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세상 쉬운 바다루어 3

호래기 루어낚시
가늘고 감도 높은 장비로 예민한 입질을 캐치하라
박경식 프리라이터·솔트루어린 회원

겨울이면 바다 루어낚시인들이 기다리는 낚시대상이 있다. 바로 호래기다. 작지만 손맛이 앙칼진 이 녀석은 낚는 재미가 일품이고 맛도 좋아서 금방 남해안의 스타로 떠올랐고 지금까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예전에는 호래기를 낚을 마땅한 채비가 없어서 가로등 밑에 모인 호래기를 뜰채로 퍼낸 것이 시작이었다. 그러다가 부산의 한 낚시인이 볼락 바늘을 트레블훅처럼 여러 개 묶어서 크릴을 미끼로 낚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호래기채비의 시초가 되었다. 그 후 루어낚시가 성행하면서 낚시인들은 일본에서 한치낚시에 사용하는 소형 에기로 호래기를 낚기 시작했고 지금의 호래기 루어낚시로 발전했다. 
호래기 루어낚시는 다른 장르의 루어낚시와 비교해 낚시하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 농어, 볼락, 무늬오징어와 같은 낚시대상은 다양한 테크닉으로 입질을 유도하는 것이 테크닉이지만 호래기의 경우 떼로 몰려다니면서 폭발적인 입질을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일단 호래기가 있는 포인트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생태
호래기는 15cm가 넘으면 대물?
호래기낚시를 잘 하기 위해서는 호래기의 생태와 습성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호래기는 다른 두족류와 마찬가지로 1년생이며 크기가 작고 무리를 지어 다닌다. 멸치처럼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이 잡아먹히므로 그에 따라 개체수를 유지하기 위해서 시기를 가리지 않고 산란을 하는 편이다. 그래서 많은 낚시인들이 호래기의 산란 시기를 맞추려 애를 쓰지면 그 시기가 언제인지는 제대로 알 수 없다. 연안에서 낚시로 낚은 호래기가 알을 밴 시기도 매년 다른 것이 그 때문이다.
호래기는 낚이는 지역에 따라서 생김새도 다르다. 서해에서는 흔히 우리가 말하는 꼴뚜기가 낚이며 남해에서는 반원니꼴뚜기라는 학명을 가진 호래기가 낚인다. 그중에는 한치나 살오징어의 치어도 있는데 현장에서 호래기와 비교를 해보면 모양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낚시인 중에는 ‘작은 호래기를 뭣하러 낚느냐고’고 오해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호래기는 성체의 크기가 15cm 정도다. 몸통만 재면 10cm 크기도 산란에 참가한다. 그래서 작다고 해서 새끼가 아니고 다 큰 성체이므로 오해가 없어야겠다.

▲ 겨울철 바다루어낚시 인기 어종인 호래기. 크기는 작아도 낚는 재미와 먹는 재미가 일품인 두족류다.

로드와 릴 
가늘고 감도 높은 초리가 필수
호래기는 두족류 중에서도 가장 크기가 작은 대상어다. 그래서 입질(호래기의 발길질)을 감지하기 위해서는 고감도 낚싯대가 필요하다. 예전에는 초릿대가 낭창한 민물낚싯대를 개조해서 호래기낚싯대로 쓰기도 했다. 그만큼 호래기낚싯대는 초릿대의 감도가 중요하다.
시중에서는 쉽게 호래기 전용대를 구입해서 쓸 수 있다. 하지만 출시한 지 오래된 제품은 전용대라고 해도 초릿대가 부드럽지 않은 것이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아징, 볼락루어, 이카메탈 등에 사용하는, 초리가 아주 부드러운 낚싯대를 호래기용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감도가 높고 멀리 캐스팅하기를 원한다면 길이 7ft 내외의 볼락루어대를 쓰는 것이 좋고, 가까운 곳을 노리고 재빠르게 숏바이트를 감지하길 원한다면 아징 전용대를 추천한다.
볼락과 전갱이는 입질하는 형태가 다르다. 전갱이는 예민하고 빠른 입질을 하며 볼락은 단숨에 미끼를 삼키는 경우가 많다. 호래기 역시 활성도에 따라 볼락처럼 단숨에 미끼를 삼키는 경우도 있고 전갱이처럼 예민하고 빠른 입질을 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자주 출조하는 포인트에서 장타가 필요하다면 볼락루어대를 쓰고, 그렇지 않다면 아징대를 쓴다. 호래기 루어낚시 마니아들은 여러 곳에서 낚시를 하며 다양한 상황을 만나기 때문에 볼락, 아징로드 2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릴은 0.2~0.3호 합사나 에스테르라인을 감을 수 있는 1000~2000번 스피닝릴을 사용한다. 감도가 높아야 하는 만큼 가는 합사를 쓰기 때문에 작은 릴은 필수다. 호래기가 가볍기 때문에 가는 줄을 사용한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단 합사는 물에 떠서 라인의 움직임을 보고 입질을 감지할 수 있는 반면, 에스테르라인은 천천히 물에 잠기기 때문에 순전히 초리의 감각으로 입질을 감지해야 한다. 

