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신동현의 낙동강 순례

서낙동강의 숨은 월척밭
김해 대동수로

신동현 객원기자, 강원산업, 파라다이스좌대, 한조크리에이티브 필드스탭

지난 2월 28일 경남 김해시 대동면 수안리에 있는 대동수로를 찾았다. 대동수로는 부산 낚시인에게 잘 알려진 낚시터는 아니다. 이곳을 추천한 울산 낚시인 박명수 씨는 매년 2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조황이 좋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낚시터에 대해 설명했다.
“서낙동강의 수로낚시터로서 연안의 딸기밭 포인트가 유명했는데 그 딸기밭이 사라지면서 그냥 대동수로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낚시터 구간은 1km 정도 되고 뗏장수초와 연이 발달해 있습니다. 포인트는 상류와 하류 두 구간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각각 열 명 이상씩 낚시할 수 있습니다. 두 구간 모두 진입로는 다소 불편한 편입니다. 씨알 면에서는 하류 포인트가 더 나은데 2년 전 초겨울에 5짜 붕어가 낚였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김해 대동수로 상류 포인트. 필자의 낚시 자리로 뗏장수초가 끝나는 곳에 찌를 세웠다.

바다 물때에 따라 수위 변동
취재당일 새벽에 울산에서 출발해 날이 밝아올 때쯤 도착했다. 전날 미리 들어와 낚시하고 있는 김경운 씨와 인사를 나누고 포인트를 둘러봤다. 김경운 씨는 전날 강한 바람이 불고 비까지 내리는 상황이었는데 준척과 월척 붕어를 8수 낚았다고 한다. 필자는 날씨가 좋아지면 조황도 분명 더 나아질 것이라는 판단하고 아곳을 찾은 것이다. 상류 포인트 연안으로 뗏장수초 포인트가 눈에 들어왔는데 연안의 비닐하우스 상류 쪽에 자리를 잡았다.
기대한 것처럼 바람도 약해지고 햇볕도 구름 사이에 비치기도 해서 기대감을 갖고 낚싯대를 폈다. 뗏장수초 언저리에 집중적으로 찌를 세웠다. 정면 2.4칸 대부터 좌우측에 4.6칸 대까지 10대를 폈다. 수심은 1m 정도 나왔다.
지렁이와 글루텐떡밥을 사용해 낚시하는데 수위 변동이 심했다. 수위가 내려가면 하류 쪽으로 찌가 떠내려가고 조금 있다가 다시 물이 차면 상류 쪽으로 찌가 올라가는 현상이 반복되었다. 수위 변동 폭도 20cm 이상이어서 낚시다운 낚시가 어려운 상황. 오전 조황으로는 블루길 2수가 전부였다.
낚시를 포기하고 낮잠을 잔 뒤 다시 오후 2시부터 낚시를 시작하려는데 주위의 낚시인도 일부는 철수하고 보이지 않았다. 수위변동이 잦은 이유가 물때 영향이라고 보고 물때표를 살펴보니 7물이었다. 사리 물때에 가까워 수위가 오르락내리락한 것이다. 낙동강 하류에서 낚시 할 때는 되도록 사리 물때는 피하고 조금 물때에 출조하는 것이 조황에 유리하다.
오후 4시가 넘어 울산에서 전재목 씨와 곽병언 씨가 현장에 도착해 하류 포인트에 자리를 잡았다고 연락이 왔다. 초저녁 시간이 지나자 수로의 수위 변동 폭이 낮보다 크지 않아 은근히 기대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밤 9시30분경 우측 두 번째 3칸 대의 찌가 찌톱 끝까지 올라오더니 뗏장수초 속으로 가고 있었다. 챔질하는 순간 울컥하는 무게감이 전달됐다. 낚싯대를 좌측으로 틀면서 의자에서 일어나 세워 당겨냈다. 뜰채에 담아낸 붕어의 크기를 보니 4짜에 가까운 씨알. 글루텐떡밥을 물고 나온 녀석이다.

▲울산의 곽병언 씨가 대동수로 하류 포인트에서 지렁이 미끼로 낚은 월척 붕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김해 대동수로 하류 포인트에서 울산 낚시인 김경운 씨가 월척 붕어를 낚아내고 있다.

