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새 낚시터

가덕도 천성항 복합레저공원
해수부가 410억원 들여 만든 친낚시 공간

부산 가덕도 천성항이 11년간 진행된 복합레저공원조성사업을 마치고 지난 1월 개방됐다. 새로 만든 400m 길이의 방파제엔 안전펜스, 대피시설, 구호장비 등 안

전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5~6m 수심의 구간엔 낚시할 포인트가 즐비하다. 항구 주변에는 수상레저시설과 캠핑사이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 부산 가덕도 천성항에 건설한 복합레저공원. 해양수산부가 410억원 예산을 투입해 만든 낚시, 레저 공간으로 지난 1월 1일부터 개방해 많은 낚시인들이 찾고 있다.

▲ 많은 낚시인들이 방파제 외항에서 원투낚시를 즐기고 있다.

천성항은 가덕도 내에 있는 작은 어촌마을이었다. 2009년 부산 녹동과 가덕도를 잇는 가덕대교가 개통되기 전에는 진해에서 배를 타야 갈 수 있었다. 2010년 개통된 거가대교가 가덕도를 교통 거점으로 바꿔 놓았다. 천성항은 2008년 국가어항으로 승격되었고 그 후 부산시에서 시설을 관리하고 있다.
천성항은 2008년 해수부의 ‘어촌·어항발전기본계획’에 따라 복합레저공원조성사업에 들어갔다. 어촌·어항발전기본계획의 수립 목적은 점차 벌어지고 있는 도시와 어촌의 격차를 줄이는 데 있다. 어촌을 다양한 방면으로 발전시킨다는 것으로 어업과 수산물가공사업을 기반으로 하여 관광, 레저 등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는 게 주 사업 내용이다. 해수부는 410억원의 예산을 들여 2009년부에 착수했고 작년 12월 공사가 마무리됐다.

350m 길이의 뜬방파제, 다리 건너 진입
기자는 천성항방파제 개방을 전부터 기다려왔다. 오래 기다려온 만큼 새롭게 단장한 천성항이 어떤 모습일지 무척 궁금했다. 지난 1월 21일에 일본 브리덴 한국총판의 한기석 부장과 김완석 씨와 함께 천성항을 찾았다.
오후 3시에 천성항에 도착했다. 방파제 입구에는 많은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고 방파제에도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방파제의 형태였다. 방파제는 육지와 연결된 것이 아니라 다리로 연결이 되어 있었다. 거리상 육지와 가까울 뿐 엄연한 뜬방파제인 것이다.
50m 길이의 다리를 건너면 350m 길이의 방파제가 뻗어 있다. 뜬방파제는 항구에 붙어 있는 방파제보다 파도를 막아주는 효과가 더 크다. 천성항방파제를 뜬방파제로 만든 이유는 따로 있었다. 관광레저단지 조성이 그 목적이다. 방파제 내항엔 계류장과 같은 복합수상레저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다리를 건너 방파제로 들어서니 갈매기가 물고기를 낚아내는 조형물이 보였다. 조형물을 보고 있으니 이곳이 낚시인을 위한 공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반갑기만 했다. 방파제 전 구간엔 안전펜스가 설치되어 있었다.
방파제는 복층 구조였다. 내항 쪽 1층과 외항 쪽 2층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1층은 비나 큰 파도를 피할 수 있도록 대피소 형태를 띠고 있었는데 그 아래엔 큰 배가 접안할 수 있는 정박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외해를 바라보는 2층이 레저 공간이었다. 산책과 낚시를 즐길 수 있도록 평평하고 넓게 만들었으며 계단이나 벤치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방파제 일정 구간마다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어 낮낚시뿐만 아니라 밤에 이뤄지는 볼락루어, 아징, 호래기낚시 포인트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 등대가 있는 방파제 콧부리 구간.

▲ 방파제 초입 구간. 바로 아래에 유실된 테트라포드가 많아 좋은 포인트가 된다.

▲ 2층 구조의 방파제. 내항 아래쪽에는 비와 파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 방파제 초입에 있는 넓은 주차장.