에기
1.5~2인치 호래기 전용 사용
호래기 루어낚시에 사용하는 루어는 에기와 스테가 있다. 에기는 바깥으로 싱커가 나와 있는 형태를 말하며, 스테는 납이 내장되어 있거나 없는 형태를 말한다. 보통 두 가지를 섞어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래에는 납이 달린 에기를 사용해서 천천히 가라앉게 만들고 그 위에 가벼운 스테를 달아 준다. 그렇게 하면 아래 달린 에기가 싱커 역할을 해서 천천히 가라앉는다. 위에 달린 스테까지 잠기게 되면 상층부터 바닥까지 전층을 탐색하게 되는 것이다.
호래기의 활성에 따라 아래 달린 에기의 무게를 조절한다. 호래기의 활성이 아주 좋으면 가벼운 에기를 달아 상층에 오래 머물게 하고, 호래기의 활성이 좋은 편이라면 호래기가 채비를 쫓아와서 달려들 수 있도록 1초에 1m 정도 가라앉게 무게를 맞춰준다. 호래기의 활성이 나쁘다면 1초에 50cm 정도 가라앉게 만들고, 완전히 바닥에서만 입질을 한다면 싱커를 사용해 다운샷채비를 꾸려 바닥만 노려야 한다.
호래기 루어낚시에 사용하는 에기와 스테의 컬러와 형태는 아주 다양하며 지금도 신제품이 계속 출시되고 있다. 처음부터 너무 욕심을 내어 많이 구입하지 말고 서너 개만 구입해서 시작해도 된다. 다른 낚시에 비해 밑걸림이 적고 호래기의 입질로 인해 채비가 끊어질 염려가 없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이 구입하는 것은 손해다.
하지만 꼭 구입해야 할 루어도 있다. 호래기 루어 중 물속에서 자외선을 방출하는 제품을 더러 볼 수 있는데 이 제품들은 낮에 활용하기 좋기 때문에 한두 개 정도는 필수로 구비하는 것이 좋다. 수심이 깊은 곳에서는 낮에 물체를 파악하기 힘들다. 자외선이 방출되면 낮에도 호래기가 루어를 식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호래기들이 밤보다 낮에 많이 활동하는 시기가 있는데, 이때 큰 위력을 발휘한다.

▲ 호래기 루어낚시에 사용하는 다양한 타입의 에기와 스테. 납이 달린 형태가 에기이며 납이 없거나 내장된 것이 스테다.

▲ 아래에는 무거운 에기를 달고 상단에는 가벼운 스테를 달아 2단 채비를 꾸린다.

▲ 장비·채비도

▲ 원줄을 팽팽하게 유지한 후 원줄의 변화로 입질을 감지한다. 활성이 좋을 때는 초리에까지 입질이 전달된다. 

▲ 부산 기장군 한국유리방파제에서 호래기를 낚은 이승호(루낚 대표) 씨. 

▲ 큰(?) 씨알의 호래기. 호래기는 몸통 길이가 15cm만 넘어도 성체다.  

▲ 호래기용 스테. 좌측 두 개는 하드 타입이며 몸체가 슬림하고 우측은 말랑말랑하며 볼륨감이 좋은 타입니다.

