜을 즐겨 사용한다.
▲ 2 바닥을 집중 공략할 때 사용하는 가재(크로울)웜.
로드와 릴
전용 베이트 장비 필요
하드록피싱 전용 로드와 전용 릴은 모두 베이트 장비로 구성되어 있다. 베이트릴은 스피닝릴보다 무거운 루어를 정투, 원투하기 좋고 무거운 루어로 바닥을 세밀하게 읽기 좋다. 스피닝 로드를 사용해 무거운 루어로 바닥을 더듬으면 감도가 떨어질 뿐 아니라 스피닝로드 특유의 낭창거림으로 인해 자잘한 액션을 주 불편하다. 또 루어에 액션도 잘 전달되지 않는다.
전용 장비의 가격은 로드는 20만원대, 베이트릴도 20만원대다. 하드록피싱의 인구가 아주 많지 않기 때문에 업체에서 고가의 고급품을 생산하지 않는 편이라 전용 장비라고 비싸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전용 장비를 구매하기 어렵다면 기존의 배스 장비를 사용해도 된다. 로드는 길이 7ft 이상의 MH나 H 파워가 적당하며 마이크로가이드가 장착된 로드가 감도가 뛰어나기 때문에 바닥을 읽기 더 유리하다.
베이트릴은 캐스팅이 가능한 바다용을 구입하고 원줄은 합사 0.8~1호를 추천한다.
바닥을 노릴 때 루어가 해초나 바위에 걸리기 때문에 원줄이 튼튼해야 밑걸림에 대응할 수 있다. 쇼크리더는 5호 내외가 적당하다. 2~3호 라인이 1호 합사와 직결매듭으로 연결하기 수월하지면 바닥에 걸리면 순식간에 터지는 일이 많으므로 적어도 4~5호를 사용해야 한다. 테트라포드 같은 지형은 대상어의 씨알과 상관없이 목줄이 쓸려서 터지기 때문에 굵은 목줄은 필수다. 쇼크리더의 길이는 50cm 내외가 적당하며 너무 길면 바닥을 읽을 때 감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좋지 않다.
▲ 4짜에 육박하는 황점볼락. 7월 장마 전후에 낚이며 겨울에도 낚인다.
▲ 록피싱 전용 장비·채비. 베이트릴 장비에 호그웜으로 만든 텍사스리그를 사용했다.
웜
한 방 노릴 수 있는 큼직한 것이 좋다
하드록피싱에 가장 즐겨 사용하는 루어가 가재 모양의 호그웜이다. 주로 배스 루어낚시에 서 사용하는 것으로 겨울에 바닥에 있는 배스를 노리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바다에선 바닥에서 큰 록피시를 노린다. 그 외에는 일자 스트레이트웜을 즐겨 사용하는데, 두 웜의 공통점은 바닥에서 웜의 꼬리나 다리가 움직이며 록피시를 유혹한다는 것이다. 호그웜은 길이 3~4인치, 스트레이트웜은 길이 4~5인치가 많이 쓰이며 컬러는 물속에서 잘 보이는 짙은 색이 효과가 있다. 빨강, 검정, 갈색이 인기 있다.
큰 웜을 쓰는 이유는 큰 씨알 한 방을 노리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장애물이 많고 해초가 무성한 곳에서는 작은 웜이 잘 보이지 않아서 대상어에게 어필하기 힘들다. 해초나 암초 사이에서 포식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는 웜의 볼륨이 커야 한다. 그리고 볼락의 경우 작은 먹잇감에 쉽게 반응을 보이지만 대형 록피시는 작은 먹잇감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 습성이 있다. 큰 웜이 자기 영역에 접근하면 침입자로 여기고 공격한다.
웜채비는 캐롤라이나리그, 텍사스리그, 프리리그 등으로 만들어 사용한다. 4~5g 싱커를 연결해 채비를 완성하면 멀리 캐스팅할 수 있으며 5~6m 수심의 바닥층도 쉽게 공략할 수 있다.
▲ 다음카페 바다루어클럽 000 씨가 연안에서 하드록피싱을 시도해 큰 씨알의 황점볼락 두 마리를 낚았다.
필수 테크닉1
해초 많은 곳에선 다운샷리그
해초가 많은 곳이라면 채비를 다운샷리그를 쓴다. 해초가 많고 적음은 채비를 꾸린 후 멀리 캐스팅해서 살살 끌어오면 걸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해초가 많은 곳은 밑걸림도 문제지만 해초에 웜이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해초의 길이만큼 웜을 바닥에서 띄워서 대상어에게 노출시키는 테크닉이 필요하다.
길게 자라는 모자반을 제외하면 해초의 길이는 50cm 내외이므로 다운샷리그를 채비할 때는 웜을 싱커에서 50cm 이상 띄울 것을 추천한다. 액션을 줄 때는 웜이 해초 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할 수 있도록 호핑 동작을 크게 준다. 대형 록피시는 해초 위에 둥둥 떠서 입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해초 줄기 근처나 암초 주변에 있으므로 웜의 움직임으로 대상어를 자극하면 입질을 빨리 받을 수 있다.
▲ 1 부산 오륙도의 하드록피싱 포인트. 멀리까지 여가 산재한 곳이 좋은 포인트가 된다.
▲ 2 대형 방파제의 외항 테트라포드. 테트라포드가 유실된 곳 주변에서 큰 씨알의 록피싱이 낚인다.
