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제주 서귀포
검은여머리에서
84.5cm
광어

김동훈 서귀포 낚시인

지난 2월 19일. 여느 때처럼 제주도 제로찌 벵에돔낚시를 배우고 연습하기 위해서 서귀포에 있는 장태공낚시를 찾았다. 이미 해거름이 지나 벵에돔 손맛은 늦었고 장 사장님이 추천하는 두세 군데 포인트를 두고 고민하다가 장 사장님이 8짜 참돔을 잡은 서귀포 검은여머리로 밤낚시를 가기로 했다.
한 달 만에 만져보는 1호대와 2000번 스피닝릴, 2호 원줄과 1.7호 목줄에 6호 벵에돔바늘을 장착하고 필드로 갔는데 생각하지도 못한 너울과 맞바람이 낚시생각을 접게 만들었다. 그냥 철수하기는 너무 아깝고 차에서 1시간을 버티고 바람이 잦기를 기다리고 있으니 어느덧 6시 반. 바람이 좀 덜 불고 썰물이어서 너울도 같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 다시 포인트로 나갔다.

지금 뜰채 갖고 온다는 장 사장님, ‘버티자 십분만’
장태공낚시에서 준비해온 밑밥을 열심히 뿌렸다. 역시나 몇 번을 던져도 크릴이 그냥 되돌아오는 상황이 계속되고 바람은 맞바람으로 다시 거칠어졌다. 마음에 철수의 유혹이 슬금슬금 올라오는 순간 여를 지나 왼쪽으로 흐르던 찌가 슬슬 잠기기 시작하더니 사선으로 재빠르게 내려갔다. 순간 나도 모르게 자동으로 챔질!
그런데 내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후킹의 느낌은 전혀 들지 않고 꿈쩍을 하지 않는 바닥 걸림의 느낌이었다. 순간 ‘아 여에 밑걸렸구나’ 판단하고 낚싯대를 아래로 내리고 잡아당기는 순간 뭔가 물속에서 펄럭이는 느낌이 들었다. ‘아 통발이구나.’ 그런데 갑자기 심하게 펄럭이며 요동치는 생명의 몸부림?!
참돔이다! 나도 참돔을 잡았구나 했는데 끌어도 잘 당겨지지가 않고 버티는 힘 또한 대단했다. 한 5분인가를 씨름하다가 끌려오는 덩어리를 보는 순간 얼룩얼룩한 점박이 무늬와 허연 배가 눈대중으로도 엄청나게 큰 광어. 나도 모르게 “광어 7짜다!”라고 소리쳤다.
문제는 뜰채도 없고 들어뽕을 할 수 있는 씨알도 아니라는 것. 어두운 밤에 갯바위로 내려 갈 수도 없어서 급하게 장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그렇게 20분 넘게 낚싯대를 들고 벌을 서고 있는데 부재중 전화를 확인한 장 사장님에게 전화가 왔다. 10분 거리니까 뜰채를 가져온다고 한다. ‘버티자 십분만.’
드디어 장 사장님과 지인 두 명이 갯바위로 내려가서 광어를 뜰채에 담으려는데 뜰채가 작아서 고기가 담기질 않았다. 5분 넘게 이리저리 고생을 하다가 뜰채에 겨우 반만 구겨 넣고 손으로 잡아서 들고 나왔다. 그렇게 84.5cm 광어는 내손에 들어왔다. 이제부터는 무조건 뜰채를 가지고 다닐 것이다.
문의 서귀포 장태공낚시 010-4165-6971

▲ 2월 19일 제주 서귀포 검은여머리에서 84.5cm 광어를 낚은 필자. 참돔 릴찌낚시 채비로 낚아 겨우 끌어냈다.

▲ 1 장태공낚시 앞에서 기념 촬영.

2 줄자에 올리니 84.5cm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