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 판문소류
아담한 산속 소류지
붕어 체고 높고 때깔은 더 좋고
신동현 객원기자, 강원산업, 파라다이스좌대, 한조크리에이티브 필드스탭
지난 2월 21일 경남 진주시 판문동에 있는 판문소류지를 찾았다. 판문소류지는 지난해 지인에게 이야기를 듣고 한번 출조해보려 했던 곳이다. 진주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 있지만 산속에 숨어 있던 덕분인지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다. 매년 늦가을부터 초겨울 사이에 씨알 굵은 붕어가 낚인다고 한다.
출조 하루 전 울산의 백광현, 김경운 씨가 먼저 낚시를 가서 초저녁에 씨알 좋은 월척 붕어를 낚았다고 해서 취재를 겸해 다음날 현장을 찾게 되었다.
▲지난 2월 21일, 진주 판문소류지 취재에 함께한 필자 일행이 월척 붕어를 들고 기념 촬영했다. 왼쪽부터 필자, 울산의 백광현 씨와 김경운 씨.
▲상류 길 쪽에 자리를 잡은 필자 일행. 전날 강한 바람으로 낚시를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철수 당일 아침에는 바람이 약해서 낚시를 할 수 있었다.
외래어종 없는 토종터
판문소류지는 3천평 크기의 계곡형지로 외래어종이 없는 토종터지만 가물치 자원이 많아 토종터 치고는 붕어의 체고가 상당히 높은 것이 특징이다. 현장에 도착해 저수지를 살펴보니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인 저수지 모습이 아담해서 마음에 들었다.
소류지 주변에는 공터가 있어서 주차하는 데 문제는 없다. 포인트를 살펴보니 도로변 상류와 하류에 낚시할 자리가 많았는데 나머지는 수심이 깊고 발판도 좋지 않았다. 낚시할 만한 자리엔 낚시인이 앉아 있었다. 최상류 도로변에 김경운, 백광현 씨가 연밭 앞에 잡고 있었는데 수심은 1~2m였다.
하류를 살펴보니 무넘기 주변 연안에 뗏장수초 군락이 있고 뗏장수초 너머에는 바닥에 말풀이 자라고 있어 상류 다음으로 자리가 좋아 보였다. 도로 건너편은 밤나무 군락이 있는 산으로 둘러 싸여 있는데 길이 없어서 진입하기에 불편하다. 제방 근처에 차를 세우고 250m 정도 길이 없는 산을 타아 하는데, 짐이 많으면 무리가 따르겠지만 간단하게 장비를 갖춰 짬낚시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말풀 언저리와 말풀 사이를 노릴 생각으로 수초제거기에 말풀 제거용 톱을 달아서 채비가 내려가지 않는 곳에 구멍을 만들어 찌를 세웠다. 정면 말풀 수초 너머에 찌를 세웠는데 수심은 1~2m가 나왔다. 김경운 씨의 말에 따르면 입질은 주로 초저녁에 집중된다고 해서 저녁을 일찍 먹고 밤낚시 준비를 마쳤다.
▲경남 진주시 판문동에 있는 판문소류지. 제방에서 봤을 때 직사각형 형태의 3천평 전후의 아담한 소류지다. 상류 길과 산 주변 그리고 중류의 길과 하류에 포인트가 나온다
▲상류의 길 옆 포인트에서 낚시한 울산의 김경운 씨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판문소류지는 토종터지만 가물치 자원이 많아 붕어의 체고가 높다.
▲수초제거기를 이용해 제거한 말풀. 찌를 세우려면 말풀을 제거해야 했다.
바람 멈춘 새벽부터 시작된 입질
낮에 바람이 많이 불어 낚시를 방해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밤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초저녁에는 입질을 전혀 받지 못한 채 시간을 보냈다. 바람은 자정이 지나도 그치지 않았다. 바람이 약해지기 시작한 새벽 4시경부터 입질이 들어왔다. 입질은 연안 말풀 군락 사이에 수초 작업을 해서 찌를 세운 곳에서 들어왔다. 옥수수에 준척까지 낚였고 지렁이에는 낚이는 씨알이 잘았다. 여명이 밝아오는 아침에 말풀이 끝나는 언저리에 세운 3칸 대 찌가 점잖게 올라오는 것을 보고 챔질하니 34cm의 월척이 옥수수를 먹고 올라왔다. 힘이 대단했다. 붕어를 보니 체고가 높고 때깔이 고왔다. 밤새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필자의 아침 조과는 월척 1수 외 준척과 잔챙이 6수. 함께한 일행도 대부분 밤에 입질을 받지 못하다가 아침에 월척과 준척으로 손맛을 보았다. 오전 10시 넘어 철수 준비를 하려고 하니 상류 산 밑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아침에 들어온 낚시인인데 씨알 굵은 붕어를 걸었다가 뜰채가 없어 터트렸다고 한다. 4짜급이라고 하며 탄식하는 소리가 필자 자리까지 들렸다.
판문소류지의 산란 시즌은 3월 중순이 넘어야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상류 연밭이 유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였다. 미끼는 옥수수가 좋다. 지렁이는 낚이는 씨알이 잘고 가물치 성화가 따른다.
내비 주소 진주시 판문동 59-4(네이버지도 입력 판문소류지). 카카오맵에는 판남소류지로 소개되어 있다.
▲취재 당일 하류 무넘기 상류 쪽에 좌대를 설치하고 있는 필자. 연안에 뗏장수초와 말풀수초가 자라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취재 당일 사용한 지렁이와 옥수수. 전날 저녁에는 지렁이가 잘 먹혔지만 취재 당일에는 옥수수에 월척 붕어가 낚였다.
▲하류 무넘기 상류에 자리 잡은 필자. 연안 뗏장수초 너머로 찌를 세웠으며 수심은 1~2m가 나왔다.
▲상류에서 바라본 판문소류지. 철수 당일에는 바람도 잔잔해 아침낚시를 했으며 상류에는 연 줄기도 보인다.
3월 9일 현재 상황
3월 8일 필자의 추천으로 판문소류지를 찾은 김규동 씨를 포함한 일행 3명은 상류 민가 앞과 제방 쪽 무넘기 앞에 앉아 밤낚시를 시도해 42cm 1수를 비롯해 39, 34, 32cm 외 준척 몇 마리를 낚았다. 입질은 초저녁에 집중됐으며 갈겨니가 달려들어 연속으로 헛챔질이 발생하는 일도 생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