필수 테크닉2
싱커 사용할 땐 찌멈춤고무 사용
해초가 많은 곳이 아니라면 채비를 바닥에 끌어주는 동작이 주요한 액션이 된다. 하드록피싱 대상어들은 바닥의 암초나 테트라포드에 은신하며 다른 물고기처럼 중상층을 유영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바닥을 집중적으로 노리는 것이 핵심 테크닉이다.
효율적으로 바닥을 노리기 위해서는 큰 웜에 오프셋훅을 결합해 바늘 끝이 웜 속에 감춰질 수 있도록 한다. 그렇게 하면 바늘이 암초나 해초에 걸려서 밑걸림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낚시를 해보면 밑걸림은 주로 싱커에 의해 생기는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바늘도 해초나 암초에 걸리지만 싱커가 암초 사이에 끼면 거의 빠지지 않기 때문에 싱커를 잘 선택해야 한다.
우선 작고 둥근 싱커를 선택해 밑걸림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며 싱커가 큰 폭으로 움직이지 않도록 민물낚시용 찌멈춤고무를 싱커 위 30cm 지점에 다는 것도 효과적이다. 찌멈춤고무를 달면 캐스팅할 때 채비가 꼬이지 않는다. 도 액션을 줄 때 싱커와 루어가 함께 움직여서 감도 높은 낚시를 할 수 있다.
루어로 바닥을 끌 때는 무작정 채비를 바닥에 끄는 것이 아니라 릴 핸들을 대여섯 바퀴 감아서 루어가 움직이게 한 후 10초 정도 가만히 기다리는 동작, 스테이 액션이 필요하다. 특히 바닥 지형에 변화가 생기는 특이한 곳이면 꼭 멈추어주는 것이 좋다. 루어의 움직임에 관심을 보이고 따라온 대상어들에게 루어를 덮칠 시간을 주고 바위틈에 숨어 있는 고기들에게 충분히 어필시키기 위해서이다.
스테이 동작이 먹히는 이유는 플라스틱이나 실리콘 소재의 루어는 가벼우므로 조류의 작은 움직임에도 반응하기 때문이다. 액션을 멈춘 상황에서도 자체적으로 액션이 이뤄진다. 액션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호핑 동작을 섞어 준다.
▲ 1 싱커와 가재웜을 사용해 만든 텍사스리그.
▲ 2 방파제에서 낚은 52cm 쥐노래미. 이 정도 씨알이면 40cm 감성돔과 힘이 맞먹기 때문에 채비를 튼튼하게 사용해야 한다.
필수 테크닉3
예신과 본신을 정확히 구분할 줄 알아야
하드록피싱에서 고급 테크닉을 구사할 순간은 입질을 받은 직후부터다. 록피시가 큰 웜을 먹기 위해 웜을 툭툭 건드리기 시작하는데 이때는 챔질을 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 헛챔질로 끝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록피시가 작은 게를 사냥한다고 가정해보자. 단숨에 먹을 수 있을까? 수많은 수중 촬영 영상에 의하면 쥐노래미와 우럭 등은 게의 다리와 등껍질을 부수고 거의 죽은 상태의 먹는다. 즉, 웜도 마찬가지로 록피시가 웜을 충분히 가지고 놀 때까지 기다렸다가 본신이 왔을 때 챔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드록피싱의 또 다른 재미가 바로 본신을 간파하는 것인데, 로드를 통해 퉁퉁거리는 예신을 기다리는 것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과정이지만 초릿대를 가져가는 시원한 본신을 만나보면 왜 하드록피싱에 빠지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된다.
가끔 황점볼락이나 개볼락 등은 루어를 한 번에 삼키기도 한다. 초릿대가 휘어지는 강한 본신이 처음부터 들어오는데 이 순간을 놓치고 챔질하지 못하면 십중팔구 대상어가 암초에 박혀 버린다. 대상어가 크다고 생각되면 처음부터 아주 강하게 챔질을 해준다. 배스낚시인들이 입질을 받으면 아주 강하게 챔질을 하는 것처럼 로드를 완전히 젖히며 챔질을 해야 웜에 감춘 바늘이 대상어의 주둥이를 뚫고 박힌다. 약하게 챔질하면 대상어가 두어 번 바늘털이를 할 경우 바늘에서 빠지고 만다.
<Fishing Guide>
골든타임은
해 뜨기 직전과 해 진 직후
하드록피싱은 일반 록피싱과는 달리 대상어가 다양하기 때문에 원하는 대상어에 맞춰 출조 시각을 잡아야 한다. 볼락이라면 당연히 밤에 출조를 해야 하며 쏨뱅이, 개볼락, 황점볼락도 야행성이 강해 밤이 유리하다. 그에 비해 쥐노래미, 광어, 성대 등은 주로 아침에 낚인다. 야행성이 아니기 때문에 밤에는 잘 낚이지 않는데 쥐노래미의 경우 밤에는 굴에서 쉬므로 거의 입질을 하지 않는다.
모든 어종을 노리기 좋은 시간대는 해가 뜨기 직전과 해가 진 직후다. 이때는 거의 모든 어종이 활동을 하기 때문에 여러 대상어를 노릴 수 있다. 특이하게도 개볼락이나 황점볼락 같은 큰 씨알의 록피시는 의외로 얕은 곳에 자주 출현하며 출현하는 시간대는 해가 진 직후 이거나 해가 뜨기 직전인 경우가 많다. 자정을 전후한 야심한 밤에는 우럭이 잘 낚이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