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도의 3월 명당

이젠 더 이상 감성돔만의 독무대가 아니다

김진현 기자

▲ 거문도 소원도에서 돌돔원투낚시 도중 70cm 참돔을 낚은 돌돔파이터 조운용 회장. 미끼는 게고둥.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리의 삼부도는 대삼부도와 소삼부도 그리고 주변 부속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10여 년 전에는 거문도까지 가서 거문도 낚싯배를 타고 삼부도로 갔지만 지금은 거문도의 낚싯배가 드나드는 일은 거의 없고 여수 낚싯배들이 다이렉트로 들어간다. 삼부도의 매력이라면 연중 거문도와 비슷한 조황을 보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출조비용이 저렴하다는 것.
최근 겨울 조황도 삼부도가 더 낫다. 특히 참돔 조황이 거문도를 앞질러서 참돔과 벵에돔을 노리는 경우 비용과 조과를 합리적으로 따져 삼부도를 우선하고 거문도를 차선으로 택하는 낚시인이 많다.

3~4월엔 대물벵에돔도 확률 높아

나도 그런 추세에 동참했다. 1월 중순 온 바다의 조황이 갑작스럽게 끝나버렸을 때 문득 삼부도가 생각났다. 삼부도 전문 가이드인 여수 전국낚시 박진국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참돔 조황은 꾸준하다. 대물은 운이 좋아야 낚을 수 있지만 60~70cm 참돔이라면 문제없다”며 함께 나가자고 했다.
1월 30일 여수 국동에 있는 전국낚시에 들어서니 삼부도로 들어갈 낚시인이 여럿 모여 있었다. 박 사장이 뜻밖의 제안을 해왔다. “대물벵에돔을 한번 노려보자”는 것이었다. “요즘 삼부도 주변의 수온이 아주 좋다. 평균 14℃가 나온다. 삼부도의 대물벵에돔 피크는 3~4월인데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충분히 벵에돔이 낚일 것이다.”하고 말했다.
“혹시 참돔이 잘 낚이지 않는 건 아닙니까?”
“미터급 참돔이 낚이지는 않지만 60~70cm는 꾸준해요. 지금이면 수심이 깊은 대삼부도 남쪽이나 소삼부도와 주변 여에 내리면 낚을 수 있어요. 제가 낚지 않아도 함께 나가는 낚시인들이 참돔 전문가들이니 분명히 낚을 겁니다.”
그렇게 해서 일단 우리는 벵에돔을 치고 참돔 조과는 다른 낚시인들의 것을 촬영하기로 계획을 잡고는 대삼부도 남쪽 덜섬으로 진입했다. 어탐기에 찍힌 수온을 확인하니 13.9~14℃. 북동풍이 심하게 불었기 때문에 무구여를 약간 지나 홈통을 끼고 있는 덜섬 서남쪽 자리에 하선했다. 박 사장은 “이 자리는 수중여가 많고 수심은 11m에서 바깥으로 빠질수록 점점 깊어지죠. 포인트 바깥으로 본류가 흐르는데 이런 자리에서 겨울에 참돔과 벵에돔이 낚일 확률이 높습니다.”하고 말했다.
그런데 기상이 좋지 않다. 비가 내리고 바람도 점점 거세졌다. 최대한 갯바위 안쪽으로 붙어 바람을 피하며 낚시했지만 물속에서는 잡어가 극성을 부렸다. 학공치와 멸치의 양이 엄청났다. 조류마저 죽은 상황. 결국 노랑삼부도 골창으로 옮겼지만 역시 멸치 때문에 낚시를 포기하고야 말았다. 박 사장은 “조류가 흘러야 잡어도 없고 참돔이든 벵에돔이든 낚일 텐데 오늘은 조류가 실종됐다”고 아쉬워했다. 
철수 때 낚시인들을 만나보니 조류가 잘 흐른 검등여나 소삼부도 높은자리에서는 입질을 받았다 터뜨리거나 참돔을 낚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도 잡어에 시달렸는데 “계속 이런 상황이라면 깐새우나 게, 쏙 등 질긴 미끼를 반드시 준비해야겠다”고 말했다.
■출조문의  여수 전국낚시 011-608-6131