필수 테크닉1
채비 착수 후 라인을 팽팽하게
호래기 루어낚시는 아주 쉽다. 원하는 채비를 꾸린 후 캐스팅→채비 착수→여윳줄 감기→채비 폴링→입질 파악 순으로 낚시를 하면 된다. 쉽게 말하면 채비를 던지고 줄을 살짝 감은 후 채비가 천천히 바닥으로 내려가기를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캐스팅 후 채비가 물에 떨어지는 순간 늘어난 여윳줄을 감아서 팽팽하게 만들어야 채비가 꼬이지 않고 채비가 착수하는 순간부터 입질 파악이 쉽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호래기의 활성도가 높을 때는 호래기가 금방 루어를 잡았다가 놓으므로 이 점에 주의해야 한다. 
입질을 파악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라인을 팽팽하게 유지한 후 라인의 움직임을 눈으로 확인하거나 초리로 직접 호래기가 에기를 당겨 가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호래기의 활성이 좋으면 초리를 당기는 시원한 입질을 느낄 수 있으며 호래기의 활성이 약하면 라인이 살짝 움직이거나 축 늘어지는 것으로 입질을 파악한다. 라인이 축 늘어지는 것은 호래기가 에기를 잡고 상층으로 부상하기 때문이다. 가끔 라인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 호래기가 에기를 붙잡고 일정한 수심층에 머물고 있는 상태이므로 살짝 액션을 주면 입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낚시를 하다보면 피딩타임이 지나고 입질이 뜸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이때는 호래기가 멀리 후퇴해 있거나 입질하는 수심층이 바닥으로 내려갔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에기를 최대한 멀리 던지는 것이 입질 받기 유리하며, 채비가 착수하면 에기를 중층 이하로 충분히 가라앉힌 후 호래기를 자극할 액션을 주어야 한다. 기본 액션은 초릿대를 아래로 탁탁 치는 트위칭과 낚싯대를 위로 탁탁 쳐올리는 호핑이 있다. 주의할 점은 액션을 너무 빨리 주면 안 되고, 호래기가 입질할 틈을 줄 수 있도록 되도록 천천히 하는 것이 좋다.

필수 테크닉2
시시각각 변하는 입질 수심층을 잡아라 
현장에서 호래기의 입질을 파악했다면 그 뒤로는 문제없이 낚시를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호래기는 조류의 세기나 시간에 따라 조금씩 수심층을 옮기는 습성이 있는데, 좀 더 좋은 조과를 거두려면 변하는 호래기의 입질층을 빨리 찾아야 한다.
우선 상층부터 바닥까지 채비를 천천히 내리면서 카운트를 한다. 그 후 입질이 오는 지점을 기억한다. 호래기가 바닥에서만 계속 입질을 한다면 싱커를 이용한 다운샷리그로 교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호래기낚시 마니아들은 낚시를 시작할 때 두 대의 로드를 준비한 후 한 대는 이단채비, 한 대는 다운샷채비로 낚시를 시작하며 호래기의 입질층에 맞는 채비로 공략한다.

▲ 호래기를 낚은 필자.

▲ 방파제 테트라포드 위에 올라 호래기를 노리는 낚시인들. 저마다 호래기를 모으기 위해 집어등을 켜 두었다.

호래기는 활성이 낮을 경우 에기가 착수하는 것을 바라만보고 있다가 바닥까지 완전히 내려간 후 에기가 바닥에 닿으면 그제야 에기를 안고 사라질 정도로 간사한 입질을 한다. 따라서 인내심을 가지고 바닥층의 호래기를 노리는 것이 필요하다.
호래기의 입질이 아주 약하고 양이 적다면 에기를 하나면 사용한다. 보통 1.5호 정도로 작은 에기 하나만 사용하며 노멀 타입보다는 섈로우 타입으로 천천히 가라앉는 것을 사용한다.
라인은 합사 기준 0.2~0.3호 정도로 가늘게 사용해서 가까운 곳을 먼저 노린다. 캐스팅을 하지 말고 거의 발 앞에 에기를 떨어트리다시피 넣은 후 호래기가 에기를 쫓는지 확인한다. 호래기의 활성이 낮을 때 먼 곳에서 입질을 받으면 입질을 전혀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눈으로 에기의 위치와 라인의 상태를 쉽게 감지할 수 있는 가까운 곳부터 노린다. 가까운 곳을 계속해서 노리면 호래기가 어느 순간 에기를 건드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집어등이 있다면 호래기가 입질하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호래기가 중상층에서 입질하지 않는다면 앞서 말했듯 에기가 바닥까지 완전히 가라앉기를 기다린다. 에기가 바닥에서 10초 정도 머물게 한 후 회수하고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그렇게 하면 특정 수심대에서 입질을 하는 호래기를 감지할 수 있다.

