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 배낚시

어구가자미에
올해는 임연수어도 풍년
유영택 PD, 멋진인생 대표

해마다 겨울이면 찾게 되는 강원도 고성군 공현진항. 겨울 시즌을 맞은 공현진항은 어구가자미로 불리는 용가자미가 제철을 맞아 낚시인들로 북적인다.
1월 22일 새벽 2시. 약속 시간에 맞춰 성남시 판교에 있는 현대백화점 앞에 도착했다. 이번 출조는 터키가 국적인 여성 이렘 츠라이 씨와 함께 동행하게 되었다. 이렘 츠라이 씨는 의사소통에 조금의 불편함이 없을 만큼 한국말이 유창하다. 그녀는 학창시절부터 한국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고 직접 경험해보고 싶은 나라여서 5년 전 한국어학당을 찾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전문 방송인으로 MBC, JTBC, 아리랑TV, 이렘TV(유튜브채널)등에서 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터키는 물론 세계 곳곳에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날은 개인 유튜브채널인 ‘이렘TV’ 촬영 콘텐츠로 강원도 용가자미 낚시를 기획해 함께 동행취재하게 되었다. 출조에 앞서 “저 낚시 많이 해봤습니다. 고등어낚시, 주꾸미낚시, 갈치낚시, 참돔낚시, 송어낚시, 부시리 지깅 등이요. 사실 잘하지는 못하는데 물고기들이 저를 좋아하나 봐요. 사람들은 저보고 어복이 좋다고 해요. 저 어복녀에요 하하하~”하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10단 카드채비에 주렁주렁 매달리는 고기들
새벽 2시 판교를 출발한 촬영팀은 5시쯤 고성의 공현진낚시마트에 도착했다. 공현진낚시마트 사장님 부부는 사실상 고성권 선상낚시 장르를 개척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지금은 아들도 선장이 되어 함께 운영하고 있다.
미디어의 영향일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 시간에 불이 켜진 집은 공현진항에서 공현진낚시마트가 유일했다. 하지만 2021년 1월에 찾은 공현진항은 곳곳에 낚시점, 식당, 편의점이 들어섰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고성권 어구가자미 낚시는 평균 수심 60~100m권을 공략하기 때문에 전동릴이 필수다. 낚시 장비는 낚시점에서 일괄 대여할 수 있다.
일출이 시작되는 시점에 출항이 이뤄졌다. 포인트까지의 이동 시간은 약 15분. 선장님이 “어구가자미는 입이 작습니다. 때문에 강하게 챔질하면 안 됩니다. 미끼인 지렁이는 잘게 잘라 바늘이 보이지 않도록 꿰어주는 게 중요합니다”하고 알려주었다.
선장님이 얘기해준 낚시정보를 숙지한 이렘 츠라이 씨는 포인트에 도착한 후 큰 어려움 없이 낚시를 시작할 수 있었다. 채비가 내려가자마자 선장님의 다급한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뱃전에 울려 퍼졌다.
“현재 수심 92m입니다. 바닥권에서 20m 띄우세요. 어군 많습니다.”
선장님의 말처럼 바닥권에서 20m를 감아올리자 낚싯대 끝이 요동친다. 어구가자미 입질이라 하기에는 상당히 강렬한 입질이었고 묵직했다. 뱃전에 올라온 녀석은 뜻밖의 씨알 좋은 임연수어였다. 최근 몇 년간 동해에서 자취를 감췄던 임연수어가 10단 카드채비에 주렁주렁 매달려 올라왔다. 순간 이렘 츠라이 씨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우와~ 대단해요. 낚시 정말 재미있어요!”
그야말로 호조황이었다. 몇 번의 채비 올림만으로 쿨러가 채워졌다. 카드채비에 주렁주렁 매달린 임연수어들 사이에는 한동안 멸종위기까지 내몰렸던 명태도 등장했다.
잠시 입질이 뜸해지자 한 차례 포인트를 옮겼다. 옮겨간 포인트에서도 어구가자미들이 바닥권에서 입질을 해준다. 줄을 잘 태운 이렘 츠라이 씨의 10개의 바늘에도 10마리의 어구가자미를 한꺼번에 낚아 올라왔다.

▲ 공현진낚시마트의 돌핀호에 오른 낚시인들이 채비를 점검하고 있다.

▲ “올해는 임연수어가 풍년이랍니다.” 이렘TV 운영자 이렘 츠라이 씨가 카드 채비로 올린 임연수어를 보여주며 기뻐하고 있다.

▲ 줄줄이 올라오는 임연수어를 끌어내는 낚시인.

▲ 귀한 명태 치어도 올라왔다.

▲ 공현진항의 배낚시 전문점인 공현진낚시마트.

▲ 취재에 동행한 FTV 김상준 본부장도 임연수어 손맛을 진하게 봤다.

▲ 함께 출조한 낚시인이 마릿수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낚시 후 고기 손질까지 원스톱 해결
낚시를 마친 우리는 조과를 갖고 낚시점 옆에 마련된 식당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고기 손질을 해준다. 어구가자미는 특유의 향이 강하고 마릿수가 많기 때문에 그냥 집에 가져가면 손질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특히 여자들은 평소 잘 손질된 물고기들만 접하기 때문에 통째로 갖고 가면 무척 당황한다. 그래서 낚시인들은 현지에서 손질해가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손질을 맡긴 후에는 맛난 점심식사를 즐겼다. 고성권 가자미낚시는 여느 낚싯배들처럼 배에서 점심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철수 후 돌아오면 낚시점 옆 식당에서 식사를 제공한다. 점심식사 비용은 출조 비용에 포함돼 있다. 고기 손질을 맡겨놓고 편안히 앉아 식사를 즐길 수 있어 편리하다. 손질 중인 고기 중 뼈회(세코시)를 별도로 주문하면 곧바로 내어준다.
고성권 가자미낚시는 12월에 시작해 이듬해 3월까지 이어진다. 씨알과 마릿수 조과가 대단한 낚시이므로 초보자도 손쉽게 즐길 수 있다. 유튜브 이렘TV를 검색하면 이렘 츠라이 씨의 고성권 어구가자미 배낚시 영상을 볼 수 있다.  
취재협조  FTV, CA컴퍼니, 이렘TV, 공현진낚시마트(033-632-66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