▲김해 대동수로

▲김해 대동수로 상류 포인트. 수로 입구에는 주말농장이 있고 수로 연안에는 뗏장수초가 군락을 이루어 발달해 있다. 수심 1m 정도로 6명 낚시 가능.

상류보다는 수심 깊은 하류 조황이 더 좋아
이후 밤 1시까지 낚시하며 함께 출조한 일행의 조황도 확인해봤지만 별다른 소식은 없었다. 다음 날 아침에 전재목 씨가 허리급 월척 1수를 낚았다고 가장 먼저 연락했다. 아침 월척 붕어 소식에 필자도 긴장하며 낚시에 집중했다. 가끔 블루길 성화도 있지만 준척 붕어 1수를 낚았고 얼마 안 있어 필자의 우측 하류 방향에서 낚시한 김경운 씨가 월척 붕어를 낚아내는 모습이 보였다. 필자가 않은 상류 포인트보다 하류 포인트의 조황이 더 나았다. 전재목, 곽병언 씨 자리에서 월척 붕어 소식이 많이 들려왔다.
오후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오전 10시까지 낚시하고 철수하기로 했다. 하류 포인트에서 낚시한 전재목, 곽병언 씨가 먼저 철수해 필자 쪽으로 왔다. 이번 취재에서 필자 일행이 거둔 조과는 월척 18수와 준척 8수. 대부분 지렁이에 낚였고 글루텐떡밥에 낚인 월척 붕어는 필자가 밤에 낚은 한 마리뿐이었다.
대동수로는 이번 조행에서 알 수 있듯 조금 물때에 출조해야 수위 변동 폭이 적어 유리하다. 좋은 날씨만 이어진다면 3월 중순부터 수초 가까이에서 산란 붕어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끼는 낮에 블루길과 배스 성화가 있어도 지렁이가 유리하고 밤에는 글루텐떡밥을 함께 써도 좋다. 밤낚시보다 낮낚시 위주로 낚시하는 것이 조과에 도움이 된다.

▲김해 대동수로의 밤

▲필자가 대동수로 상류 포인트에서 밤낚시 중 글루텐 미끼로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울산 낚시인 전재목 씨가 대동수로 하류 포인트에서 낚은 월척 붕어 중 씨알 굵은 녀석들만 골라 보여주고 있다.

▲울산 낚시인이 김경운 씨가 갓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지렁이에 낚였다.

▲상류 포인트 진입로. 길 건너편 공터에 주차한 후 낚시짐을 옮겨야 한다.

▲필자가 밤낚시 중 낚은 허리급 붕어. 계측을 해보니 38.5cm였다.

▲취재팀이 2박3일 동안 낚은 월척과 준척들.

<Fishing Guide>

2월 중순~3월 초
낙동강계 수로 조황

2월 중순부터 경남지역은 따뜻한 날이 자주 이어지면서 낙동강 하류 쪽인 부산, 김해, 양산 지역에서 조황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다. 서낙동강 지류인 부산 평강천은 지렁이에 월척 붕어가 여러 마리 낚았다는 소식이 들렸고 부산 삼락수로도 조황이 이어지면서 낚시인이 몰리기 시작했다. 9번 주차장이 있는 하류 구간은 산란 붕어가 낚이기 시작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부산 조만강은 씨알에서 더 나은 상황이다. 구 범방배수장 앞에서 씨알 굵은 붕어가 낚이고 있으며 유입천인 봉곡천에선 3월 초부터 4짜급 붕어기 비치기 시작했다. 이밖에 양산 신곡천도 붕어가 낚이기 시작했다.
경북지역은 구미보의 독동수로가 산란 호황 초읽기에 들어갔다. 많은 낚시인이 몰려 자리가 없을 정도인데 그렇다고 조황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산란 시기에 맞춰 낚시 자리만 잡아놓은 것으로 정작 낚시인은 없다고 한다.

내비주소
상류 포인트(대동면 수안리 8-1)
하류 포인트(대동면 수안리 2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