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한치의 대습격
현황
동해에서 낚이고 있는
한치는 화살오징어
제주산 한치인 창오징어보다 고급종으로 꼽혀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3월 초 현재 동해 연안에서 한치가 낚이고 있는 지역은 강원도 삼척, 경북 울진~영덕~포항 구간이다. 낚이고 있는 한치는 화살오징어(일본명 야리이카)로서 우리가 알고 있는 제주도 한치와는 다른 종류다. 제주도 한치는 창오징어다. 화살오징어는 주로 일본에서 낚인다고 알려져 있는데 코로나19 이전에는 대마도로 원정을 가서 낚기도 했다.
화살오징어와 창오징어는 어릴 때 모습이 거의 비슷해서 구분하기 어렵다. 모두 다리가 ‘한 치’ 정도로 짧고 몸통이 길며 지느러미는 화살 모양이다. 어릴 때는 호래기, 살오징어, 화살오징어, 창오징어가 거의 비슷한 모습이기 때문에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이며 여름에 연안에서 낚이는 호래기가 화살오징어나 창오징어의 새끼라고 말하는 낚시인들도 있다.
화살오징어는 마름모꼴, 창오징어는 스페이드 형태
성체가 되면 구분이 확실해진다. 화살오징어는 머리끝이 뾰족하고 날카로운 마름모(◆)꼴 지느러미를 가진 반면, 창오징어는 지느러미가 마름모가 아닌 스페이드(♠) 형태로 약간 둥근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성체의 경우 화살오징어의 몸통이 눈에 띄게 길어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창오징어보다 화살오징어가 더 크게 자라지만 다리는 둘 다 짧다.
체색으로는 둘을 전혀 구분할 수 없다. 두 오징어 모두 낚인 직후부터 노랑, 빨강, 자주, 검정, 얼룩 등으로 바뀌고, 죽으면 모두 희게 변하므로 체색은 의미가 없다.
맛은 화살오징어를 최고로 친다. 흔히 제주도에서 한치라고 판매되는 창오징어가 맛있기로 유명하지만 낚이는 시기에 따라 점액이 많고 단맛이 적어 먹으면 비릿한 향이 난다. 이에 비해 화살오징어는 1년 내내 달달하고 부드러운 맛을 자랑한다. 이미 에깅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화살오징어의 맛을 최고로 치는데, 낚은 직후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죽은 오징어는 체액과 먹물에 뒤범벅이 되고 살이 물러지기 때문에 본연의 맛을 느끼기 어렵다.
제주는 감소, 남해와 동해는 증가 추세
동해 연안에 화살오징어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에도 포항과 영덕 일대에서 여름과 겨울에 화살오징어가 낚여 화제가 되었다. 그때는 화살오징어와 살오징어가 함께 낚였으며 연안 근해로 배낚시 출조까지 이뤄질 정도로 낚이는 양이 많았다. 하지만 겨울에 지금처럼 연안에서 조과가 오래 지속된 것은 드문 일이다.
고무적인 것은 간헐적이지만 매년 꾸준한 양의 화살오징어가 연안으로 붙고 있다는 것이다. 한치라고 하면 예전부터 제주도에서만 낚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실제로 1990년~2010년에는 제주도 한치가 아주 유명했다. 낚이는 양이 많아 저렴한 가격에 팔렸고 말린 한치도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잘 낚이던 제주도 한치가 2010년을 지나면서 빈작을 거듭하더니 현재는 초여름, 초겨울에 잠시 호황을 보이다가 사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육지의 상황은 그 반대다. 2011년 12월에는 거제도 장승포 연안에서 에깅을 즐기던 낚시인들에게 한치가 낚여 낚시인들을 놀라게 했다. 제주도에서 낚이는 창오징어가 에기에 걸려들었는데, 기자가 연락을 받고 현장 취재에 성공했을 정도로 낚인 양이 많았고 시즌도 길었다.
그 후에는 남해안 일대에서 여름에 한치 배낚시가 성행하기 시작했다. 갈치 조업을 나간 어선과 낚싯배들이 여름에 한치 어군을 발견하고 출조 상품으로 만들었다. 예전 같으면 제주도에서나 할 수 있었던 한치 배낚시가 남해안 일대에서 이뤄지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동해에서 잘 낚이는 화살오징어(위)와 창오징어 비교. 작을 땐 거의 구분하기가 어려우며 성체가 되면 지느러미 모양이 달라진다. 화살오징어의 몸통이 훨씬 더 길어져서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