필수 테크닉3
활성 높을 때는 트위칭 액션 사용 
호래기의 활성이 강하거나 단순한 폴링에 반응이 없을 때는 다양한 액션을 시도한다. 에기를 바닥으로 충분히 폴링시킨 후 가볍게 낚싯대를 위아래로 튕겨주는 트위칭 액션이 기본. 처음에는 가볍게 한두 번 액션을 주고, 에기가 바닥으로 가라앉았다면 다시 충분히 떠오를 수 있도록 3~4회 반복해서 트위칭 액션을 준다. 호래기의 활성이 강할 때는 트위칭 액션에 곧바로 반응해서 입질을 할 확률이 높다.
반대로 호래기의 활성이 약할 때는 트위칭 액션 후 일정 시간을 그대로 기다려야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보통 10초 정도 길게 스테이 상태를 유지하면 호래기가 천천히 에기에게 접근해 입질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호래기가 입질 후 움직이지 않을 때는 입질을 감지하기 어려우므로 10초 후에는 로드를 살짝 들어서 에기에 호래기가 붙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호래기가 에기에 붙어 있지 않다면 다시 트위칭 동작을 하고 입질을 기다린다.
액션에 별 반응이 없다면 에기를 좀 더 작은 것으로 바꿔본다. 호래기는 하루에도 몇 번이고 활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에기도 상황에 맞춰 수시로 바꿔주는 것이 좋다. 크기를 줄여도 반응이 없으면 같은 사이즈라도 더 천천히 가라앉는 타입으로 교체한다. 노리는 구간은 가까운 곳부터 점점 더 먼 거리로 옮겨가고,  가라앉는 속도를 천천히 늦춰서 상층의 탐색 범위를 넓힌다. 그렇게 해도 입질이 없다면 먼 곳의 바닥을 노려본다.  

※FISHING GUIDE
호래기낚시 채비
루어 + 생미끼 하이브리드채비 인기

혼성이라는 의미를 가진 하이브리드(hybrid)는 흔히 자동차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단어다. 전기와 가솔린을 혼성으로 사용하는 자동차를 하이브리드 자동차라고 부르는데 호래기채비에도 하이브리드채비가 있다. 바로 루어와 생미끼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루에는 에기나 스테를 하나 사용하고 다른 하나는 호래기 바늘에 민물새우를 꿴 채비를 덧달아 사용하는 것이다.
처음 하이브리드채비가 등장했을 때는 ‘루어가 생미끼를 이기지 못한다’거나 ‘순수한 루어낚시를 저해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호래기낚시가 계속되면서 호래기는 특정 시기에 루어에 전혀 입질을 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하자, 거의 필수로 루어와 함께 민물새우를 사용하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루어는 왜 달아주는 것일까? 호래기의 활성도가 높을 때는 루어에 입질이 더 빠르기 때문이다. 호래기의 활성이 높을 때 민물새우만 미끼로 사용하면 입질은 빠르지만 민물새우가 금방 망가져서 계속 교체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미끼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그리고 호래기의 활성만 좋다면 화려한 루어에 입질이 더 빠르고 공략 범위도 넓기 때문에 두 개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채비를 사용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하이브리드채비를 쓸 때는 어떤 미끼에 입질을 하는지 잘 파악해야 한다. 민물새우에만 입질한다면 하이브리드채비를 그대로 쓰고 루어에만 입질한다면 두 개다 루어로 교체해 준다.

▲ 상단에는 스테, 하단에는 호래기 바늘을 연결한 하이브리드채비. 요즘 가장 많이 쓰는 채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