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 유동소류지

지렁이 10마리 꿰고 기다렸더니
44cm가 반기는구나

박상수 유튜브 길낚시유림TV·판야레저 필드스탭

정월대보름이 지난 2월 28일, 나는 붕어와어울림 김창섭 고문, 논산 도시탈출낚시 최식 대표와 출조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 시기에 붕어를 볼 수 있는 곳으로 논산 근교를 택하자니 새로운 곳에서 취재를 하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이 컸기 때문이다. 물론 조황이 좋은 곳을 택해 붕어 얼굴도 보고 좋은 그림을 담으면 더욱 좋지만 지면에 소개가 되지 않은 곳을 취재하는 게 독자에 대한 작은 보답이라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매월 중순이 지나면 언제나 새로운 장소를 물색하는 데 많은 고민과 나름의 정성을 쏟는다.
그렇게 논산 도시탈출낚시 매장에서 커피를 마시며 고민을 하던 중 김창섭 고문이 논산시 광석면에 있는 유동소류지 이야기를 꺼냈다. 취재팀은 ‘아차~ 왜 그곳을 생각하지 못했지’하며 곧바로 운전대를 잡고 출발했다. 최식 대표는 매장 영업시간이 끝나는 저녁에 합류하기로 했다가 다른 소류지 조황을 확인하느라 함께 낚시하지 못하고 나와 김창섭 고문 둘만 유동소류지에서 밤을 보냈다.

▲지난 2월 28일, 필자와 함께 논산 유동소류지로 출조한 붕어와어울림 김창섭 고문이 44cm 대물 붕어를 낚았다. 지렁이 10마리를 꿴 바늘을 물고 나왔다.

새로운 곳 소개하고 싶어 고심하고 찾은 곳
유동소류지는 논산시 광석면 항월리에 있는 1천평 규모의 작은 소류지다. 규모가 워낙 작아 저수지보다는 둑길을 쌓아 만든 ‘방죽’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정도다. 나와 김창섭 고문이 유동소류지를 다닌 지는 꽤 오래되었다. 유동소류지는 매년 2월 말경에서부터 굵은 붕어가 얼굴을 보여주기 시작하여 3월부터 4월 초순까지 마릿수와 씨알 면에서 정점을 이룬다. 외래어종이 없는 토종터로 새우와 참붕어 채집이 잘 된다. 붕어, 잉어, 향어, 가물치, 동자개, 동사리 등이 서식하고 있다. 향어는 낚여다 하면 1m에 육박하는 대형급이 출몰한다.
김 고문은 무넘기에 앉고 나는 좌안 상류에 좌대를 설치했다. 그간의 조과를 분석해보면 좌측 연안의 조황이 좋았다. 미끼는 지렁이가 빠르고 잔입질을 피해 굵은 붕어의 입질을 유도하고 싶다면 말지렁이 또한 좋은 미끼로 통한다. 말지렁이를 써도 잔입질의 성화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면 새우가 잘 듣는다. 참붕어 미끼도 사용할 수 있지만 가물치 입질에 곤욕을 치를 수 있다. 전체적으로 수초 분포가 적고 수심이 1.5~3m를 유지하고 있어서 옥내림낚시를 구사하기 적당하며 옥수수 또한 대물 붕어 주효 미끼로 통한다. 다만 봄이 끝나고 여름으로 갈수록 마름이 빼곡히 들어차니 참고하기 바란다.

▲유동소류지 제방에서 바라본 전경. 연안 버드나무 주변이 포인트다.

▲낚시하기 전에 주위 청소를 하는 김창섭 고문.

▲김창섭 고문이 무넘기에 자리를 잡고 캐스팅을 하고 있다.

규모 작아도 씨알은 매머드급
낮에는 감잎만한 씨알의 붕어가 입질을 해주었다. 유동소류지에서는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밤 9시까지 굵은 붕어의 입질이 들어오고 새벽 2시경부터 오전 10시까지도 입질을 볼 수 있다. 4짜급이 주로 낚이는 시간은 새벽 4시부터 오전 10시까지. 나는 저녁 8시30분경 3.4칸 대에 제법 큰 씨알의 붕어의 입질을 받았는데 파라솔을 설치하다가 늦게 입질을 발견하는 바람에 붕어를 끌어내다 발 앞에서 방생하고 말았다.
밤 10시경 김창섭 고문이 좌측 연안 버드나무에 세워둔 찌에서 입질을 받아 월척 소식을 전해왔다. 자정이 가까워오자 많은 양의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소리와 함께 입질은 끊겼고 그렇게 동이 트면서 마지막 기회가 김창섭 고문에게 찾아왔다. 이번에도 좌측 버드나무 주변에 세워둔 3.8칸 대에서 입질이 들어왔다. 예신도 없이 올리던 찌를 챔질하니 유동소류지의 묵은 대물 붕어가 얼굴을 보여준 것이다.
비를 뚫고 올라온 녀석은 44cm! 미끼는 지렁이였고 잡어의 성화에 견디기 위해 10마리 정도를 한 번에 꿰어 입질을 받아냈다. 본래 유동소류지는 무넘기와 상류 좌안 포인트에서 골고루 붕어가 낚이는데 이날만큼은 무넘기 포인트가 빛을 발했다.

문의 논산 도시탈출낚시 041-732-8104
내비 주소 광석면 항월리 291-3

▲유동소류지의 제방.

▲상류 좌안에 설치한 필자 좌대. 주로 8치 붕어가 올라왔다.

▲맨 위부터 유동소류지에서 낚은 44cm, 8치, 월척 붕어.

▲김창섭 고문이 낚시한 무넘기 주변 전경. 수심은 1.5~3m이며 버드나무 주변을 노려 44cm 붕어를 낚았다.

<Fishing Guide>

큰 바늘에 지렁이, 옥수수 듬뿍 꿰어야

지렁이를 쓸 경우 잡어 성화로 빠르게 소진될 수 있으므로 많이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옥수수를 사용할 때는 감성돔 6호 이상 바늘을 사용해 7알 이상 꿰어서 사용한다. 잡어와 잔 씨알의 성화만 없다면 적당한 바늘과 미끼를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무조건 큰 바늘에 미끼를 듬뿍 꿰는 것이 유리하다. 취재일 나와 김창섭 고문 또한 감성돔 6호 바늘에 지렁이를 10마리 이상 꿰어 사용했으며 옥수수도 7알 이상 꿰어 사용했다.

▲필자가 사용한 말지렁이 미끼. 김창섭 고문이 시골에서 직접 채집하여 가져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