평균 수심 5~6m, 원투낚시 인기
방파제에 있는 낚시인들은 대부분 원투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최근 몇 년 새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원투낚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문제는 원투낚시인들이 포인트를 넓게 차지하고 있어 그 사이에서 낚시를 하기 어렵다는 것. 낚시 특성상 서너 대의 낚싯대를 거치하면 그 주변에서는 다른 낚시를 할 수 없었다. 결국 우리는 해가 진 후 본격적으로 루어낚시를 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낚시를 밤으로 미루고 방파제 포인트를 좀 더 살펴보기로 했다. 내항보다는 외항의 낚시 여건이 더 좋았다. 방파제 초입의 얕은 구간과 방파제 외항의 꺾인 자리 주변이 포인트로서 좋아 보였다. 수심은 초입이 1~2m, 외항도 5~6m로 깊지 않으며 멀리 노려도 수심이 7~10m로 깊지 않았다.
천성항 일대는 예전부터 감성돔이 잘 낚이는 여밭 포인트로 잘 알려져 있다. 채비를 멀리 흘려도 수심이 10m 이하로 얕은 것이 특징이다. 겨울에 천성항을 찾으면 감성돔, 숭어, 망상어, 전갱이, 볼락, 호래기, 학꽁치, 쥐노래미, 붕장어 등의 다양한 어종이 낚인다.
취재당일엔 뜻밖의 어종도 볼 수 있었다. 낚시 중 방파제가 부서질 듯 짐승(코끼리?) 소리가 여러 차례 들려 찾아가 보았더니 방파제 중간 구간에 대형 지느러미 오징어가 낚여 있었다. 대형 오징어가 낸 소리였다.
우리는 해가 진 후 늦은 밤까지 낚시를 했지만 별다른 조과를 거둘 수 없었다. 주변의 원투낚시인들도 입질을 받지 못하긴 마찬가지였는데, 며칠간 갑자기 기온이 내려간 것이 원인인 듯했다.
조과는 다음에도 충분히 거둘 수 있다. 오는 3월 이후 봄에 다시 찾기로 했다. 그때는 가덕도의 명물인 도다리, 숭어, 붕장어도 낚을 수 있으며 운이 좋으면 대형 감성돔도 만날 수 있다.

낚시인 스스로 쓰레기 관리 철저히 해야 취재를 마치고 항구로 돌아다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모습을 보았다. 어느 낚시인이 주차장을 두세 개씩 점령하고 취사를 하고 있었고 방파제 한쪽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개장한 지 한 달도 안 된 낚시터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방파제로 산책을 나온 사람들은 이러한 낚시인의 행태를 비꼬며 하는 말이 들려왔다.
“이런 곳은 유료로 운영해야 해. 쓰레기봉투 구매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최근 방파제는 낚시가 금지되거나 출입을 막은 곳이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낚시인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나 추락사고로 인한 안전 문제 때문에 생겨난 일이다. 천성항과 같은 친 낚시공간이 생기는 것은 낚시인으로서 반갑고 좋은 일이다. 오랜만에 좋은 낚시터가 낚시인 품으로 돌아왔고 많은 낚시인들이 혜택을 누리게 됐다. 낚시인이 낚시쓰레기 문제 등으로 인해 스스로 그 혜택을 져버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내비 주소 강서구 천성동 832(부산)
취재협조 브리덴 한국총판 한진무역 www.hjcm.kr

▲ 한 낚시인이 대형 지느러미오징어를 낚았다.

▲ 천성항방파제의 내항 전경. 대형 선박을 접안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추고 있다.

▲ 멀리 보이는 거가대교 뒤로 해가 지고 있다. 멀리 보이는 섬이 거제도다.

▲ 천성항낚시공원을 알리는 조형물.

▲ 밤에 집어등을 켜고 볼락을 노리는 취재팀.

▲ 밤이 되자 불을 밝힌 천성항방파제 등대. 맞은편은 가거대교 가덕도 휴게소다.

▲ 학꽁치(좌)와 볼락을 낚은 취재팀(좌 김완석, 우 한기석). 취재 당일에는 이상하리만치 조과가 나빴지만 봄이 되면 곧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다.