찌낚시보다 바닥 노린 원투낚시가 호조

거문도 소원도에서 돌돔원투낚시에 70cm 참돔
삼부도 검등여에서 원투낚시에 30~60cm 참돔 3마리

지난 1월 27일 기자는 거문도에서 돌돔파이터 조운용 회장과 돌돔낚시를 시도했다. 조운용씨는 “거문도 서도에 겨울 돌돔 포인트가 많다. 수심이 깊은 배치바위와 삼백냥 일대, 욧등, 제립여 등은 이미 유명한 겨울돌돔 포인트”라고 말했다. 미끼는 게고둥을 썼는데 “겨울에도 게고둥을 잘 먹고 오히려 참갯지렁이는 잡어 때문에 쓰기 곤란할 지경”이라고 했다.
하지만 거문도 전체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 1월 초까지 엄청나게 낚였다는 벵에돔과 감성돔은 전혀 낚이지 않았다. 돌돔도 낚이지 않았다. 대신 학공치와 멸치가 온 바다를 뒤덮고 있었다. 멸치 떼를 쫓아 대삼치마저 돌아다니고 있었다. 당시 수온은 14℃.
돌돔을 낚지 못한 이유는 혹돔과 용치놀래기가 설쳤기 때문이다. 조운용씨는 대신 소원도에서 게고둥 미끼로 70cm 참돔을 낚을 수 있었다. 바로 옆 대원도에 대린 찌낚시인들은 학공치와 멸치 때문에 낚시를 포기한 상황이었다.
한편 30일 소삼부도 검등여에 내린 김유곤(여수)씨도 원투낚시로 참돔을 낚았다. 그는 참갯지렁이 미끼로 60cm가 넘는 참돔 한 마리와 30~40cm 참돔을 두 마리 낚았다. 그날 찌낚시로 참돔을 낚은 사람은 없었다. 원투낚시에는 잡어가 붙지 않았다. “첫 입질에 무지막지 한 놈을 걸었다가 결국 터뜨렸는데 아까워 죽겠다. 나는 겨울에는 조류가 센 곳에 내려 참돔원투낚시를 하는데 찌낚시보다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조황문의 거문도 엘지호 061-665-1100

삼부도 겨울 참돔 포인트 6선

1 소삼부도 검등여 남쪽곶부리 

물때에 관계없이 낚시 가능한 곳. 썰물에 조류가 보찰여 방향으로 흐를 때 본류대에 80m 정도 흘리면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수심은 15~16m. 들물에는 소삼부도 똥여 방향으로 조류가 흐를 때 본류대에 태워 100m 이상 흘리면 입질 받는다. 수심은 14~17m. 채비를 멀리 던져야 본류에 제대로 태울 수 있다. 연중 참돔이 낚이고 3~4월에는 대물벵에돔도 잘 낚인다.

2 노랑삼부도 골창자리 

삼부도에서 대표적인 겨울 감성돔·참돔 포인트. 삼부도에서는 조류가 약한 곳이지만 물속에 잘 발달된 여밭 덕분에 대물이 잘 붙는 곳이다. 따라서 본류를 노리지 않고 채비를 멀리 날린 뒤에 갯바위 앞으로 끌어오며 바닥을 탐색하는 방법이 먹힌다. 또 골창으로 밀려오는 조류의 훈수지역을 노려야 한다. 수심 14~15m. 높은자리로 가면 2~3m 더 깊다.

3 노랑삼부도 높은자리 

조류가 항상 거문도 서도 쪽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물때에 관계없이 낚시할 수 있는 자리. 조류가 거문도 서도 방향으로 흐르면 멀리서 대물 참돔의 입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조류의 흐름이 약하면 낚시자리 우측으로 조류가 흐르면서 채비가 안쪽으로 밀려와서 조황이 떨어진다. 겨울에는 바닥층에서 입질을 받을 수 있는데 먼 곳을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 수심은 19~25m.

4 대삼부도 노루섬 높은자리

겨울에 대물 감성돔, 벵에돔, 참돔이 모두 낚이는 곳. 특히 참돔은 90cm가 넘는 것이 출현하고 벵에돔이나 감성돔도 50cm 이상이 낚이는 특급 포인트다. 조류 소통이 좋고 특히 들물에 강세를 보인다. 대삼부도 치끝으로 조류가 흐를 때 수심 15~17m의 바닥층을 노리면 참돔이 입질한다.

5 소삼부도 보찰여 

아주 깊은데다 물속에 솟아오른 수중여가 많다. 또 조류가 강해서 낚시하기에 아주 까다로운 포인트. 하지만 1급 대물 포인트로 정평이 난 곳이다. 날물 포인트로 1~5물에 진입하면 된다. 본류대를 노려 150m 정도 채비를 흘려 입질을 받는다. 낚시자리에서 30m 이상 벗어나면 수심 40m 이상 나오는 급수심대에 중간 중간에 높게 솟아오른 수중여가 있다. 본류를 노릴 때는 수심 19~25m.

6 소삼부도 골창자리 

포인트 앞으로 거센 본류대가 지나가는 전형적인 대물참돔 포인트. 골창에서 포인트로 밀려오는 조류가 거문도 동도 방향으로 흘러나갈 때 본류를 노리면 대물 참돔이 낚인다. 평균 수심은 15~17m. 조류의 세기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채비수심을 잘 조절하는 